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여파’가 경주 경제에 직격탄을 날렸다. 중앙상가와 보문단지 일대는 관광객 없는 정적만이 남아있었다. 메르스 발생으로 전국적으로 경제에 악영향이 미치고 있지만 경주는 국내 최대의 관광도시라 그 영향이 타도시에 비해 압도적이다. 여행업, 숙박업, 운송업, 유통업, 자영업까지 관광도시에 맞게 순환되는 경제활동이 그야말로 정지된 상태다. 또한 최근 침체된 분위기에서 탈피하려 했던 전통시장과 대형마트 역시 사람들의 발길이 끊어져 매출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 기자는 지난 21일, 메르스 상륙이후 지역경제의 현황을 알아보기 위해 중앙상가, 보문단지, KTX역 등을 다니면서 현장을 취재했다. #보문단지 관광객 발길 뚝! 숙박, 오락, 식당가 줄줄이 타격 보문관광단지는 경주를 찾는 방문객들이 가장 많이 찾는 곳으로 워터파크, 동궁원과 놀이공원, 숙박업소, 자전거와 ATV바이크를 즐길 수 있는 곳이다. 경주를 찾는 이들의 발길이 끊어지면서 보문단지내의 상인들은 한숨만 쉬고 있다. 숙박업소는 여행객들의 예약이 계속적으로 취소되고 있다. 이로 인해 숙박업에 근무하는 직원들도 줄었다. 1주일에 한번 휴무인 숙박업 종사자들은 1주일에 4일씩 휴무를 가지는 상황이 벌어져 울상을 짓고 있다. 한 호텔직원은 “근무일수별로 급여를 받는다. 의도치 않은 연이은 휴무로 인해 이달 급여가 걱정이다”며 “질병으로 인해 쉬는 것이다 보니 쉬는 날 외출도 쉽지가 않다”고 했다. 불국사쪽 숙박업소들도 단체여행객들의 예약취소가 이어져 울상이다. 특히 이곳은 주고객층이 해외관광객인데 중국과 일본 관광객들이 줄어들면서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자전거, ATV바이크 대여점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주말에는 자전거와 ATV바이크가 모자랄 만큼 많은 이들이 즐겼는데 지금은 사람이 없어서 한산했다. 심지어 자전거를 내놓지 않은 곳도 있었다. 특히 ATV바이크는 기다렸다가 탈만큼 인기가 있었는데 21일 당일 현장에서는 바이크를 타는 사람들이 거의 없을 정도로 조용했다. 자전거·바이크 대여업자는 “주말 이 시간이면 남아있는 바이크가 없어야 할 시간이다. 지난해 세월호 참사때는 사람들이 적긴 했지만 이 정도는 아니었다”며 “그나마 오늘은 대학생들이 방학을 시작해 나은편이다. 하지만 가족단위의 손님은 여전히 없다”고 했다. 식물원, 놀이공원, 테마파크 역시 찾는 이들의 발길이 많이 줄었다. 보문단지내의 식물원, 놀이공원, 테마파크 같은 경우는 작년 대비 적게는 40%, 많게는 70%정도 관광객이 줄었다. 지난해 주말 평균 500~2000명 정도였던 것에 비해 메르스 사태 이후 100~200명 남짓 방문하고 있다. 시설 주차장에는 차들이 제법 주차되어 있었지만 대부분 직원들의 차였다. 테마파크 관계자는 “주차장에 주차되어 있는 차들은 직원들의 차들이 대부분이다. 직원들 인건비도 나오지 않아 걱정”이라고 말했다. #중앙상가, 대중교통 이용자 줄어 어려운 상황은 마찬가지 중앙상가는 문화유적지와 인접해 있어 관광객들이 관광 후 식사와 쇼핑을 할 수 있는 곳이며 게스트 하우스가 있다. 특히 하교 후 학생들이 많이 찾는 곳이라 PC방, 노래연습장, 식당 등이 있어 지역 시민들도 많이 이용하는 곳이기도 하다. 게스트 하우스는 저렴한 가격과 이동이 용이한 지리적 이점으로 인해 이용하는 여행객들이 많았지만 메르스 사태이후 찾는 사람들이 줄어들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게스트 하우스 운영자는 “평균적으로 주말에는 30~40여명 정도가 이용했지만, 현재는 주말이라도 많게는 3~4명 적게는 1명이 올 때도 있었다. 그 1명도 외국인 여행객 이었다”고 토로했다. PC방, 노래연습장, 식당 역시 조용했다. 특히나 많은 사람들이 같은 물건을 이용하게 되는 PC방이나 노래연습장 같은 경우에는 메르스 여파가 어느 업종보다 컸다. 이 업종의 종사자들은 월세와 저작권료, 고정결제요금 등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러한 것들은 영업이 안 되더라도 고정적으로 나가는 지출이기에 상인들의 어깨에 부담감을 더 얹어주는 셈이다. 중앙상가는 지난 7일 즈음부터 학생들의 발길이 끊어졌다고 한다. 노래연습장을 운영하는 상인은 “노래연습장을 시작하고 이만큼 조용한 적은 처음이다. 중앙상가 같은 경우는 주 고객이 학생들인데 학생들의 발길이 끊어지니 상가전체가 침체된 분위기다”며 “정확히는 지난 7일부터 발길이 끊기며 인근의 다른 업체들은 서로 가격을 낮춰서 경쟁하는 ‘제 살 깎아 먹기’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본인소유의 건물에서 영업을 하는 사람들은 괜찮지만, 임대를 해서 하는 상인들은 이대로 가다간 가게 월세도 내기 힘들다”고 한숨을 쉬었다. #여행사 예약 취소, 대중 교통 이용자 크게 줄어 여행사에서 예약 받은 일정들이 취소되고 KTX 이용자와 택시, 버스 등의 대중교통의 이용자가 줄면서 렌터카와 여행사, 여행가이드들도 함께 힘들어지고 있다. 택시는 한쪽에 일렬로 주차되어 있지만 이용객들이 없어 기사들도 차를 주차해놓고 한숨만 쉬고 있었다. 한 택시기사는 “사람들이 없으니 돌아다니는 것보다는 택시 승강장에서 대기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이것도 답이없는 일이다”라고 했다. 버스 역시나 정상 운행은 하지만 평소보다 이용자는 적었다. 보문단지노선 버스기사는 “터미널 쪽에서 항상 많은 사람들이 탔는데, 차가 없는 지역사람들이 이용하는 것이 전부다”라며 “하루빨리 예전처럼 관광객들이 많이 왔으면 좋겠다”고 입을 모았다. 렌터카 업체들도 예약취소가 속출하고 있다. KTX역 인근의 렌터카 업체는 “메르스 여파로 주말 여행객들이 줄어들면서 렌터카 계약건수가 줄고 있다”며 “워터파크 이용객이 많은 경주는 사계절 중 여름이 성수기인데 성수기를 앞두고 고객이 줄고 있어 큰일이다. 따로 통계를 내놓은 자료는 없어 정확한 수치는 모르지만 체감적으로 70~80% 정도 이용객이 줄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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