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여성으로서 가장 아름다울 시기에 아이들의 기저귀를 빨고, 갈아입히는 일을 시작으로 58세인 지금 예순을 바라보면서 한국에 일을 하러 온 근로자들이나 유학생들에게 엄마와 같은 사랑을 베풀고 있는 이가 있다. 바로 손경숙(58)씨다.
“나누는 것이 행복하다는 것이었습니다. 내가 가진 것을 나눌 수 있다는 것에 행복을 느꼈지요. ‘아이들을 위해 내가 해줄 수 있는 것이 무엇이 있을까?’ 고민하다 작은 것부터 시작 했습니다”
처음 경숙씨가 찾아간 곳은 청각장애를 가지고 있는 아이들이 있는 시설이었다. 그곳에서 아이들을 위해 자신이 할 수 있는 작은 것부터 시작했다. 아기들의 기저귀를 갈아주고, 세탁, 청소, 아이들과 함께 놀아주고 글을 알려줬다고 한다.
그렇게 시작하게 된 봉사. 이웃을 위해 나누고 함께하는 봉사라는 행위는 이제 경숙씨에겐 아주 자연스러운 생활의 일부라고 한다.
시간이 흘러 경숙씨는 아이들뿐만 아니라 지역의 복지시설, 요양시설 등을 다니며 어르신들의 말벗이 되어주는가 하면, 또 한국에 돈을 벌기위해 온 외국인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게 여러 가지 도움을 주기도 한다.
“특별히 잘하는 것이 있어서 봉사를 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저 어르신들과 함께 이야기 하고 노래도 부르고, 춤을 추는 것이 즐겁습니다. 외국인들에게 하는 것도 마찬가지에요. 그들 역시 고향인 나라에서는 귀한 자식인데 머나먼 타국에 와서 피해는 당하면 안된다는 생각에 그들을 도와주게 됐습니다”
한국에서 겪는 어려움을 경숙씨가 직접적으로 해결해줄 수 있는 것은 많지 않지만 경숙씨에게 도움을 받은 사람들은 그를 단지 마음씨 좋은 한국 사람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그들에게 경숙씨는 ‘한국엄마’였다.
“인도에서, 터키에서, 스리랑카에서 한국에 왔던 아이들이 저를 엄마라고 부릅니다. 얼마 전에는 결혼을 한다고 청첩장을 보내줘서 직접 축하해주러 가기도 했어요. 많이 고마웠어요”
그들이 경숙씨를 ‘한국엄마’라고 부르는 것은 아마도 경숙씨가 어떠한 사심 없이 진심으로 그들을 대했기 때문일 것이다.
경숙씨는 현재 개인적인 사정으로 인해 봉사를 잠시 쉬고 있다. 하지만 곧 다시 봉사할 것이라고 한다.
“돈이나 물질적인 것이 아니더라도 건강한 몸만으로도 얼마든지 나눔을 할 수 있습니다. 자신이 알고 있는 것을 나누는 것도 봉사라고 생각합니다. 내가 알고 있는 사소한 것 하나가 이웃에게는 큰 도움으로 다가간다는 것을 알기에 앞으로도 계속 나눔을 실천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