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불교미술을 대표하는 국보 제83호 금동반가사유상이 경주에서 최초로 전시되고 있다.
국립경주박물관은 21일부터 11월 1일까지 개관 70주년을 기념하고 실크로드 경주 2015의 성공 개최를 위해 ‘신라의 황금문화와 불교미술’ 특별전을 개최한다.
특별전에는 금관총 금관 등 국가지정문화재 22건 30점을 포함해 600여점의 다양한 신라 문화재를 선보인다. 특히 신라시대 불상 중 최대 걸작인 금동반가사유상은 21일부터 8월 2일까지 2주간 공개된다.
신라의 문화를 전체적으로 살펴보는 국내 특별전으로서는 처음인 이번 전시는 지금까지 이뤄진 조사와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황금문화’ ‘능묘’ ‘대외교류’ ‘왕경’ ‘불국토’ 등 5개 주제로 구성했다.
◆황금의 나라 신라 부각
1부 황금문화에서는 황금의 나라 신라가 드러나게 된 과정을 담았다. 경주박물관에 따르면 신라의 황금문화가 시각적 표상으로 부각된 것은 역설적이게도 일제강점기 전후였다. 근대적 학문인 실증적 역사학과 고고학, 미술사학의 관점에서 신라문화가 재조명되며 문화재라는 새로운 의미와 가치가 등장한 것.
그 대표적인 사례로 1921년 금관총 금관의 발견이었다. 금관을 비롯해 처음 보는 신라의 황금 유물들이 세상에 불쑥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이러한 신라의 이미지는 인쇄술과 사진의 발달로 인해 더욱 생생하고 구체적인 모습으로 전달됐다.
천년 넘게 땅 속에 묻혀 있던 황금의 나라 신라는 이렇게 드러났다. 이에 따라 박물관은 1부에서 일제강점기 때 발굴된 신라의 황금 유물 위주의 전시를 마련했다. 대표적인 전시품은 금관총에서 발굴된 국보 제87호 금관과 금제관식, 국보 제88호 금제 허리띠와 드리개, 국보 제90호 보문동합장분 출토 금귀걸이, 보물 제456호 노서동 출토 금목걸이 등이다.
◆신라 왕릉 실체와 의의 담아
2부 능묘에서는 신라 왕릉의 실체와 의의가 세상에 알려지는 과정을 담았다. 박물관측은 광복 이후 우리 손으로 시작한 신라능묘의 발굴은 1970년대 큰 전환기를 맞았다고 밝혔다.
특히 70년대는 경주고도개발사업이 추진되면서 천마총과 황남대총을 비롯해 시내의 대형 능묘들이 발굴되며 신라문화에 대한 폭발적인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이에 대한 성과는 1974년 10월 대릉원 개장과 이듬해 7월 신축 개관한 국립경주박물관에서 공개됐었다.
2부에서는 이러한 과정을 보여주는 광복 이후 신라능묘 출토품과 금제 관식, 은제 관모 등 천마총, 황남대총의 화려하고 다양한 부장품을 전시하고 있다. 주요 전시품으로는 천마총 출토 국보 제189호 금제 관모와 보물 제618호 금제관식, 황남대총 남분에서 출토된 국보 제194호 금목걸이, 보물 제632호 은제 팔뚝가리개 등이다.
◆신라 국제교류 사실 생생이 전달
3부 대외교류에서는 신라가 국제교류를 활발히 펼쳤던 사실을 생생이 보여주고 있다. 1970년대 발굴 성과를 토대로 신라 마립간 시기의 각종 금제품과 돌무지덧널무덤의 연원을 북방 초원지대로 보는 설이 제기됐다.
또 중국 당, 중앙아시아, 인도에까지 구법승이 오갔던 신라 통일기의 국제적 성격도 거론됐다. 이러한 관점은 신라문화 연구의 다각화와 함께 그 범위와 시야를 넓힐 필요가 있음을 환기시키게 된 것.
특히 3부는 신라의 국제 활동이 실크로드 경주 2015의 주제와 맞물리면서 전시의 의미를 더욱 높이고 있다. 주요 전시품은 황남대총 남분에서 출토된 국보 제193호 봉수형 유리병, 보물 제635호 계림로 보검 등이다. 또한 경주고에 소장된 무인석상 등이 전시되고 있다.
◆신라 왕경 구조와 특징 한 눈에 본다
4부 왕경에서는 대형 능묘 발굴이 일단락 된 뒤 시작된 신라왕경의 전모를 파악하기 위한 조서에 대한 성과들이 전시됐다.
월지와 황룡사터 등의 대형 유적 발굴과 생활유적들이 조사돼 왕경의 구조와 특징에 대해 살펴볼 수 있다. 우러지의 용얼굴무늬 기와와 보상화 무늬 전, 황룡사터의 각종 공예품, 경주박물관 남쪽 부지 출토 동궁아(東宮衙)가 새겨진 단지 등이 주요 볼거리다.
◆융성한 신라 불교문화 한자리에
5부 불국토에서는 신라 불교문화의 융성을 보여주는 불상과 불교공예품이 전시됐다. 특히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는 금동반가사유상이 8월 2일까지 전시된다.
또 구황동 석탑의 국보 제79호 금제 아미타불좌상, 사천왕사터 출토 ‘동탑서(東塔西)’가 새겨진 금동 장식, 경주경찰서 소장의 부처가 새겨진 탑신석(외동읍 입실리 절터) 등도 주목받고 있다. 이밖에 ‘신라’를 소재로 한 이응노, 박대성, 배병우 작가들의 작품도 함께 전시되고 있다.
이영훈 국립경주박물관장은 “실크로드경주 2015와 연계해 신라시대 황금유물을 주제별로 전시해 경주와 경북, 나아가 한국 문화의 우수성을 알리고 세계문화와 소통하는 계기를 마련하기 위해 특별전을 기획했다”며 “신라를 바탕으로 21세기 우리 문화 융성케 하는 법고창신의 정신을 되새기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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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동반가사유상 관람 서두르세요!
신라시대를 대표하는 국보 제83호 금동반가사유상을 경주에서 감상하기 위해서는 서둘러야 한다. 21일부터 8월 2일까지 단 2주간만 전시되기 때문. 경주박물관 측에 따르면 당초 금동반가사유상은 실크로드 경주 2015 기간 동안 전시하기로 계획했었다.
그러나 국립중앙박물관이 올해 초 기획한 전시회와 기간이 겹치면서 경주에서의 전시가 축소됐다는 것. 국립중앙박물관은 9월 25일부터 11월 15일까지 열리는 용산이전 개관 10주년 기념 고대불교조각전에 국보 제83호 금동반가사유상을 전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