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길이 약 28cm, 날개길이 약 15cm의 후투티(Hoopoe). 머리꼭대기의 깃털이 크고 길어서 우관(羽冠)을 이루고 자유롭게 눕혔다 세웠다 한다. 인디안 추장의 머리장식을 닮아서 ‘인디언 추장새’라고도 불리워지는 아름다운 새다. 해마다 4월경부터 6월경까지 후투티의 모성애 짙은 육추(부화한 새끼를 키우는 일)하는 장면을 앵글에 담으려는 전국의 많은 사진작가들이 경주 황성공원내 참나무 숲을 경쟁적으로 찾는다. 최근에는 이곳을 찾는 작가들의 수도 급증했다. 경주의 후투티가 4~6월까지는 작가들에게 더없이 좋은 모델인 것이다. 특히 황성공원은 자연적 생태계가 잘 유지되어있어 후투티를 비롯한 철새들이 서식하기에 최적의 환경이다. 황성공원의 후투티가 전국적으로 알려져 있는 것. 후투티는 날씨가 따뜻해지면 우리나라를 찾는 여름 철새로 새끼를 지극정성으로 키우는 모성애가 매우 강한 새다. 성건동에서 ‘송란 스튜디오’를 운영하며 대한민국 환경영상협회 전문위원이자 경북지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송란 최송자씨는 “황성공원의 후투티가 너무 아름다워서 전국의 사진작가들이 몰려든다. 매년 지켜본 바로는 둥지가 14군데 정도로 올해 최고로 둥지가 많았다. 그런데 후투티의 생육을 보호하는 차원에서 일정한 거리를 두고 촬영을 해야 하는데 망원렌즈나 삼각대 등의 장비가 없는 이들은 가까이 갈 수 밖에 없어선지 경쟁적으로 지나치게 가까이 접근해 사진을 찍는 것이 문제다. 거울이나 조명등 등 반사광까지 동원해 새들을 괴롭히고 있는 것이다”며 안타까워했다. “후투티는 원래 철새인데 이제는 경주 텃새가 됐을 정도로 경주에 많이 날아들고 있다. 전국 다른 지역보다 경주에서 월등히 많이 볼 수 있다. 철새로 날아왔다가 번식에 성공한 황성공원 같은 장소를 지속적으로 찾아와 번식 장소로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면서 후투티는 딱따구리가 집을 짓고 서식하다가 나간 빈 집을 이용해 둥지를 틀어 알을 까고 새끼들을 부화시킨다고 전했다. “다른 지역의 후투티와 경주의 후투티를 찍은 영상을 비교해보면 어미가 새끼에게 먹이를 주고는 총알같이 왔다 가버리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카메라를 너무 가까이 들이대고 거울을 비추는 바람에 어미새가 새끼들에게 먹이를 주면서 교감도 못하고 위협을 느껴 빨리 가버리는 것이다. 둥지가 안정감이 있어야 하는데 불안하니까 새끼들을 데리고 빨리 떠나버리는 것 같다” “작가들이 촬영할때 경주시에서 포토라인을 설치해 새들의 생존을 보호해주는 장치가 시급하다. 지나친 작가들의 촬영경쟁은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새 박사’라 불리는 조류 전문가 윤무부 박사는 전화 인터뷰에서 “내가 새 박사가 된 동기중 하나도 후투티의 아름다움에 반해서다. 이 새는 지금은 번식이 끝났다. 우리나라에서 이 새는 일년 내내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번식기에만 볼 수 있다. 아직 후투티는 보호종으로 지정되지 않았다. 외래종이지만 보호종으로 지정할 수 있으며 이를 위해서는 문화재 관리국에 신청을 해야한다. 후투티의 생태를 연구조사 하고 연구 보고서를 제출한다면 보호종으로 지정 가능하다. 후투티는 보호하면 번식을 잘하는 편이다”고 하며 포토라인을 설치하고 작은 안내판이라도 설치해 보호해야 한다며 최 지회장과 입장을 같이했다. 청딱따구리, 꾀꼬리, 오색딱따구리, 찌르레기, 황조롱이, 솔부엉이 등을 볼 수 있는 황성공원은 새들의 서식지로뿐만 아니라 환경의 보고로 손색이 없다. 공원내의 숲도 좋지만 근처 서천이 흐르고 있기 때문이다. 후투티의 사례를 반추하며 차제에, 관광객들의 지속적인 경주 방문을 위해서라도 경주 시민과 경주시의 환경에 대한 환기와 관심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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