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위 밥통이라고도 부르는 위(stomach)장은 식도와 십이지장 사이에 J자 모양으로 위치한 소화기관으로 가장 팽창된 장기이기도 하다. 주된 역할은 우리가 먹은 음식물을 소장으로 내려 보내기 전 잠시 보관하며 이때 기계적인 소화작용과 펩신을 분비하여 단백질의 분해 작용, 그리고 위산을 통한 살균작용 등을 한다. 사실 위에서 음식물을 부수고 소장에서 그 음식물의 영양분을 흡수한다는 것은 상식적일 정도로 당연하지만, 위도 소장처럼 흡수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다. 위의 용적은 어느 정도일까? 사람에 따라 식습관에 따라 다르지만 대충 1리터 정도 된다. 소나 코끼리 같은 초식동물들은 하루 종일 계속해서 먹는 것도 가능하지만 사람은 30분 이상 음식물을 먹는 것이 힘들 정도다. 양은 어느 정도일까? 사람의 위 용적은 자신의 신발 크기와도 비슷하다고도 하니 신발 한 짝을 벗어 음식물로 꽉꽉 채운 후에 그것을 먹으면 더 이상은 못 먹는다고 봐도 무방하다. 심한 운동 끝에 엄청난 갈증이 일어 물을 마신다면 얼마나 마실 수 있을까? 아무리 많이 마셔도 1리터를 넘길 수는 없다. 위의 용적이 1리터 정도이니 말이다. 그런데 가끔 축제 현장에서 맥주 빨리 마시기 대회에 참여한 사람들을 보면 생맥주 1700cc정도는 한 번에 들이키는 덩치 큰 사람들이 종종 보인다. 위의 용적이 1리터 정도인데, 어떻게 저 사람은 그 2배씩이나 되는 양을 한 번에 삼켜버리는 것이 가능할까? 여기서 위의 흡수기능을 옆볼 수 있다. 맥주를 1700cc나 마시는 것이 가능한 사람에게 같은 양의 물을 마시라고 하면 도저히 못하고 포기해버린다. 물은 안 되지만 맥주는 가능한 이유가 위에서 물은 흡수하지 못하지만 알코올은 흡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항상 이렇게 듣고 말해왔다. ‘술을 빈속에 마시면 잘 취하게 되니 그러지 않으려면 밥을 미리 든든하게 먹어놓고 그리고 술 마시고 나면 항상 안주를 이것저것 많이 주워 먹어야 한다. 그래야 술에 잘 취하지 않는다.’ 이 말을 의학적으로 풀이하면 알코올은 위에서부터 몸에 흡수되기에 그 흡수를 최대한 방해하기 위해 미리 위속에 다른 음식물을 넣어두거나, 알코올이 위에 들어갈 때 동시에 다른 음식을 넣어서 알코올 흡수기능을 최대한 약화시켜 알코올이 몸에 들어가는 것을 지연시켜 술에 취하지 않도록 하라는 의미가 된다. 일상생활에서도 위의 흡수기능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기에 할 수 있는 말임에 틀림없다. 술을 마시면 소변이 자주 마렵다. 특히 맥주를 마셨을 때 빈뇨를 더 잘 느끼는 편이라 많이 마셔서 많이 나와야 한다고 단순하게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의학적으로는 이렇게 설명할 수 있다. 알코올 성분이 몸에 들어가서 뇌에 도달하게 되면 시상하부에서 분비되는 바소프레신 혹은 항이뇨호르몬이 평소보다 줄어들게 되어 자연스레 소변이 더 나오게 된다. 술 마신 다음날 아침 갈증을 느끼고 물을 찾는 이유도 항이뇨호르몬이 줄어들어 체내의 물이 부족해져서 이를 보충하려는 몸의 항상성을 유지하려는 것에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다. 항이뇨호르몬의 또 다른 작용은 수분의 체외방출을 막고 이를 혈관 내에 유지시켜줌으로서 혈압을 높여주는 가능도 한다. 따라서 심한 운동 후 나타나는 목마름을 물이 아닌 다량의 맥주로 해결하면 처음에는 일시적으로 갈증이 해소되는 듯하지만 소변으로 체내의 더 많은 수분이 방출되며 이때 설상가상격으로 사우나같이 땀의 배출이 많은 더운 곳에 들어간다면 체내의 탈수현상이 심화되고 게다가 항이뇨호르몬의 기능부재로 인한 혈압이 떨어져 어지럼증과 구토 심하면 의식을 잃고 이에 대한 낙상 등으로 머리의 부상같은 2차적인 질환이 올 수도 있으니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김민섭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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