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기선(62) 씨는 30년 직장생활을 퇴직하고 고향인 경주에 돌아왔다. 나이가 더 들기 전에 무엇을 할까 고민을 하다가 학창시절 밴드부 활동, 군시절 군악대로 활동한 경험을 살려 가끔씩 공연봉사를 다니게 됐다.
“학창시절부터 밴드생활을 해서 연주만은 자신 있었지요. 한 두 번씩 의뢰가 들어와서 연주를 다니게 됐는데 ‘아 ! 꾸준히 봉사활동을 다녀보자’라는 생각에 직접 뜻이 맞는 사람들과 모임을 만들고 정기적으로 봉사를 다니고 있습니다”
기선 씨는 봉사단에서 연주할 곡의 선곡, 공연 장소의 섭외 등을 맡고 있다. 또한 봉사단원들의 스케쥴 관리도 작게나마 하고 있다.
“한번 시작하고 나니 본격적으로 하게 됐습니다. 오전에 나갔다가 늦은 오후에나 들어오니 힘이 들지만 관두고 싶다는 생각은 해본 적이 없습니다. 봉사에 대한 ‘집착’이라고 스스로 생각이 들 정도로 열심이죠”
일선에서 퇴직했지만 현역에서 물러나기 아쉬워서일까 작은 사업을 시작한 기선 씨. 하지만 그의 일정은 지역의 복지시설, 요양시설, 고아원 등을 다니며 문화생활의 사각지대에 있는 사람들에게 공연문화를 접하게 하고, 국군의 날 같은 행사 등에도 참여하는 등 으로 가득이다.
“사업이라고 해도 친구와 함께 경영을 하고 있고, 하루 씩 교대로 근무하는 것이라 봉사하는데 지장이 없습니다”
많은 곳을 다녔던 기선 씨가 기억에 남는 곳은 바로 ‘민재의 집’이라고 한다. 그곳에서 만난 어르신 한분이 유독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민재의 집’에 봉사를 갔던 일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휠체어에서 꼼짝을 안하는 어르신이 공연을 하는 우리들 앞에서 열심히 춤을 추고 같이 노래를 불렀던 모습이 너무나 생생하게 남아있습니다” “군대에서도 군인들의 사기를 복돋워주기 위해 군악대가 있듯이, 그분들에게 사기를 복돋아주게 하는것이 바로 ‘나눔과 봉사’라고 생각합니다”
퇴직 후 고향에 돌아와 이곳저곳 다니며 봉사하며 느끼는 것은 즐거움과 희망. 그리고 어머니에 대한 마음이라고 한다.
“경주에 돌아와서부터 늦게나마 어머니를 집사람과 함께 모시고 있습니다. 많은 어르신들을 뵙고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어머니의 대한 마음이 애틋해집니다” “봉사라는 것이 누가 시켜서 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신념이 있어야 하는 일이죠. 저에게는 그 신념이 어머니에 대한 사랑 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