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를 지난 경주는 서서히 여름의 본색을 드러내고 있다. 뜨거워지는 태양이 견디기 힘들다면 토함산 자연휴양림의 우거진 숲을 산책해보자. 토함산의 속내를 들여다보고 싶은이들에게도 강추한다. 지난 22일 그곳을 다녀왔다. 토함산(吐含山)은 바다에 가까이 위치해 안개가 자주끼는 까닭에 이름도 안개와 구름을 들이마시고 토해내는 산이라 한다. 마치 어느 그림에서 본 북유럽의 숲이 이랬을까. 경계의 눈초리가 없어 보이는 다람쥐들이 수시로 드나드는 깊은 숲속, 나무들이 내쉬는 호흡들은 피톤치드라는 향긋한 향기로 정신까지 청량하게 한다. 이름을 다 알 수 없는 새들의 지저귐은 어떤 음악보다 훌륭하다. 삼림욕을 하기에도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곳이다. 40여 분, 도심을 벗어나면 휴양림 내 3.2km정도의 숲길과 산림욕을 마음껏 즐길 수 있는 아늑한 휴식처인 것. 경주 도심에서 출발한다면 가고 오는 길은 또 하나의 즐거움이 될 것이다. 울창한 숲길을 걸으며 나누는 정담과 미소, 그것만으로도 힐링되는 토함산자연휴양림은 ‘휴(休)’자체였다. -자연회귀 욕구 충족... ‘숲속의집’, ‘산림휴양관’, 야영장, 숲길, 삼림욕장 조성 토함산 자연휴양림은 불국사와 석굴암을 품고 있는 토함산의 동쪽 기슭, 양북면 장항리에 있다. 경주시가 운영하는 휴양시설로 121ha 산림에 ‘숲속의집’, ‘산림휴양관’, 야영장, 체육시설을 비롯한 숲길(등산로), 삼림욕장 등이 조성돼 있다. 다양한 침엽수와 활엽수가 자생하고 있으며 다람쥐, 딱따구리 등 각종 야생동물과 식물들이 생태계를 이루고 있어 자연체험 학습장과 휴양지로 즐겨 찾을 수 있다. 동쪽으로는 감포 해수욕장, 양남 주상절리, 양북 문무대왕릉 서쪽으로는 불국사, 석굴암, 보문단지를 연결하는 중심에 위치하고 있어 역사문화체험과 휴양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숙박시설로 더욱 각광받고 있다. 이곳에서 가장 인근에 위치한 장항리사지는 토함산 동쪽의 한 능선이 끝나는 기슭에 마련된 절터기도 하다. 경제적인 여유가 향상되고 산업화와 도시화에 따른 자연회귀 욕구 충족은 어찌보면 자연스럽다. 휴양과 정서함양 등 숲 속에서 힐링할 수 있는 공간인 셈이다. 낮에는 경주시내권과 유적을 답사하고 저녁엔 휴양림에서 쉬는 형태도 좋을 듯하다. -1991년부터 휴양림으로 조성, 매년 6월 ~ 10월까지 운영 이 숲은 1991년 조성계획이 수립되고 휴양림으로 지정고시돼 1991~1997년까지 휴양림으로 조성됐다. 1997년 개장했으며 2000~2005까지 6년간 민간위탁했다. 그러나 시설투자를 위한 국도비 예산 확보의 어려움과 시설물 관리 소홀 및 산림자원 훼손 등 위탁운영에 따른 여러 문제점으로 다시 경주시가 직영하고 있다. 매년 6월~10월까지 운영되며 숙박시설로는 수용인원 175명을 수용할 수 있는 23개실, 9개동과 야영시설로는 목재데크 (40개, 수용인원 160명), 취사장, 샤워장을 갖추고 있다. 단, 야영시설은 산불조심기간중에는 운영하지 않는다. 0.65km의 숲길 데크로드와 2.5km 숲길 등산로 등 각 숲길 코스는 초보자나 어린이도 등산을 겸한 산책이 가능하며 3개의 숲길 코스(1~3코스)는 전망대에서 만날 수 있도록 돼 있었다. 테마숲 휴양체험시설로는 꽃무릇, 원추리, 붓꽃, 맥문동 등으로 잘 가꿔진 야생화단지, 관찰 데크로드, 지압로, 조류사, 표고버섯체험장, 숲길 데크로드, 숲길, 전망대 등이 있다. 체육시설로는 농구장, 족구장, 풋살장 각 1개소를 비치하고 있다. 또한 청소년들에게는 자연학습 및 다양한 체험활동 장소를 제공하고 있다. 숲해설 프로그램은 5월 ~10월까지 야영장 운영기간 내 실시하고 운영은 하루 2회다. -자녀들과 함께 숲 이야기 듣는 숲 해설 프로그램은 특히 인기 이곳에서 근무하고 있는 산림경영과 관계자는 “올해는 ‘숲해설가 집’과 ‘숲 속 작은 도서관’신축으로 예년보다 한 달이 늦은 7월1일 개장한다. 사시사철 야외에서는 일체의 취사 활동을 할 수 없다. 자연을 최대한 보호하자는 취지에서다”고 했다. “야영장의 경우 가족 단위가 약 50%정도 이용한다. 숙소의 경우는 가족과 모임을 가지는 이들이 이용한다. 경주 인근의 대구, 포항, 울산 등에서 자주 찾는다. 그 외 서울, 경기도 등지에서도 찾아 전국적으로 이용되는 편이다”며 이곳의 가장 성수기는 7월 중순경부터 8월 중순경으로 여름 휴가 시즌과 겹친다고 했다. 자녀들과 함께 숲 이야기를 듣는 숲 해설 프로그램은 특히 인기를 끈다고 한다. 단체모임의 경우는 농구장, 족구장, 풋살장 등의 체육시설도 활용한다. 다양한 등산로도 애용한다고. 관계자는 “문화 유적지와 접근성이 용이해 멀리 외지에서도 이곳을 찾는다. 이곳에서 숙박을 하면서 주변유적지나 시내권 관광을 한다”고 했다. -최대한 숲의 원형 그대로를 보존해 나가는 것이 원칙 정상에서 7부 능선 즈음의 야영장을 지나 등산로를 따라 걸어가면 토함산 전망대에 오를 수 있다. 전망대에 오르면 온통 시원스레 뻗은 산들이 시야에 가득찬다. 이 길은 데크로 이어져 있어 등산하기에 편하다. 그날은 영화 ‘사냥’제작팀에서 촬영장소 섭외를 하기위해 온 팀원도 이곳을 찾았다. 야영장부터는 직원용 승용차를 타고 숲을 살펴 볼 수 있었다. 숲 속 곳곳에는 학습, 체험용으로 과수 종류, 산삼, 더덕, 당귀 등 작물이 자라고 있었다. “고송을 비롯해 침엽수종도 있지만 활엽수종이 거의 80%정도다. 지난해의 경우 폭설로 인해 소나무 가지가 많이 부러져 피해가 컸다. 주요 수종으로는 참나무과가 많이 자라고 있다” 면서 경상북도 보건환경연구원에서 조사해 간 중간 결과로는 피톤치드 측정수치가 우수한 편이라고 했다. 다시 입구쪽으로 내여 온 기자도 산책로와 지압로를 걸어보았다. 아침, 저녁으로 안개가 많이 낀다고 하더니 그날도 옅은 안개가 산자락 가득히 드리워져 있었다. “이곳 관리의 포인트는 최대한 숲의 원형 그대로를 계속 보존해 나가자는 것이 원칙이다. 경주 시민의 경우 입장료는 무료이고 숲 이용 전체의 30%가 다른 지역민보다 우선한다. 올해부터 경주시민과 국가유공자와 가족, 참여유공자, 장애우, 독립유공자와 가족 등에게는 시설사용료의 30%를 할인한다”고 했다. 입장료는 어른 1000원, 청소년, 군인 700원, 어린이 500원이다. 자세한 문의 사항은 토함산자연휴양림 관리실(054-772-1254)이나 홈페이지(http://rest.gyeongju.go.kr/)로 안내를 받을 수 있다. 바야흐로 캠핑의 계절이다. 국립공원 토함산지구에 위치한 토함산 자연휴양림에서 양껏 숨을 들이켜 보라. 푸른 녹색으로 온 몸이 물들 것 같은 숲에서는 기운생동이 느껴진다. 자연을 배우고 체험하는 가장 직접적인 형태로, 제대로 된 생생한 자연의 장이었다. 숲 속에서 야영을 하며 바라보는 밤하늘의 별은 상상만으로도 황홀하지 않은가. 숲이 주는 위무는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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