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에는 발암물질을 비롯한 몸에 해로운 인자들이 무척이나 많다. 일일이 나열하기도 힘든 담배의 유해물질들은 그 종류가 무려 4000가지가 넘는다고 한다.
그러니, 흡연자들은 스스로의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꼭 담배는 끊어야 하고, 담배를 피지 않는 사람들에게 애꿋은 피해를 끼치지 않도록 해야하며, 비흡연자도 억울한 피해를 당하지 않기 위해서 담배연기를 마시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그러면 담배가 인체에 어느정도로 유해할까? 금방 생각나는 질병은 역시나 폐와 관련된 질환들, 흡연자는 비흡연자에 비해 폐암발병률이 2-20배 가량 높아진다고 한다. 금연 캠페인때 흡연자의 시커멓고 더러운 폐사진을 우리는 종종 보아왔다. 담배를 피면 폐가 저렇게 되고 폐암이 최고 20배나 더 잘 걸릴 수 있다고 한다.
위 내용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누가 감히 저걸 부정할까? 그런데 현실은 안타까운 점들이 적지않은 것 같다. 폐암발병률과 시커먼 폐사진을 보며 받은 금연교육은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까? 특히나 사회에 대한 불만이 많고 반항기 가득한 질풍노도의 청소년들에게 과연 긍정적인 영향을 끼쳐 흡연률 감소에 도움이 되는걸까?
우리나라에서 인구 10만 명당 폐암의 조(粗)발생률(해당 관찰 기간 중 대상 인구 집단에서 새롭게 발생한 환자 수)은 43.9건이라고 한다. (국가암정보센터 홈페이지) 이 인구 10만명은 흡연자 비흡연자 무관하게 뽑은 10만명이다. 그 10만명중에서 폐암이 걸리는 환자수가 44명이라는 뜻이다.
단순하게 10만명이 모두 비흡연자이고, 간접흡연의 피해도 받지 않는데 환자수가 44명이라고 가정해보자. 비흡연자의 폐암 유병율이 10만명당 43.9건인데, 이들 전체가 다 흡연을 해서, 폐암발병률이 20배가량 증가한다고 보면 10만명당 878건이 된다.
즉 흡연하는 10만명을 데리고 폐암 발생률을 살펴봤더니 10만명당 878건의 폐암발생건수가 계산되는 셈이다. 좀더 피부에 와닿게 백분율로 표현해보자. 0.878%, 흡연을 해서 폐암발병률이 20배 가량 높아지는 그 수치가 0.878%라는 뜻이다.
반대로 보면 99.122%는 담배를 펴도 폐암에 걸리지 않는다는 말이 되어버린다. 성인 남자의 50%가 담배를 핀다. 생활속에서 흡연자들은 50년 이상 담배를 피워온 사람들을 어렵지 않게 접한다.
그런데, 그렇게 오랫동안 담배곁을 떠나지 않은 애연가들은 어떤 말년을 보내고 있을까? 죄다 폐암에 걸려 암치료에 건강도 돈도 다 잃은채 쓸쓸한 여생을 정부 보조금에 기대어 어쩔 수 없이 힘들게 보내는 걸까?
그렇지 않다. 담배 때문에 폐기능이 떨어져 기침과 가래와 가까워졌을뿐, 비흡연자와 크게 다를바 없는 생활을 하고 있다. 흡연자는 비흡연자보다 폐암에 걸릴 위험성이 20배 이상 높다고 하지만 흡연자가 폐암에 걸릴 결과는 0.878%밖에 되지 않는 통계적, 과학적 수치와도 일맥상통한 결과이다.
더군다나 치명적인 사실은, 비흡연자가 폐암에 걸릴 가능성이 흡연자보다 낮은 것은 사실이지만, 아예 걸리지 않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폐암의 발병률은 0.0439%이고 흡연자는 이보다 20배 가량 더 높아지기에 0.878%이니, 둘다 어차피 1% 미만이고 주변에서 가끔 만나는 폐암환자들은 사실상 흡연자나 비흡연자나 피부로 와닿는 커다란 차이점이 그리 크게 느껴지지도 않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일선의 금연교육에서는 보통 폐암발병률과 시커먼 폐사진만을 보여주며 되묻는다. 이런데도 담배를 피우겠냐고? 대중은 공감하기 힘들다.
우리 할아버지는 60년동안 하루에 두갑씩 피워댔는데 멀쩡하더라. 그러니 나도 할아버지처럼 괜찮겠지, 이런 생각이 머리를 떠나지 않는다. 특히나 성인에 대한 어느정도의 반발심을 내재한 청소년들에게는 더더욱 말이다. 폐암환자의 고통스런 모습이나 그네들의 사진을 보여주며 끊으라고 하는 협박성 금연교육은 이제 그만 자제되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김민섭 시민기자
다음편-’담배를 끊었을 때 나타나는 다양한 장점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