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유농업(Care Farming)은 신체적·정신적·사회적 건강회복을 위해 농사일과 농촌 경관을 활용하는 모든 농업활동을 일컫는다. 사회·치료적 원예, 동물매개 개입, 녹색운동, 생태치료, 야생치료와 함께 녹색치유(Green care)에 포함되는 개념으로 선진국에서는 치유농업, 사회적 농업, 녹색치유농업, 건강을 위한 농업 등 다양한 용어로 표현되고 있다. 2000년대 들어 유럽에서 이슈로 떠오른 치유농업은 국가마다 용어와 집중하는 분야, 추진 주체가 다양한 모습으로 전개되고 있으며 우리나라 각 지자체도 점차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다. 치유농업이 각 지자체가 갖고 있는 농업과 자연환경 등의 장점을 극대화 할 수 있는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면서 강원도와 경북 일부지역에서는 지자체 차원의 적극적인 개입과 사회적 기업 등이 운영되고 있다. 이에 따라 경주신문·성주신문·영주시민신문은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발전기금으로 ‘농업의 가치, 치유농업에서 찾는다’ 주제로 치유농업의 국내 여건과 농업선진국인 외국 사례를 취재해 우리나라 치유농업의 미래를 제시한다. #벨기에의 치유농업은? 벨기에 치유농업은 사회복지와 결합한 성격으로 공공성격에 민간경영기법을 도입한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요양기관 등 시설에 입소한 환자들에 대한 부담보다는 치유농장이 저렴해 사회적 복지비용 절감의 효과가 있다고 보기 때문에 치유농업에 전략적으로 접근하고 있다. 벨기에 정부는 현재 치유농장에 지원하고 있는 형태를 벗어나 앞으로 대상자에게 직접 지원하고 대상자가 치유농장에 지불하는 방식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벨기에는 2003년 처음 치유농업을 도입했을 때 46개소에 불과했으나 불과 11년 만인 2014년 807개로 급증했다. 이 같은 배경은 정부가 치유농장에 보조금을 지원하기 시작하면서부터이며, 특히 그린케어협회가 발족하면서 뚜렷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문제를 갖고 있는 사람들을 치유하기 위한 녹색환경에서 일어나는 활동을 그린케어(Green Care)라고 하는데 벨기에는 사회복지를 접목한 지원센터인 그린케어협회를 통해 지원하는 시스템을 갖고 있다. 벨기에 그린케어 치유농장은 원예, 축산, 낙농, 과수, 묘목 등 각 분야별 농장들이 참여하고 있다. 그린케어의 대상을 보면 학생(12~18세)이 가장 많으며 서포터센터, 농장, 학교와 가장 유기적인 관계를 맺고 있으며 유럽에서는 최고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사회복지기관의 개입은 치유대상이 농장과의 직접적인 연결이 어렵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농장주도 치유분야에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이다. 시회복지기관이 치유를 할 수 있는 전문가들을 제공해 줌으로써 효과를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린케어 서포터센터 관계자 윌리엄 럼버트(49·인물사진) 씨는 “농장도 환자를 치유하는 곳이며, 사회복지기관도 이와 마찬가지다. 서로 도움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농장이나 기관이 같이 계획을 세우고 업무를 해야 효과적이다”고 설명했다. 또 “농장과 기관이 서로 합법적 규정을 정해 놓고 있는데 이는 환자에 대한 서비스질 관리를 위해서다. 농장이 갖고 있는 장점과 기관의 장점을 접목해 질을 향상시키고 문제가 발생하면 해결을 원활하게 하기 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네덜란드는 그룹별 치유를 하는 형태인데 반해, 벨기에는 1대1일 치유를 더 중시하는 시스템이다. 이는 관리 소홀을 우려해서다. 윌리엄 럼버트 씨는 “벨기에는 농장에 1명씩 보내는 1대1 치유를 고수하고 있는데 2명일 때는 부부가 케어를 같이 해야 한다”면서 “이는 언제 발생할지 모르는 환자들의 돌발행동에 효과적으로 대처하기 위해서다”고 말했다. 또 “인원이나 수준 등 농가마다 상황이나 원하는 것이 달라 이를 충족시키기 위해 다양한 지원체계를 갖고 가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또 농가들이 시설을 보충하고 재투자를 위한 소득까지 올려야 하는 과제를 풀어나가고, 농가가 더 전문적인 지식을 갖추게 하기 위해 연구하고 있다”면서 “농장주 간에 의견교환 등 새로운 파트너십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벨기에 정부는 치유환자들을 받고 있는 농가에 환자 1인당 풀 데이(6시간 기준)는 40유로, 하프 데이(2시간 기준)는 20유로를 직접 지원하고 있으며, 점차 환자들에게 직접 지원하는 방식으로 바꾸고 있다. 이외 농가가 치유환자들을 위한 시설을 설치할 때 전체 예산의 28%를 시설개선비 명목으로 지원하고 있다. #벨기에 그린케어 서포터센터(SCGC)의 역할? 벨기에 그린케어 서포터센터(SCGC : Support Centre for Green Care)는 농민단체들이 만든 조합형태의 기관이다. 네덜란드는 농민개개인이 참여해 농민단체가 참여하는 네덜란드와는 달리 벨기에의 가장 큰 조합에서 주도적으로 그린케어를 시작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센터는 농민과 복지기관의 가교역할을 하며 치유환자와 농민 간 수요공급 연결, 교육 및 정보제공, 치유지식연구 등을 주 업무로 하고 있다. 센터는 농민협회 1/4, 사회복지부 1/4, 주정부 지원 1/2의 부담으로 운영되며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중립적 위치에서 활동하고 있다. #벨기에 판 롬파이 치유농장은? 벨기에 안트베르푼 주 웨스트말리 지역에 판 롬팜파이(Van Rompaey) 농장은 25년가량 목축업을 해 온 스타니(Stany), 힐더(Hide) 부부가 운영하고 있으며 치유농장은 5년 전부터 시작했다. 이 치유농장에는 부부의 보살핌 속에 학교부적응 학생과 정신질환, 소외학생(소위 왕따학생) 등이 매주(7일) 3.5일 가량 숙식을 하면서 정신적 문제를 치유하고 있다. 5명의 환자들이 1주일 단위로 각각 시간대별로 구분해 머물면서 치유하고 있다. 농장규모는 20ha정도이며 젖소 50두와 말, 토끼 등을 키우고 있다. [인터뷰] 농장주 힐더(Hide) 씨-“사회복지 기관과 협조 가장 중요” -치유농장을 하게 된 계기는? 나도 한때 어려운 시기를 겪으면서 농장에서 치유를 하는 혜택을 입었다. 이러한 혜택을 나 하나 만에 그치지 않고 다른 이들에게도 나눠주고 싶었다. -치유농장 운영은? 치유를 위해 환자들이 행복해 하는 프로그램을 만들고 이를 잘 운영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환자들이 갖는 느낌이 중요한데 ‘고맙다’는 말을 많이 해준다. 농장에는 위험성이 있는 큰 동물보다는 환자들이 잘 소화할 수 있는 양, 토끼 등 작은 동물들을 많이 키우고 있는데 이는 치유에 도움이 된다. 큰 동물을 생업과 관계가 있고 자금도 많이 들어 사들이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지원센터 관계자나 자원봉사자들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 -치유농장 운영 조건은? 치유농장 경영조건은 특별한 것이 없지만 사회복지기관과 상호 협조를 얼마나 잘하느냐를 중요시하고 있다. -환자들의 치유 사례는? 학교에서 왕따를 당하던 17세 학생이 농장에서 생활하고 나서 새 학기부터 성격도 밝아지고 학업의욕도 좋아졌다는 교사의 이야기도 들었다. 간혹 어떤 학생들은 한번 농장을 보고 오지 않는 사례도 있다. -환자 치유과정에서 어려웠던 점은? 사람들마다 상태가 다르고 여건이나 입장이 다르기 때문에 쉽지는 않은 상황이다. 폭행적이고 사고를 자주 치는 사람은 처음부터 대상에 포함시키지 않기 때문에 지금까지 큰 문제는 없었다. ------------------------------------------------------------------------ 성주신문=최성고 발행인 경주신문=이성주 편집국장 영주시민신문=오공환 편집국장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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