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로 시작한 일이 이루고 싶은 목표가, 꿈이, 삶의 활력이 되어버린 사람이 있다. 바로 우원현(60) 씨다. 어릴 적 소아마비로 인해 지체장애를 가지고 있는 우 씨는 목공예 속에서 삶의 활력과 이유를 찾는다.
우 씨가 처음부터 목공예를 한 것은 아니다. 손재주가 유독 좋았다는 우 씨는 초등학교를 졸업 후 오토바이 수리하는 일을 배워, 그 일을 업으로 25년을 해왔다고 한다. 나이가 들면서 몸은 불편해지고 무거운 오토바이를 다룰 수 없게 되자 건강을 위해 10년 공백의 시간을 가진다. 그리고 손에 다시 잡은 것은 차가운 기계가 아닌 ‘나무’였다.
“나이가 50이 다 되어서 새로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취미로 나무를 가지고 조금씩 조각을 하고, 생활에 필요한 물건들을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나무를 다루기 시작한지 10년. 그동안 직접 만든 장식품, 장롱, 상, 곰방대 받침, 바둑알통, 장식장 등의 다양한 작품 300여 점이 집안을 가득 채웠다. 언뜻 보기에도 취미로 시작한 작품치고는 완성도가 심상치 않은 작품들. 전문적으로 배워서 만들었을 것 같은 작품들은 모두 우 씨가 독학으로 익힌 솜씨의 결과였다.
“전문적으로 배운 적은 없습니다. 목공소와 공방을 가끔 들려 어깨너머로 보며 연습하고, 보강하며 나만의 방식이 되어버린 것입니다”
야간 아파트 경비를 하며 퇴근 후 조금씩 시간과 공을 들이며 머릿속으로 그려놓은 설계대로 작업을 한다.
“적게는 몇 달을 길게는 1년 이상의 시간을 들여서 완성된 작품들도 있습니다. 처음 나무를 만질 때만 해도 이렇게까지 진지하게 하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웃음)” “팔려고 만든 물건이 아니기 때문에 팔지는 않습니다. 호랑이가 가죽을 남기듯이 유명하지는 않지만 ‘우원현’ 이라는 인간이 남긴 작품으로 남아주기를 바라며 만든 것들입니다”
우 씨는 2015경북장애인기능대회 목공부문에서 동상을 받았다. 매년 대회에 참가하고 있지만 아직 금상을 타보지는 못했다.
“금상에 대한 운이 없는 것 같습니다. 매번 작은 실수로 인해 은상과 동상에서 머물게 됐습니다. 금상을 타는 것과, 비록 독학으로 익힌 기술이지만 제 기술을 전수할 후계자를 찾는 것이 목표입니다(웃음)”
금상을 타는 것과 후계자 육성의 꿈은 그에게는 목표이자 도전과제다. 그리고 또 한 가지 우 씨가 해보고 싶은 것은 ‘재능기부’라고 한다.
“제 기술이 필요한 곳에 재능기부를 하는 것도 꼭 한번 해보고 싶은 일입니다. 제가 스스로 익힌 기술로 누군가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은 생각만 해도 너무 행복한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