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싼 값에 한우 먹어 좋고, 친구들과 함께하니 더 좋고, 볼거리 많아서 좋고 꾸버라 야시장 덕에 금요일이 항상 기다려집니다”
이상인(25) 씨는 매주 금요일이면 경주 최대의 전통시장인 성동시장(웃시장)을 찾는다고 한다.
매주 금, 토, 일요일에 열리는 ‘떳다! 성동시장 꾸버라 야시장’에 가기 위해서다. 성동시장상인회의 주최로 이달 초부터 시행된 ‘떳다! 성동시장 꾸버라 야시장’은 전통시장인 성동시장에서 관광객과 시민을 위해 준비한 행사로 양질의 한우를 ‘반값’에 즐길 수 있는 반가운 이벤트다. 기자는 지난 22일 인기 현장을 확인하기 위해 성동시장을 찾았다.
오후 6시30분 시장은 벌써부터 행사준비로 분주하다. 한편에선 숯을 준비하고, 또 한편에서는 고기와 함께 즐길 야채와 반찬준비로 분주했으며, 또 다른 한편엔 자리 값을 지불하는 행렬이 길게 늘어서있다.
행사는 오후 7시30분부터 시작되지만 사람들이 몰려 7시부터 만석이다. 불판이 준비된 자리는 성동시장의 중앙통로지만 자리가 다 차버리자 구석구석 빈 가게 곳곳에 고기를 구울 수 있는 자리들이 준비됐다. 맛좋은 한우를 반값에 즐기고 준비된 정식 자리가 아닌 급조된 자리라도 야시장을 찾은 사람들에겐 색다른 재미를 만끽할 수 있는 이벤트였다.
때마침 성동시장을 지나던 연인이 자리에 앉았다. 부산에서 왔다고 했다. 이들은 “경주시내를 구경하고 게스트 하우스를 찾아가던 차에 사람들이 많이 있어서 궁금해서 와봤다. 반값 한우라는 말에 계획에도 없던 지출이 생겼다”고 했다.
한상 푸짐한 술과 고기, 사람들이 모인자리에 빠져서는 안 되는 것이 있다. 바로 ‘음악’이다. 시장과 사람들의 분위기를 봐서는 녹음된 음악보다는 현장에서 직접연주하고 즐기는 공연이 필요했다.
성동시장상인회에서 행사를 위해 준비한 또 다른 이벤트로 ‘음악공연’이 있었다. 지역의 공연봉사단과 재능기부자들이 한데 어우러져 즐기는 난타, 민요, 가요, 통기타 연주 등은 고기의 맛과 술자리의 풍미를 더해줬다. 사람들로 북적이는 시장풍경과 신나는 공연으로 흥이 돋으니 힘이 들더라도 시장상인들의 얼굴에는 웃음이 가시질 않는다.
한 시장상인은 “그동안 시장의 분위기가 너무 침체됐었는데 이렇게 사람들이 많이 찾는 모습을 보니 즐겁다”고 했다.
신나는 공연에 눈이 즐겁고, 맛있는 고기에 입이 즐겁고, 함께하는 좋은 사람들 덕에 마음이 즐거운 성동시장 ‘꾸버라 야시장’은 그렇게 지역의 명소로 자리잡아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