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든 여건 속에서도 재능을 나누고, 목표를 향해 도전하는 이가 있다. 바로 우승헌(23) 씨다. 승헌 씨는 지난 22일 황성공원에서 열린 경주대학교 실용음악공연학과의 ‘사랑과 힐링의 작은음악회’에서 건반을 연주했다. 승헌 씨는 뇌병변 장애 2급의 장애인이다. 승헌 씨의 연주는 그 자리에 있던 이들의 눈과 귀, 마음을 사로잡았다. 의사소통이 어려운 승헌 씨와의 인터뷰를 위해 노트북을 준비했고, 승헌 씨의 어머니와 동석해 천천히 인터뷰를 시작했다. 기자의 질문지에 답변하기 위해 승헌 씨는 한 자 한 자 타이핑을 하면서도 쑥스러운 듯 미소를 보였다. 울산 태생의 그는 장애를 가지고 태어났다. 이모들이 승헌 씨에게 선물해준 녹음된 음악이 나오는 장난감 피아노를 무척이나 좋아했다고 한다. 그래서 모친은 승헌 씨가 초등학교 3학년일 때부터 피아노를 시켰다고 했다. 고3이 되는 해까지 10년. 승헌 씨는 남들보다 조금 느릴 뿐 악보를 보며 해석하고 연주를 할 정도로 착실히 실력을 키워왔다. “음대를 지원하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사회복지사내지는 사회복지공무원이 되어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연결다리가 되겠다는 꿈을 위해 음악을 잠시 내려 놨습니다” 사회복지관련 일을 하고 싶어 음악을 잠시 내려놓았다고는 하지만 음악에 대한 갈증이 남아있었던 승헌 씨는 대학의 교양과목으로 실용음악편곡 관련의 수업을 듣고 있다고 한다. 비장애인도 배우기 힘든 음악을 공부해서일까? 그의 음악에 대한 열정 때문일까? 조금 특별해 보이는 승헌 씨. 실용음악공연학과 교수의 “사람들에게 너의 재능을 보여주고 즐거움을 전해줘 보겠니?”라는 말이 승헌 씨에겐 음악회에서 연주를 하게 된 계기라고 했다. 음악을 통한 재능기부, 사회복지사로서의 꿈을 위해 승헌 씨는 학교생활에도 열심이다. 졸업 후 취업을 위해 학점관리도 했다고 한다. “대학생활 4년 동안 열심히 공부했어요. 교수님과 선배들이 편견 없이 저를 대해줘서 학교생활을 뜻있게 보내왔습니다. 취업이라는 고민이 남았지만 나름 열심히 학점 관리를 했기 때문에 잘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학점에 관해서 답변하는 것을 부끄러워하는 승헌 씨의 학점은 놀랍게도 4점대(4.5만점) 라고 한다. 승헌씨의 어머니는 “승헌이가 승부욕도 있고, 특히 배움에 있어서는 욕심이 있어요. 좋은 교수님과 학교 친구들이 승헌이를 많이 도와줘서 학점관리도 잘됐던 것 같아요. 엄마로서 대견하고 뿌듯해요”라고 했다. 졸업과 취업을 앞둔 승헌 씨.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가교가 되고 싶다는 승헌 씨는 “기회가 생길 때마다 꾸준히 재능기부를 하러 다닐 것입니다. 마음이 힘든 사람들에게 연주로 힐링을 주고 싶습니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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