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지역이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으로 인한 불안감을 떨쳐내고 청정지역으로 돌아왔다. 동국대 경주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131번 메르스 확진환자 윤모(59)씨가 지난달 22일 완치·퇴원한 뒤 추가 환자가 발생하지 않았다. 또 자가 격리 및 능동감시 등 메르스 모니터링 대상자도 지난 6일자로 모두 해제돼, 경주지역에는 단 한명도 남지 않게 됐다.
경주에서 메르스 공포가 확산된 것은 지난 5월 29일 평택에서 발생한 메르스 환자 2명이 동국대 경주병원 격리병동에 입원하면서부터다.
특히 지난달 12일 경주거주 고교교사 윤씨가 메르스 확진판정을 받으면서 불안감은 더욱 커졌다.
이로 인해 경주시는 윤씨가 다녀간 지역 3개 병원에 대해 휴진조치를 내리고, 비슷한 시간대에 이들 병원을 다녀간 130여명을 모니터링 대상자로 분류하면서 불안감은 정점을 찍었다.
또 이를 포함해 확진자 1명과 의심환자 3명을 역학조사하고, 자가격리 97명, 능동감시자를 86명을 분류해 모니터링했었다.
그러나 다행히 모니터링 대상자 가운데 추가 확진환자가 발생하지 않았고, 6일 현재 모니터링 대상자도 ‘제로(0)’로 평온을 되찾게 됐다.
이에 따라 경주시보건소는 지난 7일 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 같은 사실을 전하고, 경주가 메르스를 완전 극복했다고 밝혔다.
시 보건소는 그동안 메르스 차단예방을 위해 24시간 비상체계를 구축하고 보건소에 메르스 의심환자 전용 진료공간을 확보해 운영했다.
또 경찰·소방구급대와 연계한 이송체계를 유지하고 병·의원, 약국을 통한 질병 모니터망 291개소를 운영하는 등 메르스와의 보이지 않는 전쟁을 펼쳐왔다.
시는 메르스에서 완전 벗어나면서 다가오는 KBO 총재배 야구대회, 화랑대기 축구대회, 실크로드경주2015 등 다양한 행사가 행사가 성공적으로 치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그동안 절반 가까이 감소했던 관광객들이 다시 경주를 찾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전점득 보건소장은 “메르스 사태가 경주지역에서 빠르게 안정을 찾은 것은 시민과 유관기관의 적극적인 협조가 있어 가능했다”며 “특히 메르스 현장에서 헌신적으로 치료를 해준 동국대경주병원 의료진과 직원들의 노고에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경주 관광시장 등 회복세 뚜렷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으로 지난 6월 한 달 큰 타격을 입은 경주 관광시장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8일 경주시에 따르면 7월 들어 첫 주말인 지난 6, 7일 보문관광단지, 동부사적지 등에는 시민과 관광객의 발걸음이 이어지면서 다시 활기를 찾고 있다.
특히 5일부터 7일까지 경주의 대표 관광지인 대릉원과 동궁과 월지에는 관람객 수가 예년 수준을 회복했다.
이 기간 동안 대릉원에는 4652명, 동궁과 월지는 1만3579명이 찾아, 지난해 같은 기간 각각 6287명, 1만3613명 대비 약 74%와 99% 수준으로 관광도시 경주의 면모를 되찾아가고 있다. 지난 6월에는 대릉원을 찾은 관람객은 2만9614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 7만9091명에 비해 63%나 감소했다.
동궁과 월지는 5만9700명으로 지난해 11만7361명 대비 약 50% 가량 줄어 메르스 한파가 매섭게 불었었다.
재래시장도 예년만 못하지만 장날에는 많은 시민들이 찾아와 지역 경기 회복에 신호탄이 되고 있다.
장날인 지난 2일 경주중앙시장에는 야채, 과일, 생선 등을 구입하려는 주민들이 눈에 띄게 증가해 모처럼 활기를 되찾는 모습이었다.
과일을 판매하는 중앙시장의 한 상인은 “메르스 확진환자가 발생한 지난달 12일 이후 시장을 찾는 사람이 급감해 생계에 어려움을 겪었다”면서 “지난달 말 장날부터 조금씩 늘기 시작했다. 앞으로 계속 재래시장을 이용하는 사람이 늘 것으로 보인다”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경북관광공사 등에 따르면 보문관광단지 내 호텔 등의 투숙률도 6월 30%대까지 떨어졌다 최근 70%로 증가하는 등 활력을 되찾고 있다.
주말에는 투숙률이 100%에 이르고 있다는 것이 관광업계의 설명이다. 또 그동안 뜸했던 예약관련 문의도 늘고 있다.
경주의 한 물놀이 시설에는 메르스 여파로 6월 입장객이 절반 가까이 떨어졌다 이달 들어 예년 수준을 회복하고 있다.
예년에 1일 평균 4000여명이 찾았지만 지난달에는 절반 수준에 그친 것. 그러나 최근 들어 입장객 수가 증가하면서 예년 수준을 회복했다. 또 한동안 뜸했던 예약 문의도 잇따르고 있다.
이로 인해 이들 호텔 등의 업계는 본격 휴가철인 7월말~8월 중순에는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회복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수학여행 등 단체 관광객이 모두 예약을 취소하면서 상당한 타격을 입은 불국사 숙박단지도 7월 중순부터 이어지는 KBO 총재배 야구대회, 화랑대기 축구대회 기간 선수 및 선수단 등의 예약이 이어져 어느 정도 회복할 것으로 보고 있다.
6월 감소세를 보인 신경주역 KTX 승객수도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 6월 첫째주 승객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5% 감소하는 등 한 달 동안 20% 이상 승객수가 줄어들었지만 7월 첫째주에는 감소 폭이 19% 수준으로 소폭 증가했다.
경주시는 지난 6일자로 메르스 의심환자가 발생하지 않고 모니터링 대상도 ‘0’명을 기록하는 등 메르스 상황이 사실상 종식됨에 따라 곧 관광도시 경주의 제모습을 찾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시 관계자는 “7월 첫 주말 관광객 수가 예년 수준으로 회복되고 있다. 메르스 청정지역으로 복귀한만큼 향후 더 많은 관광객이 찾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메르스 여파로 침체된 지역 경제 살리기에 전 행정력을 동원하겠다”고 밝혔다.
-연기됐던 각종 문화행사도 줄이어
메르스 여파로 잠정 연기됐던 각종 문화행사 등이 7월 들어 다시 시작한다. 6월 한 달 동안 공연이 취소됐던 봉황대뮤직스퀘어는 10일 가수 유열, 권인하, 우순실의 공연을 시작으로 17일 이용, 민혜경, 24일 경주연예인 빅쇼, 31일 015B의 공연이 당일 오후 8시 봉황대 특설무대서 진행된다.
메르스 불안으로 잠정 연기됐던 전국노래자랑 경주시편 녹화도 오는 18일 오후 5시 황성공원 실내체육관 앞에서 열린다.
보문국악공연도 4일부터 18일까지 매주 토요일 오후 7시 30분, 24일부터 31일까지는 매일 오후 7시 30분 보문야외공연장에서 판소리, 가야금병창 등 전통음악 공연을 선보인다.
지난 4일 경주교촌마을에서 열린 교촌문화공연 ‘비형랑’이 시작되자 500여명의 관광객들이 몰려 그동안 한산했던 이곳 광장을 가득 메우기도 했다.
교촌문화공연은 오는 9월까지 매월 첫째 토요일 오후 5시에 열린다. 이외에도 18일부터 첨성대 일원에서는 ‘2015 꽃밭 속의 작은 음악회’, 경주향교 전통혼례 체험프로그램, 경주예술의전당에서는 실버명화극장, 제86회 한국의 명인명무전 등의 문화행사가 줄을 잇고 있다.
시 관계자는 “문화행사 등이 연기되면서 지역 경제가 더욱 침체되는 주요 원인이었지만 7월부터는 계획된 행사가 모두 진행된다”면서 “볼거리와 즐길거리를 통해 시민과 관광객들이 더욱 많이 참여할 수 있도록 홍보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