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내 아이에게는 뭐든지 투자한다는 이른바 ‘골드키즈’ 열풍이 뜨겁다. 과거의 ‘금쪽같은 내 새끼’들이 골드키즈가 되었다. 출산기피 현상으로 외동둥이로 태어나 왕자, 공주대접을 받는 아이들이 늘어난 것이 다를 뿐이다.
언론의 보도를 빌리자면 아이 한명을 위해 엄마, 아빠, 할아버지, 할머니, 외할아버지, 외할머니는 물론 고모, 이모까지 어른 8명이 지갑을 연다고 한다. 이렇게 요즘 아이들은 온 가족의 관심과 사랑을 한 몸에 받으며 자라고 있다.
그 많은 사랑 속에서도 아이들의 성장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사람은 단연 어머니다. 우리가 ‘어머니’에 대한 아련함을 갖는 것도 어린시절 가장 오래도록 마음과 몸으로 의지할 수 있었던 까닭이다. ‘여자는 약해도 어머니는 강하다’는 말처럼 자식을 위해 헌신하는 모습이 우리가 생각하는 어머니의 모습이다.
요즘의 어머니도 마찬가지다. 과거보다 물질적으로 환경적으로 더 풍요로워진 요즘 엄마들의 노력은 가히 슈퍼우먼 수준이다. 먹거리 하나부터 원산지와 유기농을 살피는 것은 물론 아이의 그림책에도 지적능력 향상을 위한 교육효과를 따지고 장난감 하나에도 안전성과 함께 교육적 효과를 살핀다.
그 뿐인가? 다양한 경험을 위해 전국 방방곡곡의 축제나 문화체험장을 찾고, 각종 과학관과 미래체험관도 필수코스가 되었다. 젊은 엄마들의 노력은 존경스럽기까지 하다. 우리의 미래인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주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모습은 자식을 사랑하는 ‘어머니 모습’의 시대적 변화가 아닐까 한다.
우리의 미래인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주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모습은 신라시대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아진포(阿珍浦)의 고기잡이 할멈이었던 신라 제4대왕 석탈해의 어머니는 어부의 길이 전부인줄 알았던 아들에게 더 넓은 세상이 있음을 알려주고 낚싯대 대신 책을 잡게 만들었다.
삼국통일의 공신 김유신의 어머니 만명(萬明)은 또 어떠한가? 만명은 화랑시절 기생 천관에게 드나들던 김유신의 발길을 끊게 만들었다. 애마의 목을 베면서까지 결심을 지킬 수 있었던 것은 아들의 성격과 장래성을 주의 깊게 살핀 어머니의 단호한 훈계 덕분이었다.
원술랑의 어머니도 빠질 수 없다. 패장으로 역사에 남은 원술랑이 패전의 좌절을 견디고 다시 승리를 이끌어 명예를 되찾을 수 있었던 데에는 어머니 지소부인(智炤夫人)이 있었다. 지소부인은 패전 후 쫓겨난 아들이 찾아왔을 때조차 그토록 그리워하던 감정을 숨기고 오히려 더 매몰차게 대해 아들이 명예를 되찾게 도왔다.
이밖에도 경주 곳곳에는 자식의 앞날을 위해 가진 모든 것을 내주고 자신의 마음까지 다잡아야 했던 수많은 어머니들의 이야기가 역사로, 유물로, 또 이야기로 남아있다. 나는 이런 신라 어머니의 모습을 경주의 젊은 엄마들의 모습에서도 찾는다. 표현하는 방법은 다르지만 사랑으로 자식을 살피는 어머니의 모습은 예나 지금이나 같다.
특히 마음만 먹으면 많은 것을 보여주고 들려줄 수 있는 요즘에는 어머니들의 노력이 더 많이 필요할 수도 있겠다 싶다. 그래서 아이들이 많이 듣고 보고 체험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더 나아가 과학까지 자연스럽게 체험할 수 있으면 더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다행히 경주는 문만 나서면 역사와 문화를 마음껏 체험할 수 있다.
코라드(한국원자력환경공단)가 창의적인 미래인재 육성을 위해 대전교육청, 경주시, 국립중앙과학관, 경주교육지원청과 다자간 MOU를 체결한 것도 같은 이유다. 아이들에게 체험학습 및 전인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보급하며, 안전하고 효율적인 현장 체험학습장을 만들어 주고 싶었다. 코라디움의 꽃단지와 동굴 프로젝트도 마찬가지다. 우리 아이들이 자연 속에서 함께 뛰어다니고, 동굴을 체험하면서 자신들의 꿈을 키워 나가길 바란다.
코라드는 국민들이 안심할 수 있도록 방폐장 안전운영이라는 기본에 충실하면서 더 나아가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주고, 경주발전을 위해 다양한 가치를 만들어 갈 것이다. 그것이 코라드가 신뢰를 얻는 길이라고 믿는다.
역사, 문화, 과학을 자연스럽게 체험하기 위해 아이들이 어머니의 손을 잡고 코라디움을 방문할 내일을 기대해 본다. 코라디움에서 아이들이 어머니의 기억을 함께 가져가는 내일을 상상한다. 역사, 문화, 과학이 어우러져 웃음꽃이 가득한 내일, 그것이 코라드가 그리는 미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