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솔거미술관’이 小山 박대성화백의 작품을 기증받아 지난 21일 개관했다. 이번 개관전에는 총 3개의 전시가 각각 다른 주제로 전시되고 있다. 이중 박대성 전시관 1~5관까지는 박대성 기증작품展 ‘불국설경’, ‘소산 박대성 - 붓끝 아래의 남산’이 전시되며 기획전시실 1~3까지는 ‘경주미술의 뿌리와 맥 7人’전으로 구성된다.
솔거미술관은 2008년 小山 선생의 작품 기증 의사에 따라 미술관 설립구상이 시작돼 2012년 경주세계문화엑스포 공원 내 건물 착공에 들어갔다. 2014년 11월에 완공된 후 여러 논의를 거쳐 통일신라시대의 화가인 솔거의 이름을 딴 ‘경주솔거미술관’이 탄생했다. 경상북도와 경주시가 지원하고 설계는 승효상 건축가가 맡았다. 솔거미술관은 천년고도 경주에 탄생한 첫 공립미술관으로 경주지역의 문화예술의 위상을 높이는 주역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전시의 핵심인물인 소산 박대성 화백은 1978년 중앙미술대전을 통해 등단한 후 이듬해 중앙미술대전에서 대상을 수상, 현재까지 국내외적으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수묵작업을 기본으로 해 전통의 창조적 계승에 매진, 국내외 미술계에 주목받는 화가로 발돋움했다. 박 화백은 먹의 정통 계승자이면서 창조적 해설을 결합해 국내외 미술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것.
뉴욕 아시아소사이어티 박물관, 이스탄불 마르마라대 미술관, 베이징 중국미술관 등에서 초대 개인전을 개최한 바 있으며 이에 앞서 호암갤러리에서 개인전을 통해 80년대의 스타작가 반열에 올랐다. 단체전으로는 광주비엔날레 특별전(광주시립미술관), 김생 탄신 1300주년 기념전(서울 예술의 전당), 드로잉의 새로운 지평(국립현대미술관) 등 수백 회에 출품했다.
현재 소산 화백은 ‘신라인(新羅人)’으로 자처하고 경주남산자락 삼릉에 위치한 작업실에서 작품활동을 하고 있다.
小山이 미술관에 기증한 830점은 회화에서부터 도자기, 서예, 벼루 먹 등으로 선생의 70년 인생사를 응축시킨 결정체라고 할 수 있다. 이 중 48점이 이번 전시에 소개돼 관람객들에게 선보이게 된다. 그 중 불국설경은 소산의 대표 작품으로 눈 내리는 불국사의 고즈넉한 풍경을 먹으로 담아낸 대작으로 길이만 높이 3m, 길이 13m가 넘는다. 먹이라는 간략한 재료를 써서 대담하고 노련한 필치로 한 번의 붓터치로 그려내는 그의 작품들은 보는 사람을 압도시키기에 충분하다.
또 솔거미술관 개관과 더불어 박대성 화백의 최근작인 15점의 작품이 ‘소산 박대성-붓끝 아래의 남산’이라는 타이틀로 기증작과 함께 전시된다. 경주의 상징인 남산을 주제로 불국토를 표현한 전시작품들은 경주에서 칩거생활을 통해 얻어진 그의 정신세계를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다.
미술평론가이자 솔거미술관 개관전 총 감독인 윤범모 교수는 “소산 선생은 신라인으로 자처하면서, 작품에 신라인이라고 서명을 하며 신라정신을 천착하고 있는 것이다. 과연 소산이 도달한 신라정신은 어디일까. 원효가 실천했던 무애행과는 얼마만큼의 친연성이 있을까. 소산의 그림은 이제 기법의 수준에서 정신의 세계로 진입한 만큼 그가 추구한 무애의 실체가 궁금해진다. 그는 진정 신라인인가. 언젠가 소산은 원효와 즐겁게 만날지도 모른다. 거리낌이 없는 무애의 세계, 우리는 언제 그 같은 세계에서 거닐어 볼 수 있을까”라고 했다.
남산과 소산은 서로 상생하며 살아가고 있다. 소산의 작품을 통해 나타난 경주 남산은 결국 현재를 살아가는 경주시민에게 상징 그자체로 신라인으로서 기운을 느끼며 자부심을 가져도 될 만한 충분한 매개체가 되고 있다.
한편, 기획전시실 1~3실 까지는 ‘경주미술의 뿌리와 맥 7人’전이라는 주제로 경주미술의 뿌리와 맥이 되는 근·현대미술사 1세대 작고작가들의 작품25점이 전시된다. 영남화단에서 경주 작가들의 미술사적 위상을 조명하고 그 맥을 짚어보자는 취지로 기획된 최초의 전시로 그 의미가 남다르다. 7人의 작고작가로는 황술조, 손일봉, 김준식, 박봉수, 김만술, 손동진, 손수택 등이다. 이들 작품 총 25점과 함께 경주미술사와 관련한 아카이브전시도 함께 관람할 수 있다.
‘소산 박대성 - 붓끝아래의 남산’과 ‘경주미술의 뿌리와 맥 7人’전은 11월 29일까지며 박대성 기증작품展 ‘불국설경’은 상설전시로 그 이후에도 관람이 가능하다. 관람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6시까지 무료관람이며 매주 월요일은 휴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