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경주시의회 의원들의 현장의정활동이 의욕이 아닌 과욕이라는 구설수에 오르고 있어 아쉽다. 경주시의회 문화행정위원회는 최근 경주하늘마루의 조례 개정과 관련해 서면사무소에서 서면주민들과 간담회를 개최하기로 했다가 건천읍 주민들의 반발로 파행으로 끝나고 말았다.
또 ‘실크로드 경주2015’가 한창 진행 중인 경주엑스포장을 찾아 추진상황 등 행사 전반에 대한 보고를 받고 질의하는 시간을 가졌으나 시의적절치 못했다는 여론이다.
시의회의 현장방문은 지역주민들로부터 제대로 된 의견을 수렴하고 수행기관의 잘잘못을 바로잡는 중요한 현장중심의 의정활동이기 때문에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따라서 시의회의 현장의정활동은 결코 나쁘게 평가해서는 안된다고 본다.
하지만 시의회의 현장의정활동은 전제되어야 할 것들이 있다. 우선 문제의 본질은 어디에 있는지 파악하고, 지역주민들을 대상으로 정확한 여론을 수렴해야 한다.
그리고 행정절차에 무엇이 문제가 있었는지 세밀하고도 충분히 검토가 뒤따라야 한다. 경주하늘마루 화장장 이용수수료 감면을 위한 조례개정안의 주요골자는 영천시민들이 하늘마루를 이용할 경우 이용료를 감면해 주자는 것인데 시의회가 서면주민들과 간담회를 갖자 건천읍주민들이 반발한 것이다. 간담회 대상을 정하는데 좀 더 신중했어야 했다. 이는 시의회가 민원제기의 주체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 결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이번에 시의회가 ‘실크로드 경주2015’행사장을 방문한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의정활동이다. 문제는 어떤 현장활동을 하느냐가 더 중요하다. 행사가 한창 진행 중인데 행사추진상황이나 인력운영, 프로그램 운영실적 등을 보고 받고 점검하는 것은 시의적절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시의회는 ‘실크로드 경주2015’준비 단계부터 경주시나 경주엑스포조직위 관계자들로부터 추진상황을 보고 받았고 행사가 차질 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주문한 것으로 알고 있다. 이번 시의회의 엑스포 행사장 점검은 보고를 받는 형태가 아니라 직접 둘러보면서 상황을 체크하는 방법을 택했더라면 더 효율적이고 잘했다는 평가를 받았을 것이다.
지금 한창 진행 중인 국제적인 행사를 처음부터 점검한다는 것은 시간만 낭비하는 이치에 맞지 않는 처사다. 엑스포 폐막 후 예산집행, 운영, 프로그램 등 ‘실크로드 경주2015’전반에 걸친 평가와 개선책을 마련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
시의회가 사안이 분명하고 이치에 맞는 현장의정활동을 하는데 나쁘게 보는 주민들은 아마 없을 것이며 오히려 두 손 들어 환영할 것이다. 따라서 시의회는 현장의정활동에 앞서 준비를 철저히 하는 것이 우선이다. 시의회는 의욕이 넘치면 자칫 과욕으로 비칠 수 있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