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발생한 중동호흡기 증후군(MERS)과 관련 지난 10일 현재 지역 병원에 격리 치료 중인 환자는 3명으로 확인됐다.
경주시 등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경북도 지정 국가 격리병동인 지역 병원에 A(79)씨, B(71)씨 등 2명이 이송돼 격리 치료 중에 있다. 또 지난 4일 영천의 한 여고생 C(19)양과 공주에서 발병 의심환자 D(59)씨 등 2명이 경주지역 병원으로 이송됐다.
C양은 검진 결과 메르스와 관계없어 일반병동에 입원해 있다 2차례 음성 확진판정을 받아 퇴원했다. 그리고 D씨는 1차 음성 판정 후 2차 결과를 기다리고 있으며 메르스와는 무관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지난달 29일 확진 판정을 받아 격리 중인 A, B씨는 기존 질환을 앓고 있는 상황에서 메르스에 감염돼 이송 당시 위독했지만, 현재 증세가 호전되고 있는 것으로 전했다.
이에 따라 지역 병원 격리병실에는 A, B, D씨 등 3명의 환자가 입원해 있는 것으로 최종 확인됐다. 그러나 메르스 확진환자가 늘어남에 따라 지역 내에도 OO동에 자가격리환자가 발생했다는 등의 유언비어가 나돌면서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어 경찰이 수사 중이다.
경주경찰서에 따르면 문자메시지, 카톡, 페이스북 등을 통한 메르스 관련 유언비어 유포자에 대해 엄벌에 처한다는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유언비어 유포는 경범죄처벌법상 ‘거짓신고’ 외에도 형법상 ‘위계에의한공무집행방해’, ‘업무방해’, ‘명예훼손’ 등으로 형사입건이 되는 엄연한 범죄행위”라며 “그 처벌유형도 다양해 경우에 따라 구속까지 되는 등 처벌수위도 높은 만큼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시장 기자회견 열고 유언비어 자제 당부
최양식 시장은 최근 발생한 중동호흡기 증후군(MERS)의 확산에 따라 지역 내 퍼지고 있는 유언비어 등을 불식시키고 시민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지난 8일 기자회견을 가졌다.
최 시장은 기자회견에서 지난 5월 20일 국내 첫 메르스 감염환자가 발생된 이후 경주지역 격리병상 환자 입원 과정에서부터 추가 의심환자 발생까지 경위에 대해 설명했다.
최 시장은 “지역 병원에는 3명의 환자(양성 2, 음성 1)가 격리치료 중에 있으나 음압시설 등 완벽한 차단시설이 갖춰져 있어 제2·3의 감염우려는 전혀 염려할 필요가 없다”며 “메르스에 대한 시민 불안감 증폭과 상황해소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근거 없는 잘못된 유언비어를 자제해 줄 것”을 당부했다.
또 “최근 발표되는 메르스 상황은 지역사회보다는 수도권 접촉환자의 동선에 의해 전파되는 사례가 많아 시에서도 긴장을 늦추지 않고 추이를 확인하고 있다”며 “전염성이 있는 만큼 민·관 모두의 합심이 있어야 종식될 수 있다며 가능한 다중집합장소 출입자제와 부득이한 경우에는 손 씻기, 마스크 착용 등 개인위생 관리에 철저를 기해 줄 것”도 강조했다.
-메르스 예방·조기종식에 행정력 올인
시는 지난달 29일부터 보건소장을 총괄책임자로 해 24시간 비상연락체계를 가동 중에 있으며, 31일부터는 부시장을 본부장으로 메르스 대응 대책본부를 운영하면서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또 메르스 의심환자 전용 진료 공간을 확보하고, 경주경찰서, 119 구급대 연계 이송체계 확립, 병·의원, 약국 등을 통한 질병정보 모니터망 293개소를 운영하고 있으며 예방홍보물 2만부를 배부하는 등 상황대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또한 추가 감염예방을 위해 긴급으로 발열감지기 4대를 설치 중이며, 특히 예술의전당, 경주하이코 등 다중집합장소에는 발열기 고정배치 및 손세정기 등을 다량 구입해 현장 배치했다.
아울러 대형마트나 약국 등에는 마스크와 세정제를 충분히 비치해 일반인들의 구입사용에 불편이 없도록 했다.
-행사 간소화 또는 취소 방침
시는 메르스 예방을 위해 법령에 의한 행사는 최대한 간소하게 하기로 했다. 그리고 대형 국내·외 행사는 가급적 취소(연기) 하도록 하는 한편 노인, 임산부, 어린이 등 취약계층과 군인, 학생은 행사참여를 당분간 자제토록 했다.
이에 따라 지난 6일 열린 현충일 추념식과 8일 경주시민의 날 기념식에는 인원동원을 자제하고 행사도 간소화 했다.
그리고 9일 예정돼 있던 전국노래자랑 경주편 녹화를 취소했다. 또 10일 예정됐던 제98회 화백포럼, 9일부터 10일까지 열릴 예정이던 전국정보화마을지도자대회, 13일 황성공원 타임캡슐 광장에서 열기로 한 새마을회 6월 벼룩장터 등도 취소했다.
특히 경주는 관광도시라 이번 메르스 파문으로 당분간 관광업계의 타격이 예상돼 6월중에 경북도관광공사, 불국사 숙박단지, 수학여행 관광업계와 간담회를 비롯한 가족단위의 소규모 체험행사나 관광 상품을 개발해 홍보마케팅 하는 등 방침 수립에 심사숙고하고 있다.
또한 지난해 세월호의 충격으로 위축됐던 관광업계의 회복력이 약화되지 않도록 전 행정력을 동원해 예방과 조기안정을 위해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
-경주 관광업 피해 현실로
메르스 여파로 지역 경기가 순식간에 얼어붙었다. 숙박, 여행업, 식당 등 관광관련 산업은 물론 일반 시민들도 외출 자제로 지갑을 열지 않고 있다. 메르스 여파가 장기화 될 경우 지역 경기에 큰 피해가 예상된다. 지난 8일 지역 여행업계 A씨는 전화가 울릴 때마다 가슴이 철렁거린다. 예약 취소 전화 때문이다.
A씨는 “초·중·고는 수학여행은 물론 현장학습까지 오늘 하루만 70여건의 예약이 모조리 취소됐다”면서 “지난해 세월호로 단체 관광객은 줄었지만 가족 단위 여행객은 증가했다. 하지만 올해는 다르다. 모두 취소다”라며 허탈해했다.
숙박업체도 상황도 마찬가지다. 일반 예약 취소는 물론 단체 예약도 전면 취소가 줄을 잇고 있다. 단체 이용자가 많은 일성콘도와 대명리조트, 한화콘도, 블루원 리조트는 수학여행이 전면 취소됐다.
불국사 숙박단지에도 수학여행단의 예약 취소로 직격탄을 맞았다. 6월 한 달 동안 경주를 찾기로 한 60여 학교 5000여명의 수학여행단이 메르스 영향으로 예약을 취소했다는 것.
숙박업계 관계자는 “학교와 기업체 연수가 대부분 취소됐다. 일부 지역에선 경주지역으로 연수와 여행 등은 불가능하다고 밝히기도 했다”면서 “격리 수용된 환자를 제외하면 경주는 청정지역인데 메르스 확진 도시가 돼버린 것 같다”고 말했다.
숙박, 여행 등 관광업계는 메르스 여파가 7~8월로 이어질까 노심초사하는 분위기다. 메르스가 조기 수습되지 않으면 여름철 장사를 바라보는 보문지역 업체는 큰 타격을 입게 될 전망이다.
지역 유명 관광지에도 관람객들의 발길이 크게 줄어들었다. 동궁과 월지의 경우 지난해 현충일인 6일 총 1만4000여명이 관람했으나, 올해는 겨우 6800여명 만이 입장해 무려 46%나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또 대릉원도 지난해의 경우 1만여명이 관람했으나 지난 6일에는 3분의 1에도 못 미치는 3000여명이 입장하는데 그쳤다.
시 관계자는 “메르스가 확산된 이달 1일부터 4일 사이 경주를 찾은 관광객이 5만3000여명으로 평년보다 50%가량 줄었다”고 밝혀 메르스 후폭풍을 실감케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