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운 최치원이라는 하나의 주제로 뮤지컬, 캐릭터, 만화를 동시에 제작하는 사업이 국비를 따냈다. 지난 4월, 최치원과 신라오기가 한국콘텐츠진흥원에서 주관한 2015년 지역특화 문화콘텐츠 개발 사업에 선정된 것이 그것. 전국 공모사업으로 경북도내에서만 22개 사업이 신청됐고 경주시와 (재)경주문화재단도 응모했었다. 경주예술의전당 김완준 관장은 경주예술의전당이 내세울 수 있는 브랜드 상품이 없다는 것을 부심하던 끝에 ‘경주예술의전당에 가야 그 공연을 볼 수 있는’ 공연을 찾고 있었다. 예산 확보가 어렵던 중, 김인호 경주예술의전당 공연팀장이 공모 사업을 알게 되었고 최치원 공연으로 결정해 공모에 도전했다. 뮤지컬 ‘고운 최치원’은 물론 신라오기, 만화, 캐릭터화, 고운 벨트 등으로 철저한 기획을 해 60개 지자체가 참여한 가운데 최다 국비를 확보하는 쾌거를 이룬다. 뮤지컬과 연계된 전략적인 문화콘텐츠가 적합했고 이것이 적중했다는 평이다. 이번 선정으로 국비 4억3000만원을 지원 받으며 시·도비 1억원 및 자부담 1억1000만 원 등 총 7억여원으로 (재)경주문화재단에서 뮤지컬 ‘고운 최치원’을 제작 공연하게 됐다. 고운 최치원 선생은 중국의 최고 지도자인 시진핑 주석이 한·중 정상회담에서 최치원의 시(범해)를 인용할 정도로 중국에서도 높이 존경받는 인물이다. 경주예술의전당 김완준 관장은 “흥미를 유발하기 위한 요소를 보완하기 위해 대중성을 충분히 지닌 작가를 섭외했다. 최치원이라는 주제와 실크로드의 산물로서 뮤지컬 최치원을 1차로 제작한다. 그리고 좀 더 풍성하고 뮤지컬 내용을 잘 소개할만한 재미있는 해설서로서 만화 고운 최치원을 제작 계획중이다. 경주관광으로 연결하기 위해 최치원이라는 대학자의 이모티콘을 만들어 캐릭터화 할 예정이기도 하다. 이 캐릭터가 경주 관광을 소개하는 형식과 함께 최치원이 안내하는 신유학의 길도 선보인다”고 했다. 김인호 팀장은 “최치원의 신라오기를 무대에 올려 공연할 것이다. 신라오기란 최치원이 지은 ‘향약잡영오수’에 등장하는 다섯 가지 놀이로 전통 공놀이(금환), 가면을 쓴 배우들의 재담과 우언극(월전), 신라탈춤(대면), 남색 가면 무용(속독), 신라사자춤(산예) 등이 있다”고 설명했다. 뮤지컬과 만화의 주된 시나리오는 제1막, 한·중 정상회담의 장면으로, 현재로부터 출발한다. 최치원의 시를 인용하며 양국 간의 우호와 활발한 교류를 강조하고 있는 한 ·중 정상회담의 씬이 그것이다. 제2막에는 서라벌에서의 최치원의 어린 시절을 다루며 실크로드를 통해 건너온 오기(五伎) 공연이 펼쳐진다. 어린 최치원이 서역과 중국의 선진 문화를 탐닉하자 아버지 최견일은 어차피 6두품의 한계를 뛰어넘을 수 없다고 여겨 12살의 어린 최치원을 당나라로 유학 보낸다는 내용이다. 제3막에서는 장원급제 후 율수 현위에 오른 최치원, 각고의 노력 끝에 18세에 장원급제를 한 청년 최치원은 풍류남아의 면모와 외로운 이방인의 모습을 동시에 보여준다. 제4막에는 당나라에서 ‘토황소격문(討黃巢檄文)’ 한 편으로 황소의 난을 진압하고 천하에 이름을 떨치는 최치원을 그린다. 제5막에서는 신라에서 진성여왕에게 신라를 개혁하기 위한 시무십조를 올리지만 귀족들의 배척과 모함에 염증을 느낀 최치원은 조정을 떠난다. 제6막에선 세속을 떠나 자연에 귀의해 전국 각지에 자취를 남기며 풍류정신을 탐구하는 최치원을 묘사하며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이 뮤지컬의 스토리 구성은 동국대 강석근 교수와 신라문화유산연구원 김성혜 학술연구팀장의 자문을 구했다. 또 하나 주목해야하는 것은 경주시가 주요 리더 도시로서 주관해 지자체간 산재한 최치원 관련 유적도시를 연계해서 한 데 묶은 ‘고운 트레일’을 구성해 상생협력을 유도한다는 것이다. 수묵역사만화 ‘펀펀황조’에서 뮤지컬과 연계되는 만화를 언론에 연재 및 출판하고, 기획디자인 전문인 ‘아티존’과 지역의 문화관광 디자인업체 ‘갤러리 청와’에서 신라오기를 중점적으로 디자인 해 캐릭터를 마스코트화 하고 제작 상품화 한다는 계획도 알차다. 김인호 공연팀장은 “이는 스토리텔링을 활용한 신개념 관광 안내 콘텐츠를 창출하는 것이고 향후 예산이 더 지원된다면 스마튼 폰 게임 앱도 개발할 예정이다”고 덧붙였다. 김 관장은 “각 지자체에서 지자체를 홍보하기위해 만든 뮤지컬이 더러 있다. 대부분은 팩트에 치우쳐 흥미가 떨어지는 측면이 있다. 차제에 경주 뮤지컬의 수준을 보여줄 생각이다. 볼거리에 더욱 중점을 두자는 취지에 따라 실력있는 팀을 선정해 세트 디자인에도 신경을 썼다. 적은 예산이지만 지자체 수준에서는 쉽게 만날수 없는 수준을 지향하고 있다”면서 가장 역점을 두는 부분이라고 했다. 이 뮤지컬의 총 제작감독은 김완준 관장이 맡는다. 대구시립오페라단 창단과 함께 감독을 맡아 13년간 활동하고 대구국제오페라축제를 기획해 성공적으로 안착시키는 등 50여 편 오페라를 제작 및 출연한 김 관장의 저력을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일단 예산이 한정적이지만 경주를 대표하는, 경주예술의전당의 대표성을 지닌 브랜드 상품으로 선보일 생각이다. 공연에는 상당한 변수들이 따르지만 최선을 다해 준비하고 있다. 감동의 코드로 대중성까지 쫓는다는 전략이다. 지역 극장으로서 지역 출신의 인력들도 출연시킬 예정이다” 김 관장은 또 “이 작품을 성공리에 올리기 위해 집중하고 있다. 그간의 인맥을 동원해 작곡과 대본 작업, 연출, 무대디자인 등 기본적인 스텝 구성은 선정됐다. 아직 배우 캐스팅은 미정이지만 신진이면서 표현력과 가창력을 갖춘 가능성있는 이들을 섭외하고 있다. 뮤지컬은 드라마적 요소와 음악이 주다. 이 작업들이 완벽하면 효과 영상, 연출 등은 변주시키면 된다. 뮤지컬을 많이 제작한 유수한 기획사와 함께 협업체제를 공고히 할 것이다”고 했다. 대개의 경우 지자체에서의 공연은 단타성이 대부분이다. 경주예술의전당은 올해는 뮤지컬 최치원으로 가능성을 예고하고 잘 만들었다는 희망을 주는 해로 잡았다고 한다. 해를 거듭할수록 더욱 보강하고 수정하면서 다듬을뿐만 아니라 공연지도 경주를 중심으로 고운 벨트 지자체로도 확대해 공연하고 최종은 중국 진출이 목표라고 했다. 시는 최치원의 삶을 재조명하고 ‘2016년 중국인 한국방문의 해’를 맞아 인문한류아이콘을 육성할 계획이다. 공모사업 선정으로 유라시아 특급 ‘실크로드경주2015’ 행사에 뮤지컬 ‘고운 최치원’이 전 세계에 감동의 드라마를 선사하고 중국관광객증가 등 시대에 맞는 다양한 콘텐츠 개발과 마케팅 변화 등 새로운 한류문화브랜드 발굴로 경주가 글로벌문화융성 도시의 새장을 열 것으로 사뭇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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