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경주서 경북 최초로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확진환자가 발생,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17일 현재 이 환자에 의한 의심환자가 발생치 않아 진정세가 조심스럽게 점쳐지고 있다. 의심환자로 분류됐던 사람들이 모두 음성 판정을 받고, 접촉자 자가격리 조치 및 휴진 조치가 내려진 병원 등도 순차적으로 해제되고 있다. 그러나 지난 16일엔 경주지역 내 타 경로로 의심환자 1명이 발생했으며, 대구에서는 메르스 확진환자가 발생하는 등 확산세가 멈추지 않고 있어 불안감을 떨쳐내지 못하고 있다. 경주시보건소에 따르면 지난 7일부터 동국대 경주병원 격리병동에 격리돼있던 A(59)씨가 12일 오전 2차 검사 결과 양성반응으로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았다. A씨는 지난 7일 격리된 뒤 당일 밤 실시한 1차 검사에서는 음성 판정을 받았다가 12일 양성으로 판정이 번복된 것. 그는 지난달 27일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에서 아들 진료를 위해 3시간가량 체류했고, 31일 다시 삼성서울병원 중환자실에서 30분~1시간 동안 머물렀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후 몸이 좋지 않아 경주지역 3곳과 포항 1곳 등 총 4곳의 병원에서 진료를 받았고, 경주 2곳, 포항 1곳 등 3곳의 약국을 들렀다. 특히 경주에 사는 그는 재직하고 있는 포항의 한 고교에서 수업을 해온 것으로도 나타났다. 보건당국에 따르면 역학조사 결과 A씨가 재직하는 학교와 다녀간 의원·약국 등에서 381명과 직간접적으로 접촉했으며, 이 가운데 242명은 자가격리, 139명은 능동감시 대상으로 분류했다. 이중 경주지역에서는 A씨가 머물렀던 3곳의 의원과 2곳 약국에서 131명이 진료를 받거나 약을 타고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경주시는 이 가운데 80명은 자가격리했고, 51명은 능동감시했다. -의심환자 모두 음성 판정 ‘진정국면’ 지난 17일 오후 현재까지 A씨와 밀접하게 접촉한 사람 모두가 메르스 감염 검사 결과 음성 판정이 나와 경주시 등은 일단 한숨을 돌리게 됐다. 보건당국에 따르면 지난 14일 A씨와 접촉해 의심환자로 분류된 동료 교사인 B(48)씨가 메르스 2차 검사에서도 음성 판정을 받았다. 이에 앞서 B씨는 지난 12일 몸에 열이 나는 등 의심 증상을 보여 김천의료원에 격리된 뒤 1차 검사 결과 음성으로 나왔다. 이에 따라 보건당국은 B씨에 대해 병원격리를 해제하고 자가격리 조치를 취했다. B씨 역시 집이 경주로 A씨와 같은 학교에 재직하고 있으며, 교무실에서 함께 생활한 것은 물론 구미에서 열린 고교 경진대회 참가 차 구미의 한 숙박업소에서 함께 투숙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A씨가 재직하던 포항의 고교 학생 13명도 메르스 1차 검사에서 음성으로 나온 바 있다. 보건당국은 이들에게는 2차 검사를 하지 않기로 했다. 보건당국 관계자는 “현재 메르스 확진자에 따른 추가 의심 증상을 보이는 경우는 없는 것으로 파악했고 추가로 검사를 의뢰하거나 검사를 진행 중인 사례도 없다”고 말했다. 이처럼 지역 내 메르스 추가 의심환자가 발생하지 않으면서 진정국면에 접어들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메르스 잠복기는 2~14일이지만, 현재 국내에서 발생한 메르스 감염의 평균 잠복기는 6.5일이다. A씨가 지난 7일 동국대 경주병원에 격리됐고, 최대 잠복기가 14일인 점을 감안하면 이달 21일까지가 메르스 지역확산 여부의 마지노선이 된다. 이에 따라 21일까지 의심환자가 발생하지 않는다면 A씨에 의한 지역 내 메르스 확산에 대한 우려도 어느 정도 없어질 전망이다. 그러나 국내서 환자와 접촉한 지 17일 만에 증상이 나타난 사례도 나와 긴장의 끈을 늦춰서는 안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시 관계자는 “경주지역의 메르스가 현재 진정 국면에 있으나 만일을 대비해 전 행정력을 동원, 대응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자가격리 및 병원 휴진 조치 해제 중 A씨가 동국대 경주병원으로 격리되기 전 진료를 받았던 지역 내 3개 병원에 대한 휴진조치도 순차적으로 해제되고 있다. 또 A씨가 머무는 동안 같은 병원에서 진료를 받는 등 직간접적 접촉자에 대한 자가격리와 능동감시도 마찬가지다. 시에 따르면 지난 1일 A씨를 진료했던 황성동 L내과에 대한 휴진 조치와 자가격리조치 등은 16일 해제됐다. 이어 4일 휴진조치를 받은 서부동 소재 L의원도 19일 해제될 예정이다. -17일 타 경로 추가 의심환자 ‘음성’ 17일 보건당국에 따르면 메르스 증상을 보인 경주지역 의심환자 D(49)씨에 대한 1차 검사결과 음성으로 나왔다. D씨는 지난 10일 삼성서울병원 내과를 방문하면서 응급실을 경유했다. 지난 11일부터 설사, 복통, 식은땀 등 증상이 계속돼 16일 보건소에 신고했다. 보건당국이 A씨를 김천의료원에 격리하고 1차 검사를 한 결과 음성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경주지역에는 17일 오전 8시 현재 자가격리 조치 72명, 능동감시 57명 등 총 129명이 관리대상에 올랐다. 지난 16일 오전 9시 기준 118명에서 11명 증가했다. -경주시 메르스 확산예방 및 조기종식에 총력 경주시와 지역 의료계에서는 지난 12일부터 연일 메르스 대응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다. 최양식 경주시장은 지난 15일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지역에 메르스 환자 발생으로 시민불안감이 증폭되고 있고 특히 경주는 관광도시이며 각종 국제적인 행사가 많은 만큼 전 직원들이 능동대처로 확산방지에 총력을 기울일 것”을 주문했다. 또 민심수습과 정확한 정보전달과 유언비어에 적극 대처토록 당부했다. 15일 현재 시는 메르스 확산 예방과 조기종식을 위해 경주 하이코, 동국대경주병원, 시 보건소, KTX신경주역사, 고속버스터미널, 시외버스터미널 등 다중이용시설에 열화상 감시카메라 6대를 고정배치 했다. 시는 또 2대를 긴급 추가 구입해 향후 국제행사 등에 투입할 계획이다. 아울러 이날부터 KTX신경주역사, 시외·고속버스터미널 등 3개소에 3인 1조씩 2교대 근무(오전 7시~오후 3시, 오후 3시~오후 11시)를 실시하고 있다. 또한 시외·고속버스터미널, 황성동 L내과 건물 등에 방역을 실시하고, 추가로 읍·면·동, 대형숙박시설, 고속도로 휴게소 등 다중집합시설에 자가 또는 추가 방역을 계획 중에 있다. 시 관계자는 “시민 모두가 개인위생 등 안전수칙을 준수해 줄 것과 주위에 고열, 호흡 곤란 등 이상 증상이 있으면 즉시 시 보건소(054-760-7790~4)로 연락해 줄 것”을 당부했다. -행사 줄줄이 취소 메르스 확산 여파로 경주에서 예정돼 있던 행사들이 줄줄이 취소되고 있다. 지난 9일 예정돼 있던 전국노래자랑 경주편 녹화를 취소한데 이어 10일 제98회 화백포럼, 9일, 10일 전국정보화마을지도자대회, 13일 새마을회 6월 벼룩장터를 취소했었다. 시는 또 15일부터 내달 3일까지 예정돼있던 시민정보화교육과 16일~18일 운수종사자 보수교육, 20일, 21일 보문야외 상설 국악공연 등도 취소했다. 한국원자력환경공단은 오는 24일 개최키로 한 중저준위방폐물 1단계 처분시설 준공식을 잠정 연기했다. 시 관계자는 “메르스 확산 차단을 위해 법령에 의한 행사는 최대한 간소하게 치르고, 일반 행사는 가급적이면 취소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경주 메르스 거짓과 진실! -A씨 진료한 S내과 휴진 안 해 불안 확산? 경주시는 지난 12일 시청 브리핑룸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메르스 양성확진을 받은 A씨가 격리되기 전인 지난 1일부터 4일까지 지역 3개 병원에서 진료를 받았고, 이들 병원에 대해 휴진조치를 내렸다”고 밝혔다. 그러나 2개 병원은 휴진했지만 S내과는 휴진을 하지 않고 계속 영업을 하면서 시민들의 불안감을 초래하기도 했다. 그러나 시에 따르면 S내과가 휴진 않고 계속 진료를 한 이유는 이렇다. 보건당국이 CCTV 확인결과 이 병원은 2층 건물로 지난 3일 A씨는 1층에서 접수하고 진료를 받은 뒤 주사실을 거쳐 곧바로 병원 밖으로 나간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시 보건소는 1층 진료실 의사와 간호사, 접수창구 직원, 대기 환자 등에 대해 자가격리 조치했다. 그러나 2층에서 근무하던 의사 등은 A씨와 전혀 접촉이 없었던 것으로 확인돼 이들 의료진은 진료를 계속할 수 있었던 것. 이에 S내과는 휴진을 않고 계속 영업을 하게 된 것이다. -A씨 부인과 관련한 소문의 진실은?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은 A씨의 부인인 C(56)씨는 경주의 한 초등학교 행정교무사로 재직 중이다. C씨는 지난달 27일 아들의 진료와 병간호를 위해 삼성서울병원을 다녀온 뒤 학생들과 접촉이 있었다는 소문이 무성했다. 또 지난 7일 자가격리 조치가 내려지기 전까지 학교로 출근한 것으로 잘못 알려져 학부모들로부터 메르스 확산 우려가 쏟아지기도 했다. 그러나 경주교육지원청 등에 따르면 C씨는 아들의 간병을 위해 지난달 27일 연가를 낸 뒤 학교로 출근하지 않아 학생들과의 접촉은 일체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그리고 C씨는 남편 A씨가 동국대 경주병원으로 격리된 7일 이후부터 집에서 격리된 상황이며, 현재까지 메르스와 관련한 아무런 증상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소문으로 확인된 것. -A씨 딸이 격리조치 없이 등교했다고? 시내의 한 중학교를 다니는 A씨 딸이 격리조치 되지 않고 계속 등교했다는 소문도 나돌았다. 이로 인해 이 학교 학생과 학부모들은 불안에 떨어야만 했다. 그러나 A씨 부부 사이에는 아들 1명뿐이며, 딸이 없는 것으로 밝혀져 실소를 자아내기도 했다. -외동 외국인노동자 자가격리 거부 도주했다고? 외동지역에서는 메르스 자가격리대상자가 격리를 거부하고 도망쳤다는 소문이 퍼져 주민들의 불안감에 떨었다. 외동읍 한 주민은 “외국인 노동자가 불법체류자여서 자가격리를 거부하고 도망쳤다는 소문이 퍼졌다”면서 “지역사회로 메르스가 퍼질까 걱정이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소문은 와전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 13일 자가격리대상자 외국인이 자택에 머물지 않고 회사에 출근해 근무하고 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고 밝혔다. 경찰은 문산공단에 위치한 A업체 베트남 직원 E씨가 자가격리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해 출동했으나 E씨는 경찰이 도착하기 전 회사 인근 거주지에서 머무르고 있었다. 경찰은 “B씨가 근무지가 아닌 거주지에 있었고 회사에는 출근하지 않았다고 주장해 거주지를 이탈할 경우 법적 조치가 취해진다고 경고했다”면서 “격리를 피해 도망쳤다는 소문은 와전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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