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강읍의 검단리 한적한 시골마을. 파릇한 새싹이 품어내는 향이 마을에 봄을 알리고, 고요함 속에 들려오는 새소리와 소 울음소리는 영락없는 시골마을 전경이다. 지역 순회를 하다 알게 됐다는 이진섭 안강읍장의 추천으로 찾은 이곳은 전통 옹기의 아름다운 모습이 가득 쌓여 있었다. 비록 작은 규모지만 알찬 소규모 가내공업을 널리 알려 지역 경제발전에 조금이나마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생각에 이현덕(54) 도공을 소개한 것. 지난 2일 전통 수작업 옹기 제작자 이현덕 도공을 찾아 우리 생활과 함께해 온 옹기 이야기를 들어봤다. -수작업 옹기 제작 경력과 3대째 가업을 이어 온 사연은 3대에 걸쳐 옹기와 함께 생활해왔다. 어릴 적 부모님 곁에서 보아왔던 도공 일을 시작한지 벌써 37년이 지났다. 3대째 가업을 이어오면서 한때는 경제 여건상 일을 멀리해야 할 정도의 어려움을 겪었지만 정신 속에 흐르는 옹기 도공의 혼은 버릴 수가 없었다. 조용한 시골마을 검단리에 안착해 아무도 찾지 않는 수작업 옹기 제작을 한지 11년의 세월이 지났다. 이제는 이웃주민들의 도움과 협조 속에 정착돼 가고 있고, 이 덕분에 요즘 들어 전국 각처에서 주문 생산으로 판매되고 있다. 성수기엔 생산이 주문을 따르지 못할 때도 있다. 3대에 걸쳐 전통 수작업 옹기 제작을 이어 온 경우는 거의 없다. 옹기 도공으로 가업을 이어온 것이 자랑스럽다. -옹기 도공이 전국에도 거의 없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옹기의 역사는 1000년이 넘는다. 세계 각 나라마다 사용되고 있으나 우리나라처럼 장독으로 활용되는 대형 옹기 독을 사용하는 나라는 그리 흔하지 않다. 오랜 역사의 옹기는 여러 유형으로 발전해 왔으나 플라스틱 용기의 발달로 점차 자취를 잃었으며 경주지역에서는 현곡 금장에 옹기굴이 많이 있었다. 현곡이 고향이며 이곳에서 어릴 적 아버지로부터 기술을 익혀 왔다. 힘든 수작업 옹기 도공의 일을 하고자 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무엇보다 경제성이 없으며 기술 습득에는 3년 이상이 걸린다. 옹기 제작 기술이 기계화됨에 따라 100% 수작업 옹기 도공은 전국에도 찾을 수 없다. -전통 수작업 옹기의 효능과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먼저 전통 방식의 옹기는 흙의 발이 세며, 유약을 사용하지 않고 잿물을 사용해 완전 코팅되지 않아 살아 숨 쉬는 공기의 유통이 순환되는 장점이 있다. 최근 들어 건강을 중시하면서 수작업 옹기의 효능과 실효성이 재조명되고 있다. 수작업 옹기는 용기 내 기포가 형성돼 기계제작 옹기보다 외관상 모양은 못해 소비자들로 부터 외면당하기도 한다. 김장이나 장을 담궈 발효의 기능을 위한 옹기는 수작업 옹기를 써야 제 기능의 역할을 한다고 본다. 반면에 기계 제작된 옹기는 외형이 깨끗해 주부들로부터 많이 선호하고 있으나 공기 유통이 단절되고, 화공약품의 유약으로 인한 유해성의 문제점이 발생되기도 한다. 또한 발효에 있어서도 제 기능을 다하지 못하는 단점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수작업 옹기와 기계제작 옹기의 생산과정 등은 전통 수작업옹기는 제작 자체부터 달라 숙련공이 되기까지 수련시간이 길다. 반면 기계제작 옹기는 숙련공이 되는 데는 그리 긴 수련시간이 요구되지 않아 쉽게 제작할 수 있다. 또한 일일 생산량에도 엄청난 차이를 두고 있으며 숙련공이 1일 옹기(3말)를 제작하려면 8개 정도다. 기계로 제작하면 20배 이상 제작이 가능하다. 제작과정에서 옹기의 기준이 되는 담수량의 측정은 수작업에서는 많은 경험과 기술의 습득이 있어야 가능하게 된다. 옹기 크기 기준은 보통 담수량으로 1말, 2말, 3말 옹기로 구분되고, 담수 후 상단 부분에 5 cm 정도 공간이 남아야 정확한 용기로 인정된다. 획일적으로 대량 생산되는 기계옹기와는 엄청난 차이를 두고 있다. 또 다른 경제성에는 중국산 수입 옹기의 등장이 또 다른 한몫을 차지하고 있다. 우리 시장에서의 거래 가격의 차는 3말 기준의 옹기로 비교하면 중국산 옹기값은 8~9만원에 거래되고, 국산 기계제품은 14~15만원이다. 수제 전통옹기는 20~22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국민 건강상 유해함에도 불구하고 일반 서민들은 싼 값에 중국산 옹기나 기계제작 옹기를 구입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화공약품으로 인한 중금속 납성분 검출이나 음식 발효에 초래되는 공기 통기성은 가격 경쟁에서 외면당하고 있는 현실에서 싼 가격에 제품을 내놓지 못해 못내 아쉽기도 하다. -바람이 있다면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한 제도적 지원 사업이 현실적으로 실행됐으면 한다. 재정적 지원이 보장되면 시설확충과 전통육성사업으로 성장·발전될 수 있도록 노력해보고 싶다. 그리고 좀 더 싼 가격에 양질의 전통 옹기를 생산해 많은 사람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바람이다. 우리 전통 수제품 옹기를 많이 사랑하고 이용해 주길 바란다. 경주전통옹기(경주시 안강읍 검단리 962번지) 전화: 054-763-7574, 010-3644-9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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