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낙원의 대명사이기도 한 에덴동산은 어디를 가나 맛있는 나무열매가 풍족하고 따뜻했으며 거기있는 수많은 동물들이 모두 친구로 지내며 아담과 이브 한쌍의 인간들은 즐겁게 살았다. 호사다마였을까? 사악한 뱀이 이브를 유혹해 먹어서는 안되는 선악과를 따먹게 되고, 이에 대한 벌을 받아 그 천국같은 에덴동산에서 쫓겨나, 춥고 배고픈 곳에서 평생 허리가 휘도록 땅을 파며 일을 해야만 먹고 살 수 있게 되었다. 성경의 시작 부분인 창세기 내용이다. 천주교나 개신교를 믿지 않는 사람이라도 누구나 한번쯤은 들어봄직한 익숙한 내용이다. 성경에 대한 인문학적인 접근을 해보면, 창세기의 천지창조 부분은 7000년전의 유대인들의 상황이라고 한다. 7000년전이라면 기원전 5천년이니 문자가 있기전 시대, 즉 문명 발생전의 시기이기도 하다. 그런데 그때는 지구상에 뭔가 굉장한 변화가 생겼을 시기이다. 지구는 40억년 전 생긴 이래로 정기적으로 기온이 올랐다가 내렸다가를 간빙기와 빙하기라는 이름으로 반복했다. 간빙기 시절은 기온이 높고 식물들은 빨리 자랐으며 이를 먹고 사는 동물들 역시도 많이 번성했지만 온도가 내려가는 빙하기에는 반대였다. (현재 지구에서도 열대지방과 극지방의 동식물의 종 수는 압도적으로 차이가 난다.) 구석기 시대와 신석기 시대라고 불려지는 원시 시대에 우리의 조상들은 무엇을 먹고 어떻게 생활했을까? 수렵 채집 생활은 사실 간빙기이기에 가능했던 생존방식이었다. 따뜻하고 식물이 잘자라며 동물들의 종류와 개체수가 많으니 먹을거리도 풍족했던 시절, 그런데 간빙기가 끝나고 추운 빙하기가 도래하면서 고난의 시절도 같이 왔다. 만년전 간빙기가 끝나고 빙하기가 왔다고 한다. 이제 전 지구를 돌아다니며 이동하며 살아왔던 인류도 그 생활패턴을 생존을 위해 바꿀 수밖에 없었는데, 그렇게 선택한 것이 바로 농경이었다. 앨빈 토플러의 고전 ‘제3의 물결’에서는 농경을 첫 물결로 지목한다. 농사를 지으면서 인간들이 정착하고 노동력 확보를 위해 인구가 늘어났고, 그렇게 잉여 생산물을 가지게 되었고 집단 생활 속에서 갖가지 규칙이 생겨나고 언어와 문자가 발달하고 다양한 생필품들이 만들어져, 비로소 문명에 도달했다고 한다. 문명이라는 단어 자체가 culture(농사짓다) 라는 뜻이니 그 연관성도 쉽게 알 수 있다. 그런데 농경이 모든 것을 다 해결해 주지는 못했다. 오히려 원시 시대의 완벽한 평등 사회가 문명의 계급 사회로 바뀌게 되어 노예제도와 같은 고난속에서 살아가는 불평등의 시대가 만들어졌으며 수렵생활의 그 다양한 먹을거리와 이별하고 탄수화물 위주의 식습관과 단체 생활은 면역력 결핍으로 이어져 온갖 질병에 시달리게 되었다. 오히려 농경생활의 삶의 질은 원시시대보다 더 떨어졌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게 되었다. 20세기까지 수렵 채집 생활을 계속해온 아메리칸 인디언들은 농사짓는 법을 잘 알고 있었지만 스스로 채택하지 않은 것은 그네들이 너무 현명해서였을까? 7000년 전 유대인들, 천국같은 에덴동산이 바로 수렵 채집 생활이고, 그곳에서 쫓겨나 평생을 일하면서 살아가는 아담과 이브의 모습이 바로 농경 생활의 시작이라고 생각하면 그네들 역시 농경생활의 시작을 그리 달갑게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비유적 표현으로 해석이 가능해진다. 현대 사회속 직장에서, 가정에서, 학교에서, 열심히, 진짜로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 우리 현대인들, 차라리 들판에서 절대적인 자유와 평등을 누리며 자유롭게 사냥하고 야생열매를 따먹는 예전 원시 사회가 더 우리가 행복했던 시절은 아니었을까 잠시 생각해본다. 김민섭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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