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2000만 관광객 시대를 지향하고 있는 경주에 최근 관광객이 많이 늘어난 것을 어렵사리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우리나라 최고 휴양지인 보문관광단지에는 경주를 방문한 관광객의 80%가량이 찾을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보문관광단지 내에 있는 동궁원과 버드파크와 보문호수 둘레길, 경주월드와 인접한 경주엑스포공원과 블루원 등지에는 많은 관광객들이 찾고 있고, 최근 개장한 경주화백컨벤션센터는 새로운 유형의 방문객을 흡수하면서 탄력을 받고 있다. 또 보문관광단지 내에는 영화관과 각 기업의 연수시설 등이 속속 들어설 예정이어서 상승 분위기가 이어질 전망이다. 역사문화도시 경주에 우리나라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는 숙박, 레저, 회의, 문화예술, 휴식시설 등을 모두 갖춘 보문관광단지가 있다는 것은 자랑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최근 들어 활기를 띠고 있는 보문관광단지에 비해 경주 도심권이 관광객들에게 점점 멀어지고 있어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경주의 도심권 규모가 그리 크지 않은 탓도 있지만 관광객들이 북적이는 주말에도 저녁 9시만 되면 한산한 분위기로 변해 침체된 도심권의 현실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세계 유명 역사문화관광도시의 특징을 보면 과거의 역사문화와 현재의 주민들의 생활문화가 하나로 어우러져 도시 전체가 활기를 띠고 있다. 하지만 천년고도 경주는 유적지나 보문관광단지와 도심권이 완전히 분리되어 있기 때문에 도심으로 유입되는 관광객들이 많지 않다는 것이다. 천년고도 경주 관광권역은 동해안을 끼고 있는 해양관광 권역과 불국사·석굴암 권역, 보문관광단지 권역, 남산권역, 동부사적지와 천마총 일대 권역으로 구분할 수 있다. 그리고 북부권역에는 옥산서원과 양동민속마을이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각 권역별 개발이나 활성화에만 초점을 맞추었을 뿐 정작 도심권과의 연결 고리는 제대로 찾지 못했다. 그동안 경주시는 도심권으로 관광객을 유입하기 위해 노력을 해 왔지만 지금까지 큰 효과를 보지 못했다. 도심과 연결된 쪽샘지구는 모두 철거를 한 뒤 발굴지역으로 구분해 놓아 그나마 도심과 인접한 동부사적지와 도심 간의 연결고리를 끊어 놓았고, 26억 원을 들여 만들어 놓은 쪽샘지구 유물발굴관도 그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읍성복원 또한 철거만 해 놓고 예산이 없어 우선 사업에서 밀려나 있고, 봉황로 문화의 거리 또한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 구 시청사 부지에 예정된 신라대종테마파크 조성사업도 경주시와 시의회와의 의견차이로 미뤄지고 있다. 경주 도심권의 침체가 문화재보호법으로 인한 개발행위 제한과 주거권과 재산권 침해 등으로 인해 주민들이 빠져나간 것도 그 원인이다. 각종 사업이 10~20년 걸리는 장기사업으로 진행되고 있지만 지도층에서는 이를 풀어가는 추진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관광객들은 경주의 매력을 보고 느끼기 위해 방문한다. 경주의 도심에는 매력 있는 공간이 없기 때문에 외면하는 것이다. 더 늦기 전에 불국사와 보문단지, 동부사적지, 경주도심을 연결할 수 있는 벨트를 구축하고 도심권에서 진행되는 사업을 서둘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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