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시의회가 이번 임시회 추경에서 신라대종 테마파크 조성사업의 남은 예산 5억2500만원을 승인했다. 이에 따라 경주시는 총 사업비 30억원(국비 12억5000만원, 도비 3억7500만원, 시비 13억7500만원)을 들여 무게 18.9t의 종과 196㎡ 규모의 종각, 공원 등을 조성할 수 있게 됐다. 그동안 시가 예산을 확보하기까지는 상당한 진통이 있었다. 사업의 구체성이 없고 장소 또한 분명하지 않다는 게 이유였다. 시가 고심 끝에 구 시청사부지에 신라대종 테마파크를 조성하겠다고 하자 이번에는 일부 시의원들이 소음으로 인한 민원발생이 우려된다며 예산을 보류했었다. 이 사업은 한국의 대표적인 종인 성덕대왕신종을 모델로 종을 제작해 고도경주를 찾는 관광객들에게 신라천년의 역사를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겠다는 취지로 최양식 시장의 공약사업으로 추진돼 왔다. 물론 이 사업이 시의회와 껄끄럽게 된 단초는 시에 있었다. 장기간 사업명칭부터 확실하게 정하지 못했고 장소 또한 오락가락했기 때문이다. 이번에 시의회가 남은 예산을 모두 승인함으로써 신라대종 테마파크 조성사업은 급하게 됐다. 우선 장소부터 결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시는 그동안 노동노서 고분군 내 법장사 인근과 쪽샘지구 등 2곳에 검토했다. 그러나 법장사 인근은 문화재청에 현상변경을 신청해 현장실사까지 마친 결과 종각 건립 장소로는 적절치 않다는 이유로 부결됐고, 쪽샘지구 또한 현재 발굴이 진행되고 있어 가능성이 희박해 보인다. 그렇다면 남은 곳은 문화재현상변경 등의 절차가 필요 없는 구 시청사 부지밖에 없는데 그곳은 일부 시의원들이 반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신라대종 테마파크는 그 의미를 어디에 두고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관건이다. 시는 일부 시의원들이 구 시청사 부지를 반대하고 있어 다른 부지를 물색한다고는 하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워 보인다. 자칫 서둘다가 효용가치가 떨어지는 엉뚱한 곳에 조성하는 패착을 두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 시가 구 시청사부지에 신라대종 테마파크를 조성하겠다는 것은 인근 유적지의 관광객들을 도심권으로 끌어 들이기 위한 목적도 있다고 본다. 살펴보면 천년고도 경주의 도심권에는 아직까지 관광객들에게 강한 인상을 심어 줄 수 있는 랜드마크조차 하나 없는 것이 현실이다. 도심 입구인 구 시청사 자리에 신라대종 테마파크가 들어선다면 대릉원과 동부사적지에서 도심으로 들어오는 관문 역할을 기대할 수 있다고 본다. 사업이 급하다고, 일부의 반발이 있다고 동떨어진 장소에 신라대종 테마파크를 조성한다면 자칫 예산만 낭비했다는 비판을 받을 것이다. 그리고 종소리가 시끄러워 민원이 생길 것이란 주장도 설득력이 없다. 종은 울려야 하고 그 소리가 관광도시 경주의 새로운 가치가 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신라대종 테마파크가 경주를 찾는 관광객들에게 찾고 싶은 명소가 될 수 있도록 중지를 모아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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