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시가 상수도사업 생산원가 보전 및 노후관 교체 재원 확보 등을 위해 수도요금 인상을 추진하고 있다. 이 같은 내용은 지난 12일 열린 경주시의회 전체의원간담회에서 경주시가 ‘상수도 사용료 인상(안)’에 대해 보고하면서 밝혀졌다. 이날 보고에 대해 대부분 시의원들은 상수도 요금 현실화에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지만, 누수에 따른 세금 낭비의 원인인 노후관 교체 등이 선행돼야 한다는 공통적인 지적을 쏟아냈다. 생산원가에도 못 미치는 수도요금으로는 맑은 물 제공 등 제대로 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기 때문에 요금 인상에 대해서는 다소 인정하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현재 누수율 23%로 막대한 시민 세금이 낭비되고 있는 상황에서 경주시가 노후관 교체 사업을 등한시 하고 있다는 것이 지적의 핵심이었다. -경주시 상수도 요금 인상 추진 이날 경주시에 따르면 수돗물 생산원가가 톤당 1339원인데 비해 실제 받고 있는 요금은 956원(가정용·일반용·욕탕용 평균요금)으로 원가대비 요금 현실화율은 71.39%에 그치고 있다. 이는 경북도내 평균 64.9%보다 높은 편이지만 전국 82.6%에 대비해서는 낮은 수치다. 시는 요금 현실화율 71.39%로 인해 지난해 기준 95억여원의 적자가 발생하는 등 매년 적자 경영으로 상수도사업특별회계 재정운영 악화가 지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노후관 교체재원이 부족해 일반회계에 의존하는 체계로는 이에 대한 예산마련이 어렵기 때문에 수도요금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또 행정자치부의 상수도 경영합리화 추진계획 반영 등을 요금 인상 이유로 들었다. 에 따라 시는 내년 1월 1일부터 3년간 12%, 12%, 11.67%씩 단계별로 인상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시는 상수도 요금 현실화에 따른 수입증대로 경영효율성을 제고하고, 부채감축 및 시설투자로 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시는 이 같은 인상(안)을 다음 달 열리는 경주시의회 임시회에 상정한다는 계획이다. -요금 인상 앞서 노후관 교체, 예산 증가해야 시의 상수도 사용료 인상(안)에 대해 시의원들은 인상 전 노후관 교체가 선행돼야 하고, 이에 대한 예산을 증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손경익 의원은 “수도요금 인상 시기와 여러 상황에 대해서는 수긍이 가지만 시민들은 노후관 교체 등 상수도사업 서비스에 대해 상당히 불만이 많다”며 “향후 요금을 인상하더라도 증가액만큼은 이에 상응하는 혜택이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귀룡 의원도 “원가절감 차원과 시민들이 맑을 물 먹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요금 인상이 필요해보이지만 노후관 교체 사업은 현실적인 계획이 수립돼야 한다”면서 “경주시가 매년 10억원씩 예산을 투입하고 있는데, 이처럼 급하고 중요한 사업을 매년 10억원만 투입해서는 제대로 진행되지 않는다. 더 많은 예산 투입해서라도 교체사업을 조속히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동해 의원은 “누수율만 줄이면 충분히 원가절감이 가능한데 집행부가 시급한 것을 등한시했다”면서 “방폐장 유치지역 특별지원금으로 노후관 교체 사업을 진행할 수 있었는데 그때는 가만히 있다가 지금 인상한다면 시민들이 이해하지 못한다. 방폐장 반입수수료, 원전재가동지원금 등에서 재원을 확보해 빨리 노후관을 교체하고 인상한다면 납득이 갈 것”이라고 지적했다. 경주시가 상하수도 관련 업무 연계가 이뤄지지 않아 예산을 낭비하는 사례를 들며 개선을 요구하기도 했다. 한순희 의원은 “황오동 지역 하수도관 교체 공사 현장에서 수돗물이 새고 있는데도 담당부서가 달라 그냥 덮는 사례를 목격했다”면서 “지역 상수도와 하수도 공사를 연계해 시행하면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을뿐더러 공사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면서 상·하수도 업무를 연계할 것을 촉구했다. 김성수 의원은 “상수도 생산원가가 상승돼 당연히 인상한다는 것은 안된다”면서 인상(안) 보류를 주장했다. 김 의원은 “경주시가 그동안 세계물포럼 등 국제적인 행사를 치렀고, 물의 도시임을 홍보해왔다”면서 “이런 와중에 상수도 사용료를 인상하는 것은 시기가 맞지 않다. 일단 보류하고 시민들에게 충분히 설명한 뒤 납득이 되면 인상하는 것이 맞다”고 주장했다. 상수도 생산원가 절감과 물 절약 방안을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정현주 의원은 “노후관 교체 예산이 부족하다는 것은 핑계에 불과 한 것 같다. 시민들의 물 절약 방안을 같이 상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고, 윤병길 의원은 “물 재활용 및 절약을 위한 화장실 변기 벽돌 넣기 캠페인 등의 홍보가 사라졌다. 이 같은 홍보를 통해 물 낭비를 막아야 하는게 맞지 않나”고 반문했다. 이처럼 의원들은 예산 투입을 늘여 상수도 노후관 교체 사업이 선행된 뒤 수도 요금을 현실화해야 한다는 지적이어서 향후 경주시가 추진하는 상수도 사용료 인상(안)의 통과여부가 현재로서는 불투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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