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시의원들이 최근 의원 발의로 ‘경주시 재난안전대책 등에 대한 행정사무조사 특별위원회’ 구성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취지는 경주시의회가 매년 집행부(경주시)를 상대로 행정사무감사를 실시했지만 지적사항이 잘 개선되지 않아 이를 살피고, 공무원들의 윤리나 재난안전대책 등 주요사안에 대해 조치한 내용을 잘 이행했는지 구체적으로 조사해 행정사무감사의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조사범위는 음주운전 등의 이유로 징계 받은 공무원들에 대한 조치결과, 재난 등에 대비한 안전대책수립 및 비상사태(화재 등)에 대비한 훈련실시, 청사건물 등에 대한 정기적인 안전대책 및 화재예방 훈련 실시여부, 보건소 등 일부 부서 물품구매, 공사계약, 토지매입 등 기초금액적정 여부 등에 대한 조사 등이다. 이번 발의는 경주시의회 의원 18명이 발의했기 때문에 대부분 이에 대해 동조를 했다고 볼 수 있다.
의원들이 특별위원회까지 구성해 행정의 잘잘못을 살피겠다는 것은 대의기구인 의회의 역할을 다하겠다는 의지로 의미를 충분히 부여할 수 있다고 본다. 특히 집행부에 대한 강력한 견제는 대의기구인 의회로서는 당연한 것이다. 하지만 특위 구성의 제안사유나 활동 내용 등을 살펴보면 조사과정에서 오해의 소지를 살수 있다는 점에서 그리 명쾌한 구석이 보이지 않고 의욕이 앞선 느낌이다.
의원들이 밝힌 특위의 조사내용을 보면 공무원들의 윤리와 적절한 행정업무 수행여부, 예산집행의 투명성 등이 주요 골자다. 하지만 이러한 내용은 경주시의회가 행정사무감사, 예산심의의결이나 결산심사과정에서 충분히 밝혀내어 개선할 수 있는 내용인데 굳이 특위까지 만들어 점검하겠다는 것은 기존 의회의 역할을 약화시키는 것으로 비춰질 수 있다는 점이다.
의원들은 연간 다양한 의정활동을 하고 있다. 정기회와 임시회 기간 내에 예산심의의결, 결산심사, 시정질문, 행정사무감사, 조례 재개정 심의의결 등 굵직한 역할이 그것이다. 또 주요현안은 정기 혹은 임시간담회를 통해 충분히 논의하고 있기 때문에 꼭 특위를 구성해 활동을 하지 않더라고 지금의 시스템 내에서 더 열심히 한다면 충분히 대의기구로서의 역할을 다 할 수 있다.
문제가 있으면 사전에 개인 의정활동을 통해 현장조사를 충분히 한 후 행정사무감사나 예산심의의결, 시정질문 등에 활용해 의회에 활기를 불어 넣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고 본다.
특히 집행부의 행정 전반에 대한 잘잘못을 살피고 바로 잡는 행정사무감사는 지방자치제에 있어 의회의 중요한 역할인데 행감에서 지적한 내용이 개선되지 않는다고 특위를 만들어 상시체제로 간다는 것은 자칫 옥상옥(屋上屋)이 될 우려가 있다고 본다.
지금으로서는 특위활동보다 기존 실시해 온 행정사무감사를 더 철저히 준비해 잘못된 것이 있다면 행감장에서 이를 바로잡는 강력한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 더 필요하다고 사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