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경주시는 물론 대구·경북과 서울 수도권 등 전국적으로 신규 아파트 분양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그래서 부동산 재테크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사람들은 거의 대부분 어느 아파트단지에 청약통장을 사용할지를 두고 한창 고민 중일 것이다. 어찌 보면 행복한 고민일수도 있지만 입주가 시작되는 2년 뒤를 생각하면 아찔한 선택이 될 수도 있는 상황이다. 경주에서 불고 있는 지금의 아파트 분양열기가 경주시 내부의 수요에 의한 것이라면 반길 일이지만, 건설사들이 전국적인 분위기를 타서 경주 같은 중소도시에서 똑같이 공급과잉 현상을 일으키는 것이 아닌지 솔직히 약간은 걱정된다. 작년과 올해 경주시에서 분양 승인이 된 아파트·빌라는 거의 7~8000 세대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된다. 경주시는 신규신청 역시 내년에도 계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건설사들의 이러한 밀어내기식 분양은 자칫 입주시기에 실입주자를 찾지 못하면 할인분양이라는 큰 후유증을 야기하게 된다. 이는 지난 2008년에 우리가 직접 겪어본 일이다. 당시 현진과 코아루는 분양가 할인정책으로 기존 분양자들과 심한 갈등을 겪지 않았는가. 요즘 일선에서 중개업을 하는 공인중개사들은 상당수가 이러한 아파트 공급과잉을 걱정하고 있다. 왜냐하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경주시민들에게 돌아가기 때문이다. 따라서 실제 입주를 원하는 소비자들의 경우 청약을 하고 당첨되면 입주하는 것은 괜찮은 전략일 수 있겠다. 우리 지역의 많은 아파트들이 현재 준공된 지 20년 가까이 되거나 넘은 단지들이 많기 때문에 새 집에서 살고 싶어하는 욕구를 만족시킬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단순히 프리미엄을 붙여서 차익을 보겠다는 생각은 위험할 수도 있기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왜냐하면 지금은 실수요자도 다수 있겠지만 차익을 노리고 분양권을 갖고 있는 가수요층도 상당하다는 사실을 알아야 할 것이다. 2008년에 포항에서는 손님 한분이 모아파트 분양권을 다섯 개나 갖고 있었다. 실입주보다는 양도차익을 노리고 있었는데 막상 분양사에서 할인분양을 하게 되자 프리미엄이 오히려 마이너스가 되는 바람에 이 손님은 아주 많은 손실을 보게 되어서 낭패를 당했다. 지금의 아파트 분양시장 분위기를 많은 전문가들은 지난 2008과 비교하곤 한다. 그당시 미입주사태를 똑똑히 보았기 때문이다. 인구가 100만 이상이 되어서 기본 수요가 따라주는 도시는 그래도 덜하겠지만 우리 경주처럼 인구가 많지 않은 중소도시는 미입주에 따른 피해가 상당할 수 있다. 따라서 앞으로 계속되는 아파트 신규분양에 대해 우리 독자님들은 많이 생각하시고 신중한 선택을 하길 바란다. 이준희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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