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완공된 교촌한옥마을이 수탁업체와의 갈등에 이어 시 행정 편의주의와 무관심으로 방치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시는 운영 관련 계획도 세우지 못해 완공 3년째를 맞은 교촌한옥마을의 활성화는 여전히 불투명한 상태다. 교촌한옥마을은 경주역사문화도시조성사업으로 국비와 지방비 215억1800만원을 들여 2012년 9월 완공됐다. 한옥마을은 전통문화 체험을 위한 체험장 9곳과 전통음식과 요리점 2곳, 전통찻집 특산물판매장, 관광안내소, 공중화장실 등 문화체험시설 15동과 최부자 아카데미 교육장, 생활관, 홍보관 등 교육 공익시설 4곳 등 총 19동으로 구성돼 있다. 당시 교촌한옥마을은 첨성대와 반월성, 그리고 곧 완공될 월정교와 함께 어우러져 경주의 새로운 관광콘텐츠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3년이 지난 교촌한옥마을은 주인 잃은 빈 한옥이 점차 늘고 있는 실정이다. 최부자 아카데미 교육장 등 교육 공익시설 4동과 관광안내소, 특산물판매장, 관광안내소, 화장실 등을 제외한 12곳의 문화체험시설 중 현재 임대 중인 곳은 7곳뿐이다. 나머지 5곳은 문이 닫힌 상태이며 임대 중인 7곳도 음식점과 찻집을 제외한 나머지 체험장은 수익성 악화로 체험장 유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A 임차인은 “평일에는 손님이 없어 인건비도 못 건지는 상황”이라며 “평일에 문을 열지 않는 체험장도 있다”고 말했다. -민간위탁자와의 소송 때문? 경주의 새로운 관광콘텐츠가 되리라 기대했던 교촌한옥마을이 빈집으로 남겨진 원인은 지루한 법정공방 여파가 한몫을 차지하고 있다. 시는 교촌한옥마을 운영 프로그램 및 각종 행사 아이템 개발 등을 위해 전문 기관에 수탁 관리해 전문성을 높일 계획이었다. 이에 따라 시는 2012년 7월 교촌한옥마을 민간위탁사업자를 공개 모집하고 올해 12월까지 위·수탁 협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교촌한옥마을의 정착을 위해 힘을 모아야할 시와 위·수탁업체는 한옥마을이 정식 오픈되기 전부터 삐걱대기 시작했다. 시는 2013년 2월 수탁업체의 무단용도 변경, 계약체결, 과다 임대료 징수 등 운영상 위반 사항을 들어 시정명령에 이어 다음달 교촌한옥마을 관리운영 위·수탁협약 해지를 통보했다. 이에 업체의 법적 대응으로 지루한 소송이 이어졌고 그 결과 지난 4월에야 시의 승소로 끝이 났다. 2년여를 끌어온 소송으로 교촌한옥마을은 방치됐고 한옥마을에 입주한 임차인들은 손해를 감수하며 한옥마을을 떠나는 결과를 초래했다. -한옥마을 운영 주체는 지자체! 소송 결과에 따라 현재 교촌한옥마을 운영은 온전히 시의 몫으로 돌아왔다. 시의 운영으로 교촌한옥마을 입주 업체들은 한옥마을 활성화를 고대했지만 4개월이 흐른 교촌한옥마을은 변한 것이 없다며 시의 무대책을 지적했다. 입주업체 관계자는 “이곳에 들어오려고 하는 업체도 있지만 시는 빈 한옥을 방치하고 있고 활성화 방안도 내놓지 못하고 있다”면서 “시가 이곳에 관심이 있는지 의문이다”고 말했다. -관망하는 시 교촌한옥마을 운영을 담당하고 시가 비어있는 한옥을 임대하지 않고 방치하고 있는 이유는 내년 임대가 만료되는 곳과 한 번에 계약하기 위해서다. 시 관계자는 “비어있는 곳을 임대하기 위해서는 공모 절차 등 시간이 걸린다”면서 “내년에 계약 만료되는 곳과 함께 공모를 통해 한꺼번에 하는 것이 낫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꺼번에 공모할지 따로 할지 아직 정해진 것은 없는 상황이다”고 밝혔다. 시가 운영방안을 세우지 못하고 방치하면서 교촌한옥마을은 관광객에게 외면받고 있다. 한옥마을을 찾은 한 관광객은 “한옥과 전통체험 등을 할 수 있다기에 찾았지만 문이 닫혀있어 당황했다”면서 “볼 것이 없는 한옥마을이었다”고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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