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위 대학로로 불리는 성건동 일대 상가에 비상이 걸렸다. 지속되는 경기 불황과 대학생 수 감소, 석장동 신 상권형성 등으로 이 일대 상가의 매출이 급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경주지역 내 타 상권에 비해 아직 명맥을 유지하고는 있지만, 경기 불황이 이어진다면 머지않아 상권 침체가 될 것이라는 상인들이 불안감이 높아만 가고 있다. 지난 24일 만난 유씨는 10년째 이곳에서 학생들을 상대로 장사를 해왔다. 유씨는 “주점을 하고 있지만 확실히 예전보다는 못합니다. 동국대 바로 인근 석장동에 새로운 상가(상권)가 형성되면서 동대생들이 많이 줄었습니다. 올해까지 해보고 안되면 가게를 내놓고 다른 일을 찾아야겠지요”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유 씨의 말처럼 이날 성건동 상가거리에는 인적이 드물었다. 특히 대학생들로 북적이던 성건파출소 사거리는 한산했고, 인쇄소 거리 쪽은 간판불이 꺼지자 어두컴컴해졌다. 간판불이 켜지지 않은 것은 동네 내부도 마찬가지. 간판대신 붙어있는 ‘점포임대’라는 안내문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건물주인 박모(62) 씨는 “부동산에 내놓은 지 오래됐지만 거래가 마음처럼 성사되지 않는다”며 하소연했다. 프렌차이즈 매장과 신규로 들어선 매장에만 손님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그마저도 오래 머물지 않고 자리에서 일어선다. 성건동에서 장사를 시작한지 이제 2년차 되는 정모(29) 씨는 “이제 2년차라 매출데이터가 제대로 잡히지는 않았지만 거리에 사람이 점점 줄어드는 것이 체감 된다”며 “처음 가게를 열었을 때는 흔히 ‘오픈빨’이라는 것과 대학생들의 덕을 봤지만 지금은 대학생 손님보다는 직장인들이 퇴근 후 가볍게 한, 두 잔 즐기러 오는 손님들이 대부분이다”라고 했다. 과거 성건동을 찾는 대부분은 동국대 학생들이었다. 하지만 신입생이 줄고 졸업 후 경주지역을 떠나는 이들, 그리고 석장동이라는 새로운 상권의 영향으로 성건동을 찾는 이들이 점점 줄고 있는 것. 이로 인해 대학상권의 명맥을 유지하기에도 버거운 상황이다. 동국대 재학 중인 이모(23) 씨는 “자취방도 석장동이고, 학교 근처에서 다 즐길 수 있으니 성건동 까지 나오는 횟수가 많이 줄어들었다. 개강파티나 종강파티도 학교 근처에서 하니 인쇄소를 가거나 특별한 일이 아니면 잘 나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한 주류와 음료 유통업을 하는 김모(31) 씨는 “성건동 전체의 주문 양은 변화가 없지만 각 매장마다 주문하는 양이 줄어들고 있다”고 했다. 최근 성건동 상권은 중국인들이 유입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들을 대상으로 한 매장이 다수 입점해 있다. 하지만 특정 업종(각종 꼬치류)에 편중된 경향을 보이고 있어 상권 활성화와는 거리가 멀다. 소비자 입장에서 성건동의 매력은 점점 사라지고 있다. 동국대 주변에 들어서고 있는 원룸, 카페, PC방 등의 공간이 늘어남은 침체돼 있는 상권의 분위기를 더욱 어둡게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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