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생머리, 서글서글한 외모의 그녀는 아름다운 통역사다. 박금녀 경주시 영어통역(문화해설)사는 여성들 로망의 전형이다. 박씨는 경주시 소속이니만큼 시의 입장을 잘 설명해야하는 막중한 책무를 가진다.
그녀는 부산 출생으로 경주에 산 지 17년 됐다. 백상승 시장 재임부터 경주시 영어통역을 맡아 지금도 경주시와 지속적으로 일을 하고 있다. 국제 행사가 유독 많은 경주의 굵직한 행사에는 거의 참여를 해오고 있는 것. 의전 통역을 주로 했는데 헤드 테이블에서 통역을 하기도 한다.
“기억에 남는 통역으로는 2005년 APEC 정상 회담차 경주를 방문한 부시 대통령, 노무현 대통령, 당시 반기문 외무부 장관 , 라이스 미국무장관 등과 불국사 투어시 통역을 했던 것. 지난해 시와 자매도시인 슬로바키아 니트라 시장과의 통역, 얼마전 리퍼트 주한 미대사 방문, 물 포럼 현장 통역 등 다 꼽을 수 없을 정도예요”
혁혁한 공을 세우고 있는 그녀의 베테랑 통역사다운 면모들이다. 최근 방문한 리퍼트 주한 미대사의 경우 올 가을에 아들 세준(한국이름)과 함께 가족여행으로 경주를 다시 찾고 싶다고 전했다고. 박씨는 대학 졸업 후 현대 중공업에 재직시 선박 영업부 해외 홍보 담당으로 재직하며 영어로 진행하는 사회를 본 경험들을 지금도 큰 자산이된다고 했다.
“‘경험’이라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절감해요. 통역에서 영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분들의 포인트를 찾아서 맞춰 주는 것이 더욱 중요해요. 특히 통역은 직역을 하면 절대 안됩니다. 상황을 보고 걸를것이 있으면 거르고 더할 것은 더해서 적정점을 잘 찾아 조율해야 합니다. 순발력과 센스는 필수죠. 그럴려면 박학다식 해야해요(웃음). 그런 점에서 나이가 들수록 오히려 일을 능숙하게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시에서 하는 일은 대본이 없습니다. 즉각적인 통역으로 기지를 발휘해 성공적으로 M&A가 성사되고 잘 마무리 됐을때 큰 보람을 느끼지요. 통역일은 보이지 않게 해야 합니다. 메인이 서로 원활하게 잘 관계할 수 있도록 보이지 않는 곳에서 역할하는 것이죠”
문화와 세계역사에 해박한 박씨는 경주를 소개할 때 일률적이고 단편적인 해설이 아니라, 과학적이면서 세계의 문화와 동시대 상황 비교 등도 곁들여 공감을 적극적으로 유도한다. 이는 박씨의 해설 능력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
현재 대학에서 강의도 하고 있는 박씨는 “이 일을 계속하면서 지금까지 해 온 것처럼 제 3국 등 해외 봉사를 꾸준히 하고 싶어요. 이것이 최종 목표입니다” 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