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치료·진단 등에 사용된 의료폐기물이 수백km가 넘는 지역 간 이동을 한 뒤 소각처리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로 인해 장거리 이동 과정에서 폐기물의 유실 등으로 ‘지역 감염’이 발생할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지난 15일 일부언론사에 따르면 안강에 있는 의료폐기물 업체가 메르스 확진 환자가 다수 발병된 삼성서울병원 폐기물을 이송해 처리했다고 밝혔다.
이 업체는 시간당 1.5톤과 2톤을 처리하는 소각시설 2기를 갖추고 있다. 24시간을 소각했을시 90톤에 가까운 양을 소각처리할 수 있는 규모다. 하지만 소각했을시의 대기오염 농도 기준을 벗어나지 않아야 하며, 소각이 불가능한 시간대에 도착한 폐기물들은 당일 소각이 힘들어 폐기물들이 유지되는 시간이 계속 발생한다는 문제도 제기되고있다.
안강에 거주하는 김모(28)씨는 “폐기물이 안강에서 처리되고 있는지 몰랐다. 메르스가 전염이 쉽게 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처리업체 직원과 차량운전수도 감염의 위험에 노출되어있는 것 아니냐”며 “전염병을 막기보다는 전국으로 돌리는 것 같은 기분이다”라고 말했다.
메르스로 인해 경주는 방문 관광객의 수가 줄어들고 경제활동에 직격탄을 맞으며 침체된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거기다 이번 의료폐기물처리가 시민들의 새로운 걱정거리로 부상하면서 메르스의 추가확산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더 높아지고 있다.
환경부는 최근 ‘이동거리 최소화’에 이어 ‘당일 소각’지침까지 내렸다. 하지만, 이같은 지침이 무용지물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처리업체들의 소각 용량의 한계와 병원의 최저가 경쟁입찰로 폐기물처리업체를 선정하고 있어 폐기물 관리가 부실하게 운영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보건의료·환경 단체들은 장거리 이동 과정에서 추가 감염이 일어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며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환경단체 관계자는 “메르스 의료폐기물이 수도권에서 전국으로 많은 양이 매일 이동하고 있다. 지역 간 이동을 최소화 하고 감염의 위험도를 낮춰야한다. 근본 대책 마련을 우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의료폐기물 처리업체는 전국에 16곳으로 경기 용인·연천·포천, 충남 천안·논산, 충북 진천, 울산 울주, 경남 진주, 부산 기장, 광주 전남 장흥, 경북 경산(2)·고령(2)·경주 이다. 경주는 안강에 있는 한 의료폐기물업체로써 삼성서울병원의 폐기물을 처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