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지난 23일 안강읍 육통들에서 영농지원에 이어 6차 산업의 성공사례로 꼽히고 있는 ‘황남빵’을 방문해 현황 등을 파악했다.
안강읍 육통들 현장에는 최양식 시장을 비롯한 경북도 주낙영 행정부지사, 도의원, 안강 쌀작목회원 등 지역 농업관련 단체장, 새마을부녀회, 농업인 등 100여명이 함께 했다. 이 장관은 농업인들과 일일이 손을 잡고 노고를 격려했으며, 최 시장과 함께 풍년 농사를 기원하면서 직접 승용이앙기를 운전하며 모내기를 했다.
바쁜 일정에도 영농현장을 찾은 이 장관은 올해 쌀 수급 및 가격 안정을 위해 안정적인 쌀 생산이 중요함을 강조하고 “생산자 단체와 농업인들이 병해충 적기 방제 등 수확기까지 풍년농사를 위해 최선을 다 해줄 것”을 당부했다.
모내기를 마친 후 농업인들과 들판에서 시원한 막걸리와 오찬을 함께하면서 농업인들과 농업 정책 등에 대해 허심탄회한 의견을 나누며 건의사항도 수렴했다.
이 자리에서 농업인들은 400ha로 넓은 청정 영농지역인 육통들이 여름철이면 상습가뭄으로 영농에 애로가 많아 수리시설 보강 차원에서 형산강에 양수장 설치 국비지원을 건의했다. 이에 대해 이 장관은 “적극적인 검토를 하겠다”고 답했다.
이어 이 장관은 농식품 6차 산업현장인 지역특산품 황남빵 제조공장을 찾아 관련 현황을 청취하고, 앞으로의 발전방향 등에 대해 집중 토론했다.
최 시장은 “FTA에 대비해 경주 농업이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농산물 생산·판매와 관광 및 체험이 결합되는 6차 산업분야 육성발전을 위해 중앙정부 차원에서 많은 지원을 해줄 것”을 건의했다.
이 장관은 “경주에서의 영농지원과 지역 특산물인 황남빵 현황 파악 등이 농업정책을 수립하는데 많은 도움이 됐다”며 “현장에서 청취한 여러 가지 어려움과 건의사항을 면밀히 검토해 최대한 지원할 수 있도록 강구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 장관 황남빵 방문 왜?
이동필 농림부장관은 이날 황남빵을 방문해 “성공적인 6차 산업을 이끌어 낸 모범사례로 제조 현장을 방문해 운영현황과 방법, 향후 계획 등을 직접 보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이 장관이 황남빵을 방문하게 된 동기를 직접 밝힌 것. 6차 산업은 이동필 농림부 장관이 한국농촌경제연구원장으로 활동하던 당시 사용한 개념이기도 하다.
1차 산업인 농림수산업과 2차 산업인 제조·가공업, 3차 산업인 서비스업을 결합시킨 산업으로, 농산물을 생산만 하던 농가가 고부가가치 상품을 가공하고 서비스업으로 확대시켜 높은 부가가치를 발생시키는 산업을 말한다. 또 6차 산업은 박근혜 정부의 국정과제이기도 하다.
이 장관이 황남빵을 6차 산업의 모범사례로 치켜세운 이유는 지난 2011년부터 지역에서 생산된 팥을 시중가보다 비싼 가격에 전량 매입하며 농가와 상생 행보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경주시와 황남빵 등에 따르면 2011년 173농가 39㏊ 31톤, 2012년 424농가 125㏊ 80톤, 2013년 729농가 205㏊ 230톤, 지난해는 544농가 152ha 155톤을 수매했었다.
특히 지역 농민들과 계약재배를 통해 국내 평균보다 10% 높은 가격으로 수매, 재배농가가 늘어나면서 일약 경북도내 최대 팥 생산지로 떠올랐다는 것.
이는 지역 팥 재배 농가의 소득과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는 등 협력체계를 구축한 모범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인터뷰] 이동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을 만나다
“정부 의존 벗고 스스로 생존하는 법 터득해야”
-황남빵 방문 동기는?
경주가 관광지인데 관광객들이 경주로 와서 보고, 먹고, 돌아 갈 때 선물도 사간다. 그 선물 중 하나가 황남빵이다. 이 빵의 재료(팥)를 경주 지역의 농가와 연계하고 있는데 이는 농업생산이라는 1차 산업과 가공, 그리고 관광과 연결되고 있어 정말 잘하고 있는 것 같다. 경주로 와서 어떻게 하고 있는지 봐야지 이런 마음에 방문하게 됐다.
-국내 6차 산업 육성의 현실과 방향은
우리나라처럼 호당 경작면적이 굉장히 조그만 영세한 농가들이 먹고 살기 위해서는 생산한 농산물을 가공하고 유통도 하고 관광서비스와 연계해야 한다. 1차, 2차, 3차의 융복합을 통해 부가가치를 높여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바로 창조경제의 핵심적인 내용이다. 농림부에서도 농업 6차 산업 육성에 대해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현재까지 이렇다 할 뚜렷한 성과가 생각하는 만큼 크게 나타나지는 않고 있다. 황남빵과 같은 사례를 자꾸 만들어 가고 국민들이 체감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체감이란 다른 게 없다.
참 맛있다, 돈을 더 주고라도 ‘황남빵을 먹겠다’ 이런 마음들을 갖고, 또 생산자들은 이웃에 황남빵이 있어 농산물의 안정적인 판로가 보장돼 좋다. 서로 이럴 때 체감할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오늘 좋은 사례를 보여줘 고맙다.
-농림부 차원의 지원은?
농림부도 한·중 FTA가 체결되면 제일 어려운 부분이 채소, 특작 등 밭작물이라 생각한다. 밭작물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콩, 팥 등 작물을 대규모로 재배하는데 기반정비부터 기계화까지 여러 가공시설 등을 중점 지원해 경쟁력을 갖추게 하려고 애쓰고 있다.
각 시·도가 논의를 거쳐 좋은 원료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이런 시스템이 갖춰지면 그밖에 홍보하고 판촉을 하는 것은 기업에서 어련히 알아서 하지 않겠느냐.
-농업 관련 관계자에 바라는 것이 있다면?
기업과 농업이 같이 사는 것이 바로 상생이다. 농림부는 지난해와 올해 식품관련 대기업을 비롯해 24개 기업에 필요로 하는 원료를 공급하는 등의 사업을 하고 있다.
과거에는 이러한 일들을 모두 중앙정부가 예산을 들여 진행했는데, 경주의 황남빵처럼 좋은 의도를 가진 향토기업이 있으면 지역과 함께 상생해나가는 방법도 있다.
이런 부분들을 어떻게 하든 격려하고 경북도도 표창을 하는 등 적극적인 방법을 통해 농업도 정부에만 일방적으로 의존하는 데서 벗어나 스스로 살아가는 방법을 터득하도록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 민·관·기업이 함께 해나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