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촌한옥마을이 완공 3년째를 맞았지만 여전히 정상운영이 불투명해 비난이 일고 있다. 시설 내 임대를 통해 입주한 전통체험장 등이 수익성 악화 등을 이유로 하나 둘씩 떠나면서 빈 곳이 늘고 있는 실정이지만 경주시는 아무런 대책조차 마련하지 않고 있어서다.
이 때문에 한옥마을 조성과 함께 월정교와 반월성, 첨성대, 안압지 등과 연계한 신 관광콘텐츠 탄생에 큰 기대를 품었던 시민들로부터도 외면 받고 있다. 교촌한옥마을은 경주역사문화도시조성사업으로 국비와 지방비 215억1800만원을 들여 2012년 9월 교동 64-5번지 일원에 대지 7563㎡, 건축면적 1388㎡ 규모로 조성됐다.
시는 교촌한옥마을 운영 프로그램 및 각종 행사 아이템 개발 등을 위해 전문 기관에 수탁 관리하기로 결정하고 공개모집을 통해 같은 달 (사)전통문화진흥원과 위·수탁 협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출발 전부터 갈등을 빚어오다 결국 2013년 3월 수탁업체의 무단용도 변경, 과다 임대료 징수 등 운영상 위반사항을 들어 위·수탁협약 해지를 통보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에 따른 법정공방으로 시간을 끌어오다 결국 지난 4월에야 법원은 경주시의 손을 들어주었고, 교촌한옥마을의 운영주체가 시로 넘어왔다. 그러나 지루한 법정공방 기간 동안 경주시는 운영 관련 계획조차 제대로 수립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면서 관광정책에 허점을 드러내고 있다.
한옥마을은 체험장 9동, 전통음식·요리 2동, 전통찻집, 특산물판매장, 관광안내소, 공중화장실 등 문화체험시설 15동과 최부자 아카데미 교육장, 생활관, 홍보관 등 교육공익시설 4동 등 총 19동으로 구성돼 있다.
이중 임대시설은 모두 12동이며, 현재 임대 중인 곳은 7동뿐이다. 나머지 5동은 이미 문이 닫힌 상태이며, 임대 중인 7동도 음식점과 찻집을 제외한 나머지 체험장은 수익성 악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한다.
상황이 이런데도 시는 임대가 만료되는 내년에 한꺼번에 계약한다는 계획만 있을 뿐 정확한 방침조차 마련하지 않고 있어 입주를 원하는 업체가 들어오지도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로 인해 경주시의 제대로 된 운영으로 활성화를 기대한 입주업체들로부터 원망을 사고 있다.
특히 시가 이렇다 할 운영방안을 세우지 못하는 동안 전통문화 체험 등을 위해 이곳을 찾은 관광객들의 실망감도 높아지고 있다. 경주시가 관광활성화를 위해 새로운 명소로 조성한 교촌한옥마을이 면밀하지 못한 행정으로 인해 피해를 입는 사례가 더 이상 있어서는 안 된다.
특히 관광객 2000만을 목표로 하고 있는 경주시의 관광정책이 이처럼 허술하다면 관광객들이 발걸음을 돌리게 될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지금이라도 교촌한옥마을 활성화를 위한 대책을 마련하고, 시민과 관광객들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총력을 기울이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