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갑고 설레는 순간을 말 할 때 ‘달밤에 님 보듯이’ 라는 우리 표현을 영국의 시인들은 6월에 장미 보듯이 라고 쓴다고 한다. 지난 금요일 경주화백컨벤션센터(이하 하이코) 박영호 본부장에게서 ‘미팅 플래너들을 위한 가이드북’ 완성본을 건네 받을 때의 내 기분이 그랬다. 우리 경주 지역에서 흔히 들을 수 있는 이야기가 있다. 경주에는 유물이 너무 많아 박물관은 박물관 지하를 발굴해야 할 지경이며 주변 산야에는 아직 주목받지 못한 다양한 유물과 관광명소가 수두룩하여 지역민들도 종종 ‘엉! 그런게 있다고? 그게 어딘데’ 를 연발하게 된다는. 다른 지역에 있었으면 보물 취급 받아 마땅한데 경주라는 지역에 있는 탓에 그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는 아쉬움의 표현인 듯하다. 몇 년 전 뉴질랜드에서 살고 있는 친구가 경주 시티투어를 마치고 저녁 식사를 하면서 ‘뉴질랜드에서는 유명한 관광지라고 해서 찾아가 보면 조그마한 돌 하나 있을 뿐인데 거기에 비하면 경주는 너무 어마어마하다’고 했다. 그렇다. 경주에는 발에 걸리는 것이 유물이고 들여다보면 모두가 유산이다. 그러나 아무리 구슬이 많아도 꿰어야 보배라고 하지 않는가. 대구 엑스코(EXCO)가 오픈했을 초기에도 공통된 난제는 엑스코 주변에 가 볼 만 곳이 없다. 먹을 것이 없다. 불친절하다 등 경주의 현재와 크게 다를 것이 없었던 것 같다. 그래서 더욱 절실하게 필요했고 내가 만들기에는 너무 버겁고 누군가가 만들어 주기를 바라며 기다리던 그 것, 국내외 컨벤션 기획자들이 경주에서 국제회의를 개최할 때 꼭 필요한 내용을 담은 그 가이드 북, 그것이 하이코 개관 3개월 만에 뚝 딱 경주컨벤션뷰로에서 태어났다. 그 동안 종종 서울 등 외지에서 본 법인으로 문의해 온 내용들이 그 책자 속에 잘 정리 되어 들어있다. 오는 6월 27일부터 경주시가 화백컨벤션센터 건립 이전부터 지역민들에게 마이스산업을 소개하고 일자리 창출을 위해 추진한 마이스코디네이터 6기 과정이 진흥원과 신라직업전문학교에서 개강한다. 그 동안 본 과정에서는 서울 코엑스의 국제회의 전문기획가를 비롯하여 국내 마이스 산업 현장의 전문가를 초청하여 마이스산업을 탐색하였으며 여러 명의 컨벤션기획사들과 지역 PCO 업체인 제이컴 기획(대표 조웅배), M&T(대표 임춘연)를 배출하기도 하였다. 지난 마이스코디 과정에서는 한수원의 하이코 설계 담당자를 초청하여 기획배경과 하이코 초기부터의 전반적인 스토리를 학습하였고, 컨벤션센터가 제 기능을 할 수 있으려면 주변 인구가 100만은 되어야 하기에 경주가 컨벤션센터를 활용하여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고 수익증대를 최대화 하려면 어떤 형태로 지어야 할지를 위해 많은 고민을 했다. 국내외 많은 전문가들에게서 조언을 구하고 직접 라스베가스를 방문하여 우리보다 앞선 컨벤션산업의 사례를 연구하여 최종적으로 경주의 주변도시들(울산, 포항, 대구)을 염두에 두고 경주에 최적화한 컨벤션센터를 설계 하였다는 얘기를 들었다. 현재 하이코는 국제회의산업 육성에 따른 전문회의시설 요건에 의거하여 2천명 이상의 인원을 수용할 수 있는 대회의실 1개와 30명 이상의 인원을 수용할 수 있는 중·소회의실 10개, 그리고 옥내의 전시면적 2000㎡를 갖추고 있다. 전시공간 부족에 대한 아쉬움도 있으나 엑스코와 백스코의 발전과정을 보면서 얼마든지 긍정적인 방안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부산 벡스코(BEXCO) 개관 초기에 가까운 지인이 어느 부서 팀장으로 러브콜을 받은 적이 있었다. 당시 벡스코 주변은 황량했고 벡스코의 미래는 애향심 가득한 지역민들의 깊은 우려속에 있었기에 그 분은 그 자리를 흔쾌히 받아들일 수가 없었고 그 좋은 기회는 다른 분에게 돌아갔다. 미래는 우리가 만드는 오늘이기도 하다. 마이스산업을 배우고자 다가올 마이스코디 6기 수강생들과 더불어 우리지역 경주시민 모두가 하이코를 중심으로 화합과 상생의 길로 나간다면 굳이 벡스코의 오늘을 들먹이지 않더라도 세계인의 머릿속에 또 다른 다보스로 경주가 회자 될 날이 반드시 올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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