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창 고(故) 장월중선(1925-1998張月中仙)은 경주태생은 아니지만 경주의 국악계의 효시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리고 현재 그의 장녀인 정순임 선생에 의해 판소리의 맥이 4대 이상 걸쳐져 오고 있다. 장월중선 명창의 국악세계를 학술적으로 조명하기 위해 (사)한국판소리보존회 경북지부(지부장 정순임)에서 주관한 경주 판소리명가 ‘명창 장월중선 학술대회’가 지난 10일 The-K호텔에서 전국의 국악명인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이 날 특히 본격적인 학술대회에 앞선 기념공연에서는 선생의 제자인 김일구 선생이 제자들과 함께 한 ‘김일구류 아쟁 산조합주’와 아쟁 산조를 직접 연주해 이번 학술대회의 의미를 더했다. 이 공연 중 정순임 선생은 흥에 겨운 춤사위를 벌이기도 했다.
이번 학술대회는 ‘장월중선류 아쟁산조의 재조명’이라는 주제로 단국대 서한범 명예교수가 좌장을 맡았으며 ‘장월중선류 아쟁산조의 계보와 음악적 위상’에 대해 황미연 전라북도 문화재 연구원이 발표했다.
또 ‘장월중선류 아쟁산조의 음악적 특성’에는 이관웅 중앙대학교 교수가, ‘김일구류 아쟁산조와 서용석류의 비교연구’에 대해서는 김용호 국립남도국악원 연구원이 발표했다.
이번 학술대회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국악인이자, 국악 발전에 한 평생을 살아온 장월중선 선생의 국악세계를 재조명함으로써 국악 발전의 발자취를 확인하고 향후 발전방향을 모색하는 기회가 됐다.
한편 한국판소리보존회는 장월중선 선생의 학술연구 성과를 올 하반기에 연구집으로 편찬해 전국 도서관과 대학 등 관련 기관에 배부할 예정이다.
선생은 동편제와 서편제 소리뿐 아니라 기악과 춤에 능했다. 뿐만 아니라, 불교음악과 춤을 배웠고 살풀이와 승무를, 태평무, 한량무 등을 배웠다.
1963년 경주에서 관광요원교육원이 문을 열게 되자 경주에 자리를 잡게 되고 이때부터 경주에서 민속음악을 전승하고 이곳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전통예술을 감상하도록 하기 위해 경주시립국악원을 만들어 소리, 악기, 춤을 무료로 가르쳤다.
이후 1981년 신라예술단을 창단하고 판소리, 가야금병창, 아쟁, 거문고, 춤, 그리고 작곡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재능을 갖춘 장월중선은 경주의 예술인들을 이끌었고 1977년에는 전국국악경연대회 최고상을 수상하며 1993년 경상북도 무형문화재 제19호 가야금병창 기능 보유자로 지정됐다.
이번 학술대회는 호남위주였던 국악계에 경주가 한국 국악의 새로운 보금자리로 떠오르는 일도 고무적인 일이겠으나 장월중선 선생을 기억하고 선생의 업적을 계승하는 작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