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시가 주최하고 (재)신라문화유산연구원이 주관하는 ‘신라 고취대 재현’이 오는 8월 21일~10월 18일에 걸쳐 개최하는 실크로드 대축전 기간 중 행사장 내에서의 시연과 경주 시가지 퍼레이드 등 총 2회에 걸쳐 실시될 예정이다.
신라 고취대는 왕의 행차, 외국 사신 접견 등 큰 행사가 있거나, 전쟁에서 아군의 사기를 진작시키기 위해 병사들이 선두에 서서 음악을 연주하던 집단이다. 현재까지 신라 음악에 대한 제대로 된 고증 및 재현이 없었기 때문에 신라인들의 음악 세계를 알 수 있는 좋은 계기로 벌써부터 주목과 기대를 모으고 있다.
신라 고취대 재현은 관련 분야의 저명한 학자들이 철저한 연구와 고증을 통해 재현되기 때문에 그 수준 또한 높을 것으로 주목하고 있다. 이를 위해 2월 12일 제1차 자문회의를 개최한 바 있으며, 지난 15일에는 신라 고취대 재현을 위한 학술연구발표회가 시청 영상회의실에서 개최돼 열띤 토론을 펼쳤다.
연구발표회에 참여한 학자로는 ‘신라 고취대 재현을 위한 편성 연구’에 김성혜(신라문화유산연구원 학술연구팀장), ‘신라 악기 제작 방안 검토’에 이숙희(국립민속국악원 과장), ‘당나라 고취악에 대한 고찰’에 박은옥(호서대 교수), ‘신라 고취대 복식 연구’에 권준희(수원대 교수), ‘당나라 고취악 복식에 대한 고찰’에 김영재(국립민속박물관), ‘신라 군악대 깃발 복원’에 서영교(중원대 교수) 등이며, 종합토론 좌장에는 송방송(한국예술종합학교 명예교수), 토론자에 이희준(경북대 교수), 김소현(배화여대 교수), 이동복(전 국립국악원 원장), 이진원(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서인화(국립부산국악원 원장), 공석구(한밭대 교수), 김호석(경기대 교수), 박상진(동국대 교수), 김용목(조선조악무연구회 이사) 등이 참여했다.
‘삼국사기 열전 김유신 조 673년 7월1일’에 ‘김유신이 사망하자 문무왕이 군악 고취대 100명을 보냈다’라는 기록을 바탕으로 한 이들 연구 발표회 결과, 통일신라 7세기경에 신라 고취대 편성규모가 100명 혹은 그 이상의 인원으로 구성됐지만, 올해는 1단계로 약 40명의 편성규모로 재현을 시도하고 내년 2단계는 100명 규모로 재현할 것으로 중지를 모았다. 악기 편성과 복식에 대한 구체적인 확정은 15일 발표된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조만간 전문가 모임에서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
신라 고취대 재현은 실크로드 대축전기간에만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차후에 국가적인 행사, 신라문화제 등 지방자치단체의 각종 행사 시 재현해 신라의 화려했던 문화를 널리 알릴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신라 고취대 재현은 철저한 고증을 통해 신라 당시의 의장 행렬과 품격에 맞추는 동시에 현대인의 감각에 맞게 재해석, 재창조함으로써 현대인이 거부감 없이 신라 고급 고문화를 향유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최우선으로 하고 있다.
신라고취대 재현의 핵심 연구자인 김성혜 신라문화유산연구원 학술연구팀장은 “ 고취대는 일종의 군악대로 출발은 고취대 재현이지만 점차적으로는 의장대 재현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본다. 다시 말해 왕의 행차 전반의 ‘의장’에 대한 조명이 필요한 것이다. 의장대 중 고취대가 있다. 이를 위해 향후 국립국악원, 민속박물관, 경북도와 협업 체제로, 국가 차원에서 시행할 필요가 있다”면서 “ 의장대에 필요한 부분도 철저한 학술적 고증을 거치는 것은 당연하다. 올해 당장은 시연까지는 가능하나 음악 고증은 어렵다. 음악은 작곡 의뢰 뿐만 아니라 완벽한 악기 구성, 연주 연습 등을 수반하기 때문이다”고 했다.
김 팀장은 “이번 재현을 통해 신라의 문화를 계승하고, 천 년간 이어져 온 신라인의 음악 세계와 흥취를 인식하고 계승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면서 “경주의 위상을 높이는 것은 물론 경주에 신라인들의 노래와 흥이 살아 숨쉬고 있음을 많은 사람들이 알고 또 즐기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