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가 나거나 위험에 처해지면 우리는 무의식중에 119 번호 세 자리와 소방관을 찾는다. 화재뿐만이 아니다. 아주 사소한 것부터 큰 것 까지 문제만 생겼다 하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사람들이 바로 소방관이다. 그만큼 우리는 소방관들에 대한 신뢰를 가지고 있다.
이런 소방관들을 우리는 얼마나 알고 있나. 화재현장에서 불을 끄고 인명을 구조하는 것은 그들의 주요업무이지만 그것이 끝이 아니다.
“소방관이 만능은 아니지만 만능이어야 하는 직업이지요”
20년차 소방관 김성주(44) 씨의 말이다. 특전사 중사 출신인 김 씨는 1996년 구조특채로 입사해 지금까지 20년간 지역을 위해 애써 온 베테랑 소방관이다. 지난해 마우나리조트붕괴 사고현장 출동, 세월호사고 잠수지원, 그 밖에 지역의 크고 작은 사고현장엔 언제나 김성주 씨가 있다.
“경주는 경북도내에서 구조출동을 가장 많이 하는 지역입니다. 실종등산객, 교통사고, 지난해에 있었던 큰 사고(마우나) 그 밖에도 일반 민원 출동 등 다양합니다” “타 지역과는 다르게 경주는 바다와 강, 고속도로, 산, 거기다 관광지라는 특성을 볼 때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모든 상황들에 빠르게 대처해야 하는 경주소방관들의 개인역량은 전국최고라고 생각합니다”
김 씨의 말처럼 경주는 많은 사고에 노출되어 있는 도시다. 생명과 재산피해, 문화재 소실 등 1분 1초라도 빠르게 움직여야 하는데 실상 신고접수되는 대부분의 전화는 장난전화 내지는 일반 민원이라고 한다.
“막상 출동해서 현장에 도착하면 황당한 일도 많습니다. 자동차 문을 열어 달라, 술 취한 취객이 집까지 데려다 달라는 등...(웃음)” “소방관과 시민들이 가까워지는 것은 좋지만 무분별한 신고로 인해 정작 위험해 처한 사람들을 돕지 못하는 경우가 많이 발생하니 조금만 조심해주면 좋겠습니다”
소방관이라는 직업의 특성상 한 치의 오차와 실수는 소방관에게 큰 책임으로 돌아온다. 막중한 책임감을 떠안은 소방관들에게 필요한 것은 다름 아닌 작은 감사의 인사였다.
“소방관이라는 일은 사명감과 책임감 그리고 의무감이 없으면 힘듭니다. 모든 일이 사람들의 생명과 재산에 직결되어 있지요” “이 힘든 일을 버틸 수 있는 것은 현장에서의 작은 감사의 인사 ‘수고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라는 한마디입니다. 저와 동료대원들은 그 한마디에 큰 힘을 얻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