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덟 번째 경주세계문화엑스포 ‘실크로드경주2015’가 지난달 17일 그 대장정을 마쳤다. 개막 초기 북한 도발, 태풍 등의 날씨로 인한 악재가 연이어졌으나 엑스포 측은 9월 들면서 교육청 협조를 통한 수학여행단 유치, 도 단위 기관단체 관람객 유치 등 단체 관람객 유치 노력과 SNS 서포터즈 등을 통한 입소문 홍보, 입장료 할인, 공연체험 프로그램 비용 낮추기 등의 정책 등으로 관람객을 끌어 들였다. 실크로드경주2015의 성과들과 개선책, 과제 등을 자료와 인터뷰를 통해 정리해 보았다. -행사방문 목적으로 하는 순수 목적객이 다수 차지한 것으로 밝혀져 폐막 후 경주세계문화엑스포측은 실크로드경주2015에 대한 평가분석을 가진 결과, 관람 만족도(행사 전반)는 7점 만점에 5.28점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번 평가 분석 보고서는 경주문화엑스포조직위원회가 실크로드경주2015 행사에 대한 전반적인 평가를 위해 대구대 관광축제연구소에 의뢰해 개막부터 폐막에 이르기까지 전 기간에 걸쳐 분석한 결과다. 관람객들은 행사방문을 목적으로 하는 순수 목적객이 84.8%로 절대다수를 차지했으며 2011년의 79.6% 대비 5.2%가 증가하는 등 점차 관람목적형 행사로 발전하고 있다고 했다. 또 2011년 대비 대구, 강원, 전라권 관람객의 비중은 다소 늘은 반면, 경북지역 관람객은 31.2%에서 28.5%로 2.7% 감소했다. 대구지역은 21.8%에서 25.8%로 4%로 늘었다고 분석했다. -융복합 체험형 문화공간으로 전통과 첨단기술의 조화 통해 새로운 문화지평 여는 계기 프로그램 중에서는 2015공연관광축제가 5.88점으로 가장 높은 만족도를 기록했다. 매년 열리는 이 축제는 우리나라 최고의 넌버벌 공연들이 한 자리에 모이는 축제로 올해는 실크로드 경주 2015와 연계해 지방 최초로 열려 눈길을 끌었다. 그 외에 ‘플라잉: 화랑원정대’ 5.46점, 솔거미술관 5.43점, 주제전시인 ‘비단길·황금길’ 5.32점, 석굴암HMD 트래블체험관 5.28점, 그랜드바자르 5.05점 등 대표 프로그램들의 만족도가 5점 이상으로 높은 수치를 나타냈다. 경제적 효과 분석에 따르면 이번 행사의 직간접 경제적 효과는 총 2796억으로 관람객 1인당 지출액을 적용한 직접효과는 약 675억으로 나타났다. 또 국민 경제 파급효과인 간접효과는 생산유발효과 1121억, 소득유발 267억, 취업 유발 1971명, 부가가치유발 592억, 수입유발 82억, 세수유발 19억 등으로 나타났다. 전문가 평가에서 한국문화관광연구원 류정아 박사는 “지방이 주도하는 문화예술공연 향유 기회를 제공하고 실크로드의 스토리를 공연 콘텐츠에 잘 담아냈다”고 평가했다. 전주대 최영기 교수는 “융복합 체험형 문화공간으로 전통과 첨단기술의 조화를 통해 새로운 문화지평을 여는 계기가 됐다”며 “전시와 볼거리는 많지만 참여형 프로그램의 보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대구경북연구원 송재일 박사는 “엑스포와 실크로드 명칭 혼용은 관람객들에게 혼란을 주었을 우려가 있다”고 평했다. 종합 평가 및 제언에서는 6~8월 메르스로 인해 위축된 사회 분위기 속에서도 관람객 120만명을 초과 달성함으로써 사회 분위기 전환에 기여하고 실크로도 역사문화와 새로운 실크로드에 대한 기대감 등 주제를 잘 반영한 다양한 프로그램과 새로운 한류 콘텐츠로서의 가능성을 확인한 점 등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한편 실크로드 경주 2015의 최종관람객은 145만8214명을 기록해 메르스 발생 이전 관람객 목표 수치인 120만명을 초과달성했다. -콘텐츠 수 줄여 양질의 콘텐츠 선택하고 퀄러티 보강하고 집중해야 엑스포 측이 밝힌 개선할 점으로는 주제에 부합하는 킬러콘텐츠의 지속 확충, 참여형·대동형 프로그램의 개발, 운영요원 교육과 처음 방문하는 사람들을 위한 안내해설 체계 구축 등 관람객의 동선에 부합하는 안내·스토리텔링 프로그램 도입 등 다양한 의견이 제시됐다. 익명을 요구하는 한 대학 교수는 “2~3일 작심을 하고 봐야 제대로 다 볼 수 있을 정도로 콘텐츠 수가 많다. 콘텐츠 수를 줄여 양질의 콘텐츠를 선택하고 퀄러티를 보강하고 집중해야 할 필요가 있다”면서 “수십가지 반찬으로 한 상 가득 차린 밥상을 마주하고 있으면 그 음식을 몰라서도 못먹고, 알아도 손이 닿지 않아 못먹는 경우가 있다. 이와 마찬가지다”고 했다. “그리고 주요 콘텐츠를 공개 입찰로 결정하는 것도 문제다. 엑스포 조직 내 파견 공무원이 대부분인 것도 전문성을 떨어트리는 원인이 된다. 특정 분야의 전문가가 심도있게 고민하고 후에 행정이 서포트 해야 한다고 본다. 전문성을 지닌 직원들이 전문성을 발휘하지 못하고 행정을 배워 공무원화 되는 것이 안타깝다” 또 “행사의 연속성이 떨어진다. 문화엑스포는 경제 수익을 우선 창출하는 것보다 한반도의 문화르네상스를 가져오고 신라의 훌륭한 문화를 전승발전시켜 신라 경주를 역사의 고향, 문화의 메카로 만들자는것이 이 행사의 대취지라고 알고 있다”며 그야말로 문화를 토론하고 상상하는 장이 돼야 한다고 했다. 굳이 경제적 논리를 내세운다면 무료관람을 줄여 나가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대구 경북지역 관람객 대부분, 지역 기관이나 단체 의존도 높아 그는 또 신라를 너무 미화해도 곤란하며 과대포장 하지 않도록 노력해야 진정한 글로벌 콘텐츠로 나아갈 수 있다고 강조하며 전문 큐레이터를 양성하고 문화 지식을 갖춘 안내자가 필요한데 이런 부분에 예산이 적게 편성되는 것을 우려했다. 또 바실라공연, 플라잉 공연, 솔거 미술관 이 세 가지는 올해 핵심 콘텐츠로 꼽혔다. 그러나 이 콘텐츠들은 엑스포가 자체 기획한 것이 없다고 지적했다. “석굴암 HMD 트래블체험관 등은 석굴암의 종교적 신앙적이고 지형적인 여건, 건축적 미학적인 해석이 있은 뒤에 기술이 구현돼야 한다. 원론적인 바탕이 반드시 근간이 돼야 한다”고 했다. 학생 단체의 관람 부족은 교육적 프로그램의 부재를 의미한다고 전하며 그런 의미에서 뮤지컬 ‘최치원’은 작은 출발이었지만 그 시도를 높이 평가했다. 그는 또 대구 경북지역 관람객이 대부분인 점과 지역의 기관이나 단체에의 의존도가 높은 것, 대회장 전체의 정비 부족 등도 지적했다. “제2의 문화엑스포로 도약하려면 자체 개발한 콘텐츠를 만들어 장기적으로 개발하고 양성해야 한다. 이와 더불어 시민들의 문화에 대한 자부심도 길러야 한다. 주민들은 행사 기간내 다소간 불편을 감수 할 수 있는 자세도 필요하다” 또 기획하고 연출하고 프로듀싱하는 이들은 제대로 된 작품을 만들고 수준을 높여야 하며 조금씩 그 콘텐츠를 지역민에게 돌려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경주 시민이 행사에 대한 자긍심 가지고 좀 더 내용 숙지할 수 있는 홍보 필요 경주시의회 박귀룡 시의원은 “우선 콘텐츠 개발이 시급하다는 점을 꼽고 싶다. 또 경주 시민이 이 행사에 대한 자긍심을 가지고 좀 더 내용을 숙지할 수 있는 홍보들이 필요하다. 이런 면에서 너무 소홀했다고 본다. 다음 행사를 대비해 미리 그러한 플랜을 수립해야 한다”고 했다. 이는 시민이 맨투맨으로 전국에 자신있게 이 행사를 홍보하고 초청할 수 있는 홍보맨이 되도록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는 것. 그리고 “전국적인 네트웍을 가지고 있는 조직의 지역 대표들을 명예홍보위원으로 위촉해 그 조직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유도하도록 해야한다”면서 이는 참여할 수 있는 계기와 모티브를 마련해 경주가 지닌 가치들, 행사 콘텐츠의 효과들을 알리자는 의미라고 전했다. 즉 내부적으로는 콘텐츠를 보강하고 외부적으로는 홍보시스템을 만들어 가는 작업이 시급하다고 요약했다. 또 “내 집, 내 가게 앞에 행사 포스터라도 걸 수 있는 자긍심 고취가 우선이다. 그 행사의 가치를 주민들에게 먼저 알리자는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 한계 있어 홍보 강화 필요 동국대 강석근 교수는 “지금까지의 엑스포에 비해 이번 실크로드경주2015는 비약적으로 발전된 성공한 행사였다고 본다. 특히 실크로드 각종 테마관·석굴암 HMD트래블·솔거미술관 등은 엑스포의 개최 취지를 잘 살린 행사였다고 본다. 그러나 많은 예산을 지원 받아 공연 중인 ‘바실라’는 중앙의 유명한 극장이 주도하지만 정작 경주의 예술계와 함께 활동하지 못한 점이 있었고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는 한계가 있었던 것 같다. 외국인 관람객에 대한 홍보의 강화가 필요하다”면서 “이런 점들이 보강된다면 경주세계문화 엑스포는 더욱 경쟁력 있는 문화엑스포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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