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시의회가 내달 9일부터 17일까지 실시하는 행정사무감사를 앞두고 제대로 된 감사를 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경주시의회는 이번 행감을 앞두고 감사 자료도 과거에 비해 많은 총452건을 요구해 집행부의 업무를 살피겠다는 의지다. 그리고 한발 더 나아가 행감특위 구성 결의안까지 수정해가면서 매년 23개 읍면동을 절반씩 나누어 격년제로 실시하던 행감을 올해는 전체 읍면동을 모두 실시한다. 시의회의 이 같은 결정은 2년마다 행감을 하다 보니 읍면동장과 업무담당, 담당자의 잦은 교체로 업무에 대한 책임감이 미흡하다는데 기인한다. 매년 실시해 잘못된 부분은 시정을 요구해 행정이 효율적으로 수행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행감은 의회가 집행부의 행정수행을 면밀히 살피고 잘못이 있다면 가려내어 이를 개선케 함으로써 그 혜택이 주민들에게 돌아가게 하는 중요한 절차이기 때문에 행감을 어떻게 하느냐가 곧 의회의 역할과 능력으로 평가되곤 한다. 이번 행감을 앞두고 시의회의 의지도 필요하지만 내실있게 진행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본다. 특히 이번에 처음 시도하는 23개 전체 읍면동 감사는 3일 만에 감사반별로 각각 11개, 12개 지역을 감사해야 하기 때문에 시간에 쫓겨 형식에 그칠 가능성도 있다는 점이다. 산술적으로 보면 격년제에서 매년 감사를 실시함에 따라 1520여 만원의 예산이 더 들어가고 이에 못지않게 행감기간 일선 공무원들의 업무공백 등을 감안하면 그리 간단한 문제는 아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 행감에 임하는 시의회는 먼저 민원수렴과 현장조사, 충분한 분석을 철저히 해야한다고 본다. 그리고 행감장도 매끄럽게 운영해 시간낭비를 하지 않도록 해야만 제대로 된 감사를 할 수 있을 것이다. 과거처럼 시정질문하는 식으로 하거나, 근거도 없이 집행부를 몰아붙이고 핵심은 없는 장황한 설명만으로 시간을 보내는 행태가 있어서는 곤란하다. 이번 행감을 앞두고 시의회가 행정사무조사 제도를 도입해 한바탕 논란이 있었다. 시의회의 의욕은 모르는 바는 아니나 내용과 결과가 빈약하다면 결코 바람직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 매년 실시하는 행감이지만 아직 주민들이 관심을 갖지 않는 것은 내용이 없고 피부에 와 닿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 행감은 시의회가 체계적인 노력을 통해 대의기구로서의 역할을 다 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그리고 집행부도 시의회의 행감을 요식절차로 생각해선 곤란하다. 주민을 대표하는 시의회의 활동을 존중하고 잘못된 것을 지적하면 바로잡는 노력이 반드시 요구된다.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