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 왕경지구 핵심유적을 비롯한 문화유산관리는 보존중심의 관리정책과 정책적 우선순위에서 뒷전으로 밀려나 있었다. 그 결과 문화유산 정비와 복원을 위한 재원 부족으로 왕경지구 유적은 발굴이 끝난 후에도 복토된 상태로 보존되고 있거나 발굴조차 이루어지지 않아 역사도시로서 상징성을 지니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었다. 그러던 차에 신라 왕경지구 핵심유적 복원과 정비를 위한 8개 사업 중 하나인 신라방 복원과 정비 사업이 추진되게 이르렀다. 그러나 신라방 복원과 정비를 위한 물리적 실체를 정확하게 밝힌 연구결과를 찾기 어려운 실정이다. 기존의 신라방에 대한 연구는 대체로 왕경의 범위를 추정하기 위한 목적으로 진행되었고, 방을 구성하고 있는 공간체계나 주택의 수, 당시 생활모습을 파악할 수 있는 구체적인 자료를 확인하는데 한계가 있다. 왕경의 범위를 설정하기 위한 방의 숫자가 1360방 또는 360방이라는 견해가 다양하게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방을 구성하고 있는 실체를 밝히고 있는 연구결과가 미흡하여 원형복원을 견지할 경우 현재 시점에서 그 실현은 불가능하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신라방 재현과 활용은 고증을 통한 원형복원에 집착하는 것보다 현대인들이 흥미를 갖고 문화유산을 탐방할 수 있도록 신라방이 지니고 있는 의미를 재해석하여 관광자원을 개발한다는 인식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원형에 대한 고증과 물리적 실체가 미흡하여 신라방을 관광개발 차원으로 조성하는 것은 관광객들에게 신라시대 생활상을 느낄 수 있도록 주제공원(theme park) 형태로 개발하는 것을 의미한다. 주제공원의 개념을 갖는 신라방의 공간구성과 시설배치는 고고학적 근거나 물리적 실체를 근거로 복원해야한다는 강박과 제약성을 벗어나 신라고분에서 출토된 유물의 복제와 상상력에 의해 복원된 건축물을 통해 관광객들이 신라시대로 여행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신라방 공간구성과 도입기능은 진정성 여부에만 집착하기보다 상상력을 통해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여 신라시대로 여행하여 신라문화에 대한 향수를 소비할 수 있는 터전을 만들어 주는 것이다. 신라방에는 주거, 종교 기능과 일상생활을 영위하는데 필요한 생산 활동과 일용품을 구매하는 시장이 있었다고 유추할 때, 신라방은 신라인들의 생활문화를 함축하고 있는 공간으로서 역할을 했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신라방의 재현은 관광객들이 신라인들의 생활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기능을 도입하는 것이다. 신라인들의 생활문화가 종합적으로 연구되거나 축적된 자료가 미흡하지만, 지금까지 출토된 유물을 토대로 신라시대 생활상을 재현하여 현대인들에게 과거에 대한 향수를 소비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공간으로 조성하는 것이다. 신라방에 신라인들의 생활문화를 재현하기 위한 도입기능으로는 신라인들의 주거기능 대신에 관광객을 위한 숙박기능을 사절유택(四節遊宅) 또는 금입택(金入宅)을 재현한 고급시설부터 중저가시설까지 전통한옥으로 숙박시설을 조성하는 것이다. 또한 신라시대 생산과 소비활동을 재현하는 방법으로 공방, 음식점, 전시 및 공연장을 신라방에 도입하는 것을 검토해 볼 수 있다. 신라방의 재현과 활용은 궁극적으로 신라인들의 생활문화를 창의적으로 재해석하여 현대적 관점에서 신라방을 방문하는 관광객에게 과거로 여행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신라방의 조성은 단순한 관람거리를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과거에 대한 향수를 소비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여 침체된 도심경제를 활성화시키는 차원에서 접근해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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