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시로부터 사회단체 및 민간경상보조금을 지원받고 있는 각 단체들의 신용카드사용 비율이 극히 낮은 것으로 나타나 엄격한 관리가 요구된다. 특히 이 같은 현상이 매년 반복되고 있지만 전혀 개선되지 않고 있는 것은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최근 경주시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 문화예술과의 경우 지난해 보조금으로 지원한 13개 사업 중 총 사업비 대비 신용카드 사용율이 10%도 채 안 되는 사업이 5개나 됐다. 모 단체는 2억원이 넘는 보조금을 받고도 신용카드를 사용한 돈은 한 푼도 없었으며 또 다른 단체는 2000만원 가량의 보조금을 받고도 신용카드로 결제한 금액은 고작 60여만원에 불과했다.
보조금을 신용카드로 사용하지 않고 현금을 사용한 경우는 문화예술과 뿐만 아니라 각 부서별로 거의 유사한 실태를 보이고 있다. 보조금 중 인건비 등 현금을 지급할 수밖에 없는 경우도 있지만 물품구입비나 행사진행의뢰비 등은 대부분 카드결제가 가능하다. 하지만 보조금을 받고 있는 다수의 단체 및 기관들은 이를 지키지 않고 있어 보조금 사용의 투명성 확보는 요원한 실정이다.
지자체에서 지원하는 각종 보조금은 민선시대에 선심성 예산집행의 대표적인 케이스로 늘 논란이 되어 왔다. 선거직들은 보조금으로부터 늘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었다. 그리고 보조금으로 우군을 만든다는 비판도 받아 왔다.
꼭 필요한 사업에 대해서는 규정에 따라 보조금을 지원하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다만 지원 후 관리소홀로 예산이 제대로 사용되지 않고 있다면 보조금 지원의 의미가 퇴색될 뿐만 아니라 혈세만 낭비하는 형국이 된다.
지금 중앙부처나 각 기관에서 예산을 지원하는 공모사업이나 보조금지원사업의 경우 대부분은 카드사용이 의무화돼 있으며 이를 철저히 준수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그리고 위반 시 차기 사업에 참여할 수 없도록 하는 강력한 조취를 취하고 있다. 그러나 기초자치단체의 경우, 신용카드를 사용하지 않고 슬그머니 넘어가는 사례가 근절되지 않는 것은 서로의 관계를 고려해 봐주는 풍토가 저변에 깔려 있기 때문이다.
보조금은 ‘경주시 지방보조금관리조례’에 따라 심의위원회에서 전문적인 심사를 거쳐 지급되며 목적 외 사용을 할 경우 교부취소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지만 지금까지 보조금을 사용하고 문제가 된 상황은 찾기 어렵다.
보조금은 시민들의 혈세다. 따라서 예산을 투명하게 사용하는 신용카드사용의 정착은 반드시 필요하다. 그리고 불분명한 보조금 사용 단체에게는 강력한 조치 또한 요구된다. 시의회는 이러한 불투명한 관행이 반복되지 않도록 예결산 심사과정에서 철저히 살피고 개선하는데 주력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