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시가 추진 중인 복합스포츠단지 조성 사업이 출발부터 시의회와의 갈등을 빚고 있어 우려 섞인 말들이 나오고 있다.
경주시는 전국체육대회 등 각종 경기개최 기반 조성과 스포츠도시 위상 제고 등을 위해 복합스포츠단지 조성은 반드시 필요하다며 추진을 강행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경주시의회는 1500억여원의 스포츠단지 건립비용과 향후 운영비 등으로 열악한 시 재정을 더욱 압박하게 될 것이라며 반대 입장을 내놓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 1일 열린 복합스포츠단지 조성 타당성조사 용역 착수보고회에서 양측의 갈등이 표면으로 드러났다.
보고회에 참석한 한순희 의원은 ‘전국 스포츠경기장 93곳의 누적적자금액이 수천억원이다’, ‘오수관로도 없는데 막대한 예산을 확보할 방안을 마련하라’는 등의 지적을 쏟아냈다. 그리고 당초 예정된 경주시의회 의장단 간담회 참석을 위해 보고회 자리를 떠났다. 논란이 인 것은 이후 최양식 시장이 한 의원의 발언에 대해 반박하면서다.
최 시장은 ‘재정계획 등은 시의회와 집행부가 고민하고 조달하는 것이지 용역기관에 요구하는 것은 잘못됐다’, ‘오수관로와 복합스포츠단지 조성사업은 다른 사업인 만큼 각기 사업에 맞게끔 추진해야한다. 제사지낸다고 밥 굶나?’라며 한 의원을 겨냥한 발언을 이어갔다.
이에 한순희 의원은 지난 5일 ‘시의원들의 의견제시를 생각이 다르다고 공개비난 한 것은 시의회 존립 자체를 위태롭게 하는 것’이라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내고 최 시장에게 유감을 표시했다.
특히 이 같은 일련의 사태를 두고 최 시장과 한 의원이 공인으로서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는 비판이 동시에 나오고 있다.
한 의원에게는 이미 시의회에서 용역비를 승인해 준 상황에서 용역자체를 부정하는 발언이었다거나 재정계획에 대해서는 용역기관에 요구할 사항이 아니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최 시장 또한 당사자가 없는 공개석상에서 해당 시의원을 무시하는 듯한 발언을 한 것은 부적절했다는 것이다.
살펴보면 경주시와 시의회가 이러한 갈등을 낳고 있는 현안사업은 유독 이뿐만 아니다. 신라대종테마파크 조성사업 장소선정, 경주시 시설관리공단 설립 등은 수년째 집행부와 시의회 간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있어 시민들에게 실망감을 안겨주고 있다.
집행부는 시의회가 강경하게 나오는 것을 불만의 표출이라고 치부하면 안 된다. 시의회 또한 불협화음이 위험수위를 넘어 시민들에게 불안감을 안기는 것은 스스로 경계해야 한다.
모든 사업이 제대로 나아가기 위해 이제는 서둘러 갈등을 봉합하고, 집행부와 시의회가 머리를 맞대고 충분히 협의해 추진해야 한다는 사실을 주지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