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시가 2012년 황성공원 내에 추진했다가 시민들의 여론 악화로 재론하지 않았던 ‘스포츠컴플렉스 조성사업’을 이번에는 ‘복합스포츠단지’로 이름을 바꾸어 대상지를 3곳으로 확대해 재추진하고 있다.
당시 경주시가 추진한 ‘스포츠컴플렉스 조성사업’은 황성공원 내 부지 4만5000㎡에 국·도비를 포함해 사업비(부지매입비 제외) 700억원을 투입해 2만5000석 수용 규모의 주경기장과 1만5000㎡ 크기의 보조경기장, 체육회관 등을 갖춘 경주 대표 스포츠시설로 실시설계용역 등을 걸쳐 2016년 착공, 2017년 준공하겠다는 계획이었다.
시의 이 같은 계획은 일방통행식 행정과 황성공원 훼손, 사업의 타당성 문제 등으로 논란이 일었고, 정수성 국회의원조차도 부정적인 견해를 피력하는 등 시민들의 반발이 만만치 않았다. 하지만 최근 시는 또 다시 1280억~1870억원대의 예산을 투입해 황성공원 내 경주시민운동장을 철거하고 제3의 부지에 복합스포츠단지를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경주시의회 전체의원간담회에서 보고했다.
시는 이 사업을 추진하게 된 배경은 전국체육대회 등 각종 경기개최 기반을 조성하고 스포츠도시 위상을 제고하기 위해서라고 했다. 그리고 현재의 경주시민운동장은 육상경기시설이 국제공인 규격에 미달해 도민체육대회나 전국체육대회 등 각종 대회를 유치하지 못하고 있으며, 시설 또한 노후화 돼 새로운 시설이 필요하다는 것이 주된 이유다.
그리고 대상후보지는 황성공원 부지 내 경주예술의전당 북편(황성동 993번지 일원), 서경주역 서편(현곡면 금장리 275번지), 화랑중 북편(현곡면 오류리 산22번지 일원) 등 3곳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했다.
시의 이 같은 추진은 스포츠도시 경주의 기반을 다지기 위한 의지로 볼 수 있지만 3년 전 불쑥 내놓았던 황성공원 내 스포츠컴플렉스 조성사업이 왜 지역사회의 반발을 불러왔는지에 대해서는 깊이 생각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그리고 대상지 중 황성공원 내 부지는 반드시 제외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시는 이 사업의 예산을 대상지에 따라 1300~1900억원을 예상하고 있지만 부지매입비, 시설공사비, 기존 시민운동장 철거비 등을 합한다면 족히 2000억원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재정자립도가 낮은 경주시의 재정여건상 부담이 아닐 수 없다. 또 이러한 대형 사업은 경주의 도시구조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치게 된다. 따라서 시는 3년 전 계획했다 거론하지 않았던 이 사업을 재추진하려면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시는 6월 중으로 도의원과 시민단체 등 관계자들을 초청해 사업을 설명하고 의견을 수렴하겠다는 계획이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우선 대의기구인 시의회와 충분히 논의를 한 후 사업설명회가 아닌 시민설명회를 열어 각계각층 시민들의 다양한 여론을 수렴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