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화를 배움으로써 접하게 되는 새로운 세상이 저에겐 득이었다고 생각합니다” 6년째 수화통역을 자원봉사해온 박영숙(52) 씨의 말이다. 교회를 다니며 우연히 본 수화통역이 수화통역 봉사자로서의 시작이 됐다. 처음 수화를 배우기 시작했을 때만 해도 본격적으로 봉사 다니게 될 줄은 생각도 못했다고 한다. 현재는 주말이면 교회에서 수화통역을 하며 수화를 배우고 싶은 사람들에게 알려주고 있다. 그녀는 농아인협회에서 계약직으로 근무를 하며 수화를 배우기 시작했고 정식으로 자격을 취득하게 된 것은 2009년 겨울이라고 한다. 수화를 배우고 농아인들과 소통을 시작하면서 그녀는 새로운 세상을 알게 됐다. 아직도 장애를 바라보는 사회의 시선이 따듯하지만은 않다는 것과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소통을 위한 스스로의 책임과 사명이 그것이라고 했다. 문자를 제외한 대부분의 정보는 소리로 얻게 된다. 농아인들의 소리는 귀로 듣는 것이 아니고 눈으로 듣는 것이다. 영숙씨는 듣지 못하는 그들을 위해 소리를 손끝으로 그리고 눈으로 전달한다. “수화를 처음 배울 때만 해도 통역까지는 생각도 못했습니다. 그저 ‘그들의 좋은 친구, 같은 동네의 언니, 누나, 동생이 되어주자’라는 마음만 가득했습니다” “웃어야 할 순간에 함께 웃고, 슬퍼야 할 순간에 함께 슬퍼하는 그들의 모습을 그리며 오다보니 통역까지 하게 됐습니다” 그녀는 스스로가 농아인과 사회의 연결 매개체가 되는 것이 보람이며 책임, 사명이라고 했다. 농아인들이 듣지 못한다해서 그들을 멀리하게 되면, 그들끼리만 닫힌 세상을 살아가게 된다. 그들이 사회와 소통하고 융화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작은 일이 이 사회가 변화하는 시작이라고 했다. “수화통역은 어려운 일입니다. 간혹 실수로 잘못된 단어로 통역을 해주면 저로 인해 오해가 시작되기 때문이죠” “수화통역은 그들의 생각과 감정을 전달하는 중요한 일이기 때문에 아주 중요한 일입니다. 특히 아파서 병원이라도 가게 되면 의사선생님의 소견을 잘 전달해주어야 합니다. 수화통역사란 농아인들의 귀와 입이며 단하나의 소통의 수단이기 때문입니다” 손으로 전하는 말이 수화다. 아름다운 그 손동작을 보고 있으면 수화는 손으로 전하는 말이 아닌 손에서 피는 꽃 ‘수화(手花)’라고 표현해도 좋을 정도다. 영숙 씨는 “수화의 영역이 넓어졌으면 좋겠습니다. 정식언어로 채택되어 안부인사만 전할 정도만 익혀도 농아인들이 사회와 소통하는 장벽이 많이 낮아질 것입니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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