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은 ‘경주 호우총 출토 청동 ‘광개토대왕’명 호우’와 ‘경주 남산 삼화령 석조미륵여래삼존상’등 4건을 국가지정문화재 보물로 지정 예고했다. 경주의 문화재 2건외에 1795년 정조가 부친 사도세자의 묘소인 현륭원을 참배하기 위해 행차했을 때의 주요 행사를 그린 8폭 병풍 ‘화성능행도병’ 중 1폭인 ‘봉수당진찬도’와 1546년(명종 1) 증광시(增廣試, 나라에 경사가 있을 때 임시로 실시된 과거시험) 문무과 합격 동기생 5명이 1567년(선조 즉위) 전라도 광주의 희경루에서 만나 방회(榜會, 과거 합격자 동기모임)를 가진 기념으로 제작한 기년작 계회도인 ‘희경루방회도’가 그것이다. ‘경주 호우총 출토 청동 ‘광개토대왕’명 호우’는 1946년에 은령총과 함께 발굴한 호우총(140호 고분, 노서동 213번지)에서 출토된 그릇으로, 현재 국립중앙박물관에 소장돼 있다. 415년(고구려 장수왕 3)에 제작된 광개토대왕의 호우 10개 중 현존하는 유일한 청동 유개합(有蓋盒, 뚜껑이 있는 그릇)으로 고구려가 아닌 신라 고분에서 출토돼 고구려와 신라의 역사를 재구성하는 데 있어서 중요한 자료다. 그릇의 몸체는 아가리가 안으로 약간 오므라든 형태이며 연꽃 봉우리 모양의 동그란 꼭지가 달린 낮은 곡선형 뚜껑으로 덮여 있는데, 전체적으로는 옆으로 벌어진 납작한 모양을 하고 있다. 그릇 표면에는 돌출된 띠무늬가 3줄씩 두 군데에 있고, 밑바닥에는 4행 4자씩 총 16자가 새겨져 있으며, 글자 위쪽 공간에는 ‘#’ 모양도 새겨져 있다. 뚜껑은 10장의 꽃잎 무늬로 장식된 꼭지를 중심으로 1줄의 양각선이 둘러져 있고, 그 아래로도 간격을 두면서 3줄씩의 양각선이 두 군데 둘러져 있다. 그리고 ‘경주 남산 삼화령 석조미륵여래삼존상’은 『삼국유사』에 조성내력이 기록되어 있는 신라 시대 불상이다. 삼국유사에 따르면 644년(선덕여왕 13)에 도중사의 생의(生義) 스님이 꿈속에서 어떤 스님이 자신을 꺼내어 안치해 달라는 말을 듣고, 경주 남산 북봉을 찾아가 삼존상을 발굴해 삼화령에 봉안했다고 한다. 이 불상은 신라 경덕왕 때의 승려 충담사가 중삼중구절(重三重九節, 3월 3일과 9월 9일)에 차를 공양했다는 ‘삼화령 미륵세존’으로 비정(比定)됨에 따라, 정확한 하한연대를 알 수 있는 고신라 불교조각의 기준자료다. 이와 같이 삼화령 석조미륵여래삼존상은 고신라 불상으로서는 유일하게 조성유래와 조성시기, 조성 이후 충담사의 헌다공양 등 불상에 담겨 있는 일련의 신앙행위를 자세하게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신라 시대에 화랑을 미륵의 화신으로 여겨 많은 미륵상을 제작한 역사적 사실과 신라화(新羅化)된 미륵신앙의 핵심적 단면을 직간접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등, 이 불상이 한국 불교조각사상에서 차지하는 위치와 비중은 매우 크고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문화재청은 이번에 보물로 지정 예고한 ‘봉수당진찬도’등 4건에 대해, 30일간의 지정 예고 기간 동안 각계의 의견을 수렴·검토하고 문화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국가지정문화재 보물로 지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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