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교토! 2011년 ‘쓰나미’이후 일본을 찾는, 그중에서도 교토를 찾는 관광객수는 매년 5000만 명에 이르며, 그 기록 역시 매년 갱신해 신기록을 달성하고 있다. 경주와 비슷하면서도 다른 도시인 교토,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고 있는 교토 역사를 간직한 전통시장 ‘니시키시장’의 변화의 과정과 브랜드화 성공에 관해 취재했다. #교토의 부엌 ‘니시키시장’ 니시키시장은 옛부터 ‘교토의 부엌’이라 불리며 현재는 전통시장의 영역을 넘어 교토를 찾는 관광객들이 꼭 찾는 곳으로, 400년 이상의 역사를 품고 재래시장이라는 본연의 모습을 유지한채 브랜드화에 성공한 전통시장이다. 신선한 민물고기, 닭고기와 달걀, 정육, 야채과일, 염포(건어물), 건우물, 김, 잡곡, 진미, 두부, 생선묵, 해산물 조림반찬, 야채절임, 일본식 과자 떡, 식료품, 술, 의복일용잡화, 신발, 주방용품, 꽃, 문방구, 음식점 등의 구성으로 120개 이상의 점포가 자리하고 있다. 문헌(요네야마 도시나우, ‘400년의 전승과 역사’)에 따르면 니시키시장의 기원은 몇 가지가 있다. 갑옷과 투구를 파는 가게가 줄지어 있었기 때문에 구소쿠(갑옷, 투구)코지(작은거리)라고 불렸으나 1054년에 일왕의 명에 의해 니시키코지라고 바뀌었다는 것. 다른설에 의하면 1200년 경에 만들어진 이야기집 ‘우지슈이 이야기’의 제 19화 ‘세이토쿠히지리키도쿠노고토’ 라는 설화에 나오는 세이토쿠히지리라고 하는 스님이 먹보인 아귀나 짐승들과 먹기대결을 해 이기고 동쪽으로 유유히 돌아올 때 갑자기 생리현상을 일으켜 대변을 봤다고 해서 구소(대변)코지 라는 또 다른이 이름이 붙었다. 그 이야기를 들은 천황이 교토에 어울리는 이름이 아니라 해, 어울리는 이름을 대신들에게 묻자 일왕의 우장관이 ‘아야노코지’라고 대답했다. 이에 천황이 시조거리의 북쪽에 작은 골목이니 아야오리(직물이름), 니시키오리(직물이름)에 빗대에 니시키코지라는 이름이 붙여졌다는 설이다. #니시키시장의 기원과 변천 교토니시키시장 상점가진흥조합 자료에 따르면 니시키시장이 물고기와 닭고기 시장으로 모습을 갖추게 된 정확한 기록은 없지만, 1950년 즈음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인구의 밀집한 중추부에 있으며, 맑고 차가운 지하수가 솟아나와 물고기와 닭고기 저장의 편리함, 궁궐에 물고기, 닭고기 납품을 하는 사람들이 오고 감에 따라 자연스럽게 이곳에 물고기와 닭고기의 시장이 생겨날 수 있었다고 전해지고 있다. 본격적으로 어시장이 형성된 것은 1603년 때부터이며, 1615년 막부(당시의 정부)에 의해 물고기도매상의 칭호가 허용됐다. 칭호를 받고 막부로부터 감찰을 얻고, 이것을 교토에서는 ‘다나(가게)’라고 해, 물고기도매상이 교토의 물고기를 독점으로 판매했다고 한다. 이 ‘다나’ 안에서 당시 가장 발전한 가게는 ‘가미노타나(북쪽가게)’, ‘니시키노타나(니시키가게)’, ‘시모노타나(남쪽가게)’로 3대 어도매상이라고 불렸다. 3대 어도매상을 축으로 거듭 발전을 해가던 시장은 1868년에 들어서면서 특권이 폐지되면서 자유경쟁이 시작됐다. 자유경쟁의 영향으로 규제가 완화되어 마구잡이식 덤핑판매로 인해 순식간에 ‘다나(가게)’가 쇠퇴해 갔다. 당시에 니시키시장에 남은 것은 1770년 정부의 허가를 받았던 채소가두판매시장이 있었지만, 다음해 바로 인가를 취소하게 됐다. 하지만 직매를 시작으로 농민들의 운동으로 인해 1779년에 재개를 허가 받게 된다. 이것은 어시장이였던 니시키시장에 신선한 야채시장이 더해져서 본격적인 식료품시장으로서 원형을 갖추게 된 것이다. 그러나, 그 후 동업자간의 경쟁이 심해지고 1884년에는 도산이 속출, 남은 가게가 거의 없었다고 한다. 피해의 확산을 막기 위해 동업조합을 만들고, 자주적으로 규약을 엄수해 동업 경합의 폐해를 피하는 것으로 다시 한번 번영을 맞이하게 된다. 1912년에는 3개의 ‘다나(가미노타나, 니시키노타나, 시모노타나)’를 하나로 모아 시장 기반을 재구축해 1926년 교토의 시치죠에 전국의 시초가 되는 교토 중앙도매시장이 탄생하게 된다. 이 때 66채 정도 있었던 니시키시장의 생선가게 반 정도가 중앙시장으로 옮겨갔는데, 남은 가게와 새롭게 들어온 신규점포의 협렵을 구하고, 동업조합등의 조직에 의해 빠르게 바뀌는 세상의 변화를 견디면서 니시키시장을 지켜낼 수 있었다. 시장의 번영에 니시키코지거리의 동쪽 끝에 있는 니시키텐만구 신사의 경내에서는 아이들의 연극이나 씨름의 흥행했던 자료가 기록에 남아있고, 그 후의 새로운 신쿄고쿠거리로 발전해 갔다. 종전 후, 니시키시장에도 암시장의 영향으로 1948년경 일본점령군본부(GHQ)의 암시장금지 정책에 의해 없어질 위기에 몰렸으나, 동업조합 임원의 몇 번에 걸친 시장의 역사와 기원을 설명해 시장의 존속을 인정받았다. 1963년에는 전년에 상점가진흥조합법이 시행됨에 따라, 동업조합을 새롭게 ‘교토니시키시장 상점가진흥조합’으로 재설립하고, 시장으로서의 선전, 공동우물사업, 주차장사업, 아케이드(길위에 지붕을 씌운 상점가) 사업, 니시키번영 프로젝트 사업(니시키 브랜드의 확립)등 다양한 사업을 전개했다. 1966년 12월 NHK TV에서 ‘교토의 부엌’으로 전국에 실황 방송되며 그 이름이 전국적으로 알려지기 시작했다. 종래는 근처의 쇼핑 손님이 주를 이뤘으나, 그 후 잡지 ‘아사히그래프’나 NHK ‘신일본기행’에서도 소개되어 또다시 호경기를 유지할 수가 있었다. 또한 니시진 무로마치의 기모노업계에 의해 지방손님의 초대 등 종가에서의 연수, 절 총본산 연수 등 교토를 방문한 지방손님들이 단골이 되며 점점 니시키시장은 번영해 왔다. 본격적인 아케이드(시장의 길위에 천정을 덮는 것)가 1993년에 완성되고, 날씨에 영향을 받지않는 시장이 되어 시장을 찾는 고객들에게 호평을 얻었다. 또한 문화적인 면에 있어서 2000년과 2003년에 니시키코지거리에서 패션쇼의 개최, 슬로우푸드 발상지인 이탈리아의 산 로렌시장과 식문화의 교류를 취지로 한 우호협정을 맺어 교류를 시작했다. 니시키시장은 동쪽으로 가지야쵸, 히가시우오야쵸, 나가우오야쵸, 니시우오야쵸 등으로 나누어져 있고 약 390m 대로의 양측에 120개 이상의 점포가 신선한 생선, 야채, 건어물, 시오가라(소금에 절인 젓갈류) 등 여러 가지 식료품을 판매하고 있다. 20대 이상 내려오는 초밥집이나 점포들은 내·외국인 관광객들로 항상 붐비고 있다. #니시키시장의 특징 자세한 이야기를 듣기 위해 8월 27일 교토시청을 방문해 교토시 산업관광국 상공부 상업진흥과 키자키 유키노리, 카와무라 신이치씨를 만났다. 경주의 전통시장이 겪고 있는 대표적인 문제점은 대형마트로 이용객이 빠지는 것, 시장 소비인구가 줄어드는 것 등이다. 니시키시장 역시 현대화 되어가는 소비문화의 패턴에서 피해를 입었고, 이것을 극복하기 위한 시장상인들의 노력과 정책적인 부분에서 시의 지원 등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역사와 자존심으로 유지해 온 니키시시장 유키노리 씨와 신이치 씨는 니시키시장의 강점으로 니시키시장의 ‘역사’와 상인들의 ‘자존심’을 들었다. 니시키시장이 유명해짐에 따라 시장의 유명세를 이용해 터를 잡으려는 상인들이 많이 있었다. 하지만 ‘가장 교토다운 것’, ‘가장 니시키시장다운 것’에 대한 상인들의 자존심이 있었기에 니시키시장의 본연의 순도가 유지되어 올 수 있었다는 것이다. “니시키시장의 유명세를 이용해보려는 상인들이나 기업들이 많이 있었지만, 니시키시장 상인들(조합원)의 의견이 일치되지 않으면 시장으로의 물건 유입은 어렵다”며 “과거의 역사와 전통을 지켜온 그들의 ‘자존심’이 현재의 니시키시장을 있게 한 원동력이다” 니시키시장은 예전부터 이어져온 전통시장으로 주변에 큰 백화점과 여러 상가들이 들어서는 환경 속에서도 상인들은 자신들의 물건에 자부심을 갖고 서로 협력해왔던 노력과 과정들이 입소문을 타고 잡지에 소개되는 등 교토 밖으로도 유명해져서 현재의 니시키시장이라는 포지션을 확립했다는 것이다. 유키노리씨는 “시장유지를 위한 상인들의 노력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자신있게 내 놓을수 있는 상품의 품질이 있었기에 가능했으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쇼핑하기 편한 환경은 최대 장점 신이치 씨는 니시키시장의 강점으로 쇼핑하기 편한 환경을 고객들에게 제공한다는 것을 들었다. 대표적인 것으로는 ‘임시탁아소’다. 임시탁아소는 교토시가 주선해 상가상인들과 인근주민, 신사의 스님들까지 한자리에 모여 불경기 문제 해결을 위한 토론의장을 마련했는데, 이 토론회는 당장 눈에 보이는 결과보다는 작은 개선들을 통해서 고객만족 및 상권 활성화를 도모하자는 취지에서 시작됐다. 토론의 장에서 나온 많은 아이디어중에 신사의 스님의 제안으로(현재 실시중인 예) 상가 내에 위치한 몇몇 신사 안에 임시 탁아소를 개설해 유아를 동반한 가족 및 여성 고객들이 조금이라도 편리하게 쇼핑을 할 수 있도록 해준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 임시탁아소 서비스는 니시키시장과 카와라마치 상점가를 찾는 고객들로부터 대호평을 얻고 있다. -대형마트 진입도 이겨내 대형마트로 소비가 몰리는 문제는 한국이나 일본이나 같은 문제였다. 니시키시장 역시나 대형마트로 유입되는 고객들을 붙잡기 위해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고 했다. 이에 교토시에서는 시장주변 일정거리 안으로는 대형마트가 들어올 수 없는 구역을 설정하고 시장상권의 안전을 지키는데 최선을 다했다. 이 덕분에 대형마트 인근의 고객들을 제외한 나머지 고객들을 지키는 것에는 잠시 시간을 벌게 된 것. 하지만 지속적으로 들어서는 마트나 편의점 등에서 니시키시장이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은 계속 모색 중이라고 했다. -교토시 시장상인에 다양한 지원 ‘눈에 띄네’ 교토시의 자료에 따르면 찾는 사람은 많은데 소비가 기대치만큼 늘어가지 않는다고 했다. 현재의 니시키시장은 특산품(선물) 상권, 시내상권, 개인상점의 3가지 상권으로 구분이 된다. 특히 특산품(선물)과 시내상권은 교토를 찾는 관광객이 늘어서 상권자체는 점점 커지고 있지만 찾는수에 비해 소비가 늘지 않는다고 했다. 개인상점들은 인근의 큰 슈퍼나 마트로 인해 소비가 눈에 띄게 줄고 있다고 했다. 특히 고기를 파는 곳이 피해가 있다고 했다. 이런 문제들을 파해하기 위해 교토시에서는 시장 상인들을 상대로 외국인 관광객들을 상대할 수 있도록 외국어교육을 지원한다. 또한 니시키시장의 상인들의 자존심 보호와 니시키시장의 정체성을 보호하기 위해 대형브랜드 물건을 들여서 거기에 니시키시장의 물건을 끼워팔기식의 영업은 자제를 하게하며 상인들에게 조금씩 힘을 실어주고 있다고 했다. 이밖에도 교토시에서는 계속적으로 니시키시장을 보호하고 더 활성화 시킬 방법을 모색 중이라 했다. 과거와 다르게 최근의 니시키시장은 지역밀착형 시장으로 인근 주민, 선술집 등에 재료납품이 주 수입원이었으나 현재는 국내외로부터 많은 관광객과 손님들이 찾아오는 관광명소로 자리잡고 있다. 가장 교토다운 곳이라는 것과 어디에 내놔도 자신 있는 상품의 품질이 강점이긴 하나, 한편으로는 니시키시장의 어떤 점을 어필해야할지 갈피를 못 잡고 있는 실정이다. 관광명소로서 많은 손님들이 찾지만 니시키시장에서의 소비는 생각만큼 크지 않다는 것.(기대대비 못 미친다는 뜻으로 이야기함) 교토시 관계자는 “니시키시장은 교토의 전통적인 상품이 많으니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이 즐길 수는 있겠지만 교토시의 입장에서는 보는 것에서 구매까지의 연결라인을 구축하기 위해 노력중이다”이라고 했다.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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