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지역 대규모 아파트 건설이 급증하면서 공급과잉 우려가 나오고 있다. 지금 추세라면 2∼3년 내 공급 초과로 인한 집값 하락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분석이다.
지난 26일 경주시에 따르면 경주 읍·면·동 지역에 아파트 건립 공사가 진행 중인 곳은 4개 단지 2546세대.
그리고 사용승인을 진행 중인 곳은 8개 단지 6068세대다. 사용승인 신청이 모두 허가될 경우 향후 2~3년 내 12개 아파트 단지에 총 8614세대가 들어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 20세대 이상 공동주택은 209개 단지에 총 3만8878세대로 조사됐다. 이처럼 과잉공급이 예상됨에 따라 집값 하락 우려와 함께 내 집 마련의 호기라는 분석도 공존하고 있다.
이미 분양 받았거나 살고 있는 아파트를 팔아야 하는지, 판다면 언제가 적기인지, 집값은 어디까지 떨어질 것인지 등 향후 추세가 주목되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투기세력으로 인한 과열현상과 고분양가를 막고 실제 수요자 보호, 집값 급락에 따른 피해 방지 등을 위한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경주로 몰려드는 아파트
경주시에 따르면 도심권에 신축 공사 중인 아파트는 황성동 대림 713세대, 협성휴포레 1588세대, 경일 55세대 등 총 2356세대다. 공정률은 각각 56%, 9%, 10%다. 안강읍에는 이원리버빌아파트 190세대가 신축 중이다.
아파트 건축 사용승인이 진행 중인 시내권 지역 아파트는 현곡면 하구리에 대우푸르지오 964세대, 황성동 야구장 인근에 협성휴포레 2차 단지 459세대와 서산CND가 추진하는 308세대다.
한수원 직원 사원아파트로 지목돼왔던 진현동 일오삼 주차장 부지에는 (주)하나자산신탁이 730세대 규모로 건축 승인을 신청했다.
이외에도 구 태화방직부지에 부영임대아파트 3230세대, 안강산대리에 안강지역 주택조합아파트 222세대, 천북 테라스하우스아파트 96세대, 외동읍 신계리 59세대 등이 사용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이 같이 착공된 아파트와 사업승인 신청 중인 아파트 물량까지 합세한다면 공급과잉 우려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전문가들 2~3년 뒤 집값 하락 예상
2011년 이후 답보상태였던 경주지역 아파트 건설 경기는 지난해부터 한수원 본사 이전 및 건설경기 활성화로 전대미문의 과열양상을 보이고 있다.
최근 분양을 마감한 대림 및 협성휴포레아파트는 청약률이 8대1에서 5대1 정도로 과열현상을 나타내기도 했다.
그러나 경주지역 부동산 전문가들에 따르면 향후 분양 물량이 한꺼번에 쏟아지면 미분양과 물량 증가에 따른 수급 불일치가 집값 하락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것.
그 시기를 입주가 시작되는 2~3년 뒤인 2017년~2018년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경기 침체로 인한 소비자 구매심리 위축까지 작용하면 부동산시장은 하락세로 반전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경주의 한 공인중개사는 “한수원 본사 직원이 경주로 내려온 뒤 2017~2018년경에는 아파트 물량이 적정수요에 비해 크게 웃돌아, 미분양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기존의 부동산 가격이 하락할 수 있다는 우려까지 양산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반대로 집값이 떨어지면서 집을 사려는 실수요자들에게는 적기가 될 수 있다.
그는 “소비자 입장에서는 수급상황을 고려해 집을 사는 시점을 정해야 한다”며 “2017년 이후에는 주택 가격이 하락할 수 있어, 사는 사람에게는 최고의 ‘호기’로, 파는 사람에게는 ‘최악’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