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가정을 위해 시간을 내 봉사를 다니며 지역에서 이들의 갈등을 해소하고 가교역할을 하고 싶다는 이가 있다. 바로 조내근(64)씨.
언어와 문화의 차이, 사회적 편견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다문화가정에 도움을 주기 위해 폭 넓은 시각에서 보면서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조 씨는 다문화가정을 위한 한글교실, 다문화가정 결혼식의 예식촬영을 하는 등의 봉사를 한다. 이뿐만 아니라 형산강 살리기 운동, 다문화가정을 위해 요리봉사, 봉사단체 활동, 장애인들과 독거어르신들을 위한 기부활동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조 씨와 함께 봉사를 다니는 사람들은 조 씨를 ‘묵묵히 봉사하는 분’이라고 표현한다. 조 씨는 봉사를 하게 된 계기에 대해 “특별히 뜻을 가지고 시작한 것은 아니다. 봉사를 함으로써 많은 사람들과 유대가 생기며 소통을 할 수 있는 그것이 좋아서 하게 됐다”고 밝혔다.
유대감과 소통이 좋아서 봉사를 시작했지만 특히 다문화가정에 애착이 가는 데는 친자식 같은 마음이 들어서라고 했다.
“아들, 딸이 없다보니 다문화가정을 보면 친자식 같은 마음이 든다. 그래서 그들에게 하나라도 더 주고 싶고,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 먼 타국에서 한국까지 인연을 맺어 온 사람들인데 그들이 어려움 없이 지냈으면 하는 마음이 가장 크다”
이런 조 씨의 진심을 알아서 일까? 실제로도 많은 다문화가정에서 일어나는 크고 작은 문제와 갈등해소를 위해 조 씨를 찾는 이들이 많다고 한다.
특히 문화적인 차이로 인해 생기는 다문화 부부들의 갈등이 헤어짐으로 이어지는 것을 막으려고 애쓴다고 했다.
“부부싸움을 하고 날 찾아와 고민을 상담하고, 내가 잘 타일러서 화해시키고, 다시 잘 지내는 모습을 보면 정말 ‘내 자식’같은 기분이 든다. 어떤 때는 아기가 생기지 않아 고민하는 이들에게 붕어즙을 지어준 적이 있다. 붕어즙을 먹고 임신이 됐다며 찾아와서 감사하다고 인사하고 가면 마치 손자를 본 기분이다”
우리사회는 국제결혼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또한 다문화가정과 자녀들이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현실은 그들을 ‘한국으로 결혼을 온 외국인’으로만 바라보는 시선이 대부분이다. 이로 인해 생기는 문제는 모두가 함께 고민하고 해결해야 하는 것이다. 그 선두에는 조 씨가 있다.
“더 많은 것을 해주고 싶은 마음은 가득하지만 그러지 못해 많이 미안할 뿐이다. 하지만 작은 것이라도 꾸준히 그들을 위해 움직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