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성1호기가 지난 23일 오후 2시 발전을 재개했다. 운영허가기간 만료로 지난 2012년 11월 발전을 멈춘 이래 946일 만이다. 1982년 11월 21일 발전을 시작한 월성1호기는 우리나라 최초의 가압중수로형 원전이다.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지난 10일 3월 16일부터 정기검사를 벌인 월성1호기의 재가동을 승인했다. 원전을 정지한지 2년 7개월, 계속 운전을 신청한지는 5년 7개월 만이다. 이에 앞서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지난 2월 26일 제35회 원자력안전위원회에서 2022년 11월 20일까지 계속운전을 허가했었다.
또 지난 8일 한국수력원자력(주)과 경주시, 동경주대책위원회는 경주시청에서 ‘월성1호기 계속운전과 관련한 지역상생방안’ 삼자합의안에 공동 서명했다. 협약 체결에 따라 한수원은 앞으로 1310억원을 주민소득과 일자리 창출, 복지 증대사업과 주민숙원사업 등에 지원할 예정이다.
구체적인 사업 내용은 사업자와 지역주민 간의 실무협의회를 통해 결정할 방침이다. 그러나 새정치민주연합 등은 월성1호기 폐쇄를 주장하고 나서 논란은 현재 진행형이다. 월성1호기 폐쇄 경주운동본부(준)도 보상금 합의와 무관하게 경주시민 전체 주민투표를 요구하는 만인소 운동을 진행하는 등 논란의 불씨는 여전히 남겨두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본지는 지난 19일 월성원자력본부 윤청로 본부장을 만나 월성1호기 계속운전과 관련한 전반적인 사항에 대해 들어봤다.
그는 “공장을 가동하기 위한 전기를 생산하는 원전에서 근무하는 것에 자긍심을 느낀다”고 강조하며 30여년을 원자력업계에서 지낸 이력에서 묻어나는 자신감을 숨기지 않았다. 윤 본부장과의 인터뷰는 월성원자력본부 내 접견실에서 오후 4시부터 약 1시간 동안 진행됐다.
-월성1호기 계속운전과 관련, 환경단체 등으로부터 안전성 문제가 계속 제기되고 있다. 그동안 안전성을 위해 어떤 조치를 취했는지?
운영허가 기간, 수명연장 등 여러 용어를 쓰는데 사실 발전소 운영허가라는 용어는 미국에서 처음 나왔다. 과거 건설된 원전은 30년, 그 이후에는 40년, 현재 건설된 발전소의 설계수명은 60년이다.
현재는 30년~40년에서 추가로 10년씩 3~4차례 수명 연장하는 추세이며, 최근 건설된 발전소는 60년에서 20년을 수명 연장해 80년을 바라보고 가동하고 있다. 계속운전은 전 세계적으로 시행하고 있는 일반적인 기술 요건이며 국제적인 추세이기도 하다.
미국, 캐나다, 영국, 프랑스 등과 같이 국제적 추세에 발맞춰 안전성을 전제로 계속운전 돼야만 국가경쟁력 확보에 도움이 된다고 확신한다. 계속운전을 위해 그동안 월성1호기는 대규모설비개선 작업을 진행해 중수로원전의 최고 핵심설비인 압력관과 제어용 전산기를 새 것으로 교체했다.
특히 후쿠시마 사고가 발생해서는 지진, 쓰나미의 위험성에 대비하기 위한 여러 가지 추가설비가 설치됐다. 지진자동정지설비, 이동형발전차량 확보, 격납건물 여과배기설비 등 40여건이 완료됐고 앞으로도 추가적으로 안전조치를 수행할 것이다. 월성1호기는 2호기, 3호기, 4회기보다 더 생생하다고 생각한다. (주)한수원 조석 사장의 말을 빌리면 (월성1호기 안전성을 위해)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은 모두 다했다.
-월성1호기 재가동에 따른 경제성 논란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는데?
월성1호기를 폐쇄할 경우 이에 상당하는 전력을 이와 같은 단가로 생산할 수 있는 에너지원은 없다.
국가차원에서도 감가상각이 끝난 발전소를 안전성을 바탕으로 재가동하는 것은 경제적 측면에서 큰 이익이 된다. 월성1호기가 계속운전을 하지 않고 다른 발전원으로 대체할 경우의 비용을 고려하면 연간 최소 4000억원이 추가적으로 발생한다. 이번 계속운전을 시작으로 앞으로 7년 6개월여 발전을 한다고 감안하면 약 3조원이 절약되는 것이다. 경제적이지 못하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동의할 수 없다.
-논란의 소지가 있는데도 계속운전을 시도해야 하는 이유가 있다면?
30년 운영허가기간을 만료한 월성1호기를 계속 운전하는 것에 대해 원자력 규제기관을 비롯해 원자력안전위원회, 산업자원부, 지역주민 등이 동의해 주었다. 한수원 차원에서 고리·월성 1호기의 경험을 살려 국가 미래와 후손들을 생각하는 차원에서 계속운전을 진행할 수 있도록 일조하겠다.
한국은 에너지의 97%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에너지 빈국이다. 에너지수입량에서는 석탄 수입 세계 3위, 석유 세계 4위, 가스 세계 6위로 세계 선두그룹이다. 에너지소비량 측면에서는 세계 10위 국가다.
이에 비해 경제력규모가 15위로 떨어지고 있는 것은 전자, 조선, 자동차, 중공업 등 에너지를 많이 소비하는 산업이 발달했기 때문이다. 이는 국제유가 불안 등 대외여건에 따라 국가경제가 뒤흔들릴 수밖에 없는 것은 불 보듯 뻔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원자력은 에너지 해외 의존도를 낮출 사실상 유일한 방법이며, 에너지 자립의 출발점이다.
-스트레스테스트에 제시된 사항에 대한 건수가 달라 경주시의회에서 논란이 된 적이 있다. 정확하게 설명한다면? (스트레스테스트란 후쿠시마 원전사고와 같이 발전소 안전기능을 위협하고 중대사고를 야기할 수 있는 극한 자연재해 발생 시, 발전소 대응과 사고 예방 및 완화능력에 대한 종합적인 안전평가 방법을 말한다./편집자주)
월성1호기는 지난 2009년 12월 계속운전 신청부터 원자력안전기술원의 심사완료까지 4년 10여개월 걸렸다. 2011년 3월 후쿠시마원전 사고 발생과 2012년 말 박근혜 대통령이 유럽식 스트레스테스트를 공약으로 내거는 등 몇몇 변수로 인해 시간이 지체됐다.
사실 스트레스테스트는 계속운전 인허가 심사요건이 아니지만 이 같은 변수로 진행하게 됐다. 역설적이지만 후쿠시마원전 사고로 추가적인 안전조치가 이뤄졌기 때문에 월성1호기는 안전성이 획기적으로 강화된 것만은 사실이다.
민간검증단이 스트레스테스트에 제시한 안전이행사항은 32건이다. 이를 원자력안전위원회와 민간검증단 전문가들이 참여해 19건으로 통폐합하기로 결정했다. 결론적으로 민간검증단이 제시한 사항 중 유사한 사항들이 모두 19건 내에 포함하게 된 것이다. 현재 단기·중기·장기 조치로 각 사항들이 분류돼 스트레스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이미 재가동 전 개선사항들은 완료됐으며, 2017년까지 모두 완료할 계획이다.
-지역 주민과의 합의과정에도 상당한 시간이 걸렸는데 가장 어려웠던 점과 향후 지원 계획은?
주민들이 월성1호기 계속운전을 위한 합의의 기대수준과 한수원의 기준에 차이가 많아 어려움을 겪었다. 주민들의 눈높이에 맞춰 대화하고, 타협해 결국 상생과 협력을 위해 합의를 이끌어냈지만, 그 과정이 당연히 쉽지만은 않았다. 대승적인 차원에서 수용을 해줘 감사드린다. 앞으로 지역과의 상생과 협력을 위해 할 수 있는 몫이 있다면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
합의한 지역발전기금은 주민들의 의견과 주민판단에 따라 효율적이고 요긴하게 사용될 수 있어야 한다. 이에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월성원자력본부에서도 최대한 지원과 협조를 하겠다.
-신월성2호기 운영이 당초 계획보다 많이 지연됐다. 향후 계획은?
신월성 2호기는 7월 하순경 상업운전을 목표로 정비 중이다. 6월말 각종 성능 테스트를 마치고 정부로부터 운영허가를 거쳐 본격 상업운전에 착수할 예정이다. 9월경에는 신월성 1, 2호기를 통합해 준공식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끝으로 시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후쿠시마 사고, 세월호 사고 등으로 국민들이 안전에 대해 불안감을 느끼는 것은 당연하다. 원전은 사람이 설계하고 제작하고 건설해 운영한다. 원전 안전에 대해 국민들이 우려하는 부분 충분히 공감하고 있다.
이를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기본과 절차에 충실한 발전소 운영에 최선을 다하겠다. 투명하게 정보를 공유하고, 경주시와 원전이 함께 발전할 수 있도록 상생을 도모해 지역주민과 함께하는 발전소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 이를 위해 월성원자력본부가 사랑과 신뢰를 받고 인정 또한 받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그리고 시민의 골칫거리가 되지 않도록 본부장으로서 열과 성을 다해 노력하겠다. 대승적이고 국가적 차원에서 국책사업인 월성1호기 재가동에 대해 협조해주신 것에 대해 가슴깊이 감사드린다. 이 마음 잃지 않고 원전보국하도록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