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련꽃 그늘 아래서 베르테르의 편지를 읽노라/ 구름꽃 피는 언덕에서 피리를 부노라/ 아 멀리 떠나와 이름 없는 항구에서 배를 타노라// 돌아온 사월은 생명의 등불을 밝혀든다/ 빛나는 꿈의 계절아 눈물 어린 무지개 계절아// 하략...
-‘사월의노래’, 박목월 시 중에서-.
박목월(朴木月. 본명 박영종) 선생은 1915년 건천읍 모량리에서 출생해 1978년 3월 타계했다. 청록파 시인 박목월은 문학청년들의 우상이었고 영원한 스승이었다. 올해로 탄생 100주년을 맞는 목월 선생은 북에는 소월, 남에는 목월이 있다는 표현대로 순수 서정시로 민족 정서를 대변한 대표시인이다. 목월의 시안(詩眼)으로 조성한 시인군들은 자연스레 전국을 잇고 있다.
지역의 동리목월기념사업회에서는 목월 탄생 100주년 기념사업의 일환으로 목월 시 100선을 선정하고 3개국어(영, 중, 일) 로 번역하는 사업을 펼친다. 7월내에 번역을 완료해 8월경에 발간할 예정인 것.
장윤익 동리목월문학관 총장은 “김우창 문학평론가이자 고려대학교 명예교수가 목월 선생 시를 영어로 번역한 것이 약 50~60편 남아 있고 국내 지방의 한 대학 도서관에 있다는 정보를 입수했다. 이를 근간으로 해 100선이 이뤄질것이다. 저명한 문학평론가의 안목으로 번역한 시이므로 그의 선정을 존중했다. 나머지 40여 편은 보완해서 선정할 예정이다”
“100선에는 목월 선생의 대표적인 시는 물론, 그 중에서도 경주에서 발간하는 것이므로 경주를 배경으로 하고 소재로 한 시도 약 30여 편 포함된다”고 했다.
이 밖에 중국어로도 이미 번역된 것도 있어서 찾고 있다. 이 100선 선정과 번역 사업은 우선, 목월기념사업비을 절감해서 시행하고 부족한 부분은 경주시에서 충당할 계획이다.
장 총장은 “목월시집 발간은 이미 여러 곳에서 다수 발간돼 왔지만 목월 선생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경주에서 100선을 낸다는 것은, 특히 영어와 중국어, 일어 등 외국어로 번역되는 것은 상당한 의의를 가지는 사업이다. 중국, 일본 등 여러 자매도시와의 교류에 촉매역할을 할 것이고 영미권에도 목월 시인을 알리는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말하자면 목월 선생을 세계적으로 알리는 중요한 계기가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내인에게도 물론, 목월 선생의 중요시를 알리는 역할도 하는 것.
또 “우리나라에서 이런 예는 처음이다. 시인의 시 100선을 선정하고 여러 외국어로 번역하는 일은 초유”라고 전했다.
한편, 목월 선생 탄생 100주년을 맞아 경주를 필두로 전국에서는 여러 기념사업이 다양하게 벌어진다. 우선, 목월 선생이 한양대 교수를 역임한 인연으로 한양대에서는 목월의 생애 및 작품, 육필원고, 유품 등의 전시회가 예정돼있고 목월시 40여 편을 가곡으로 작곡해 연주할 계획에 있다.
또, 목월 선생의 제자들이 목월문학포럼(이건청, 전 한국시인협회 회장)을 지난달 개관했고 목월포럼에서 목월의 제자들이 선생을 추모하는 시집을 발간하고 뮤지컬도 제작한다. 기념시집 ‘적막한 식욕’은 목월문학포럼 소속 40명의 시인들이 세 편씩 출품, 심중의 깊은 뜻을 시화한 작품집이다.
경주에서는 지난달 목월 백일장을 시작으로, 박목월 탄생 100주년 기념음악회가 성황리에 이뤄졌다. 이 달 2일에는 목월 탄생 100주년기념 동요경연대회를, 14일에는 경주시립합창단이 목월 선생의 시를 작곡해 음악회를 가진다. 30일에는 선생의 묘지가 있는 경기도 용인에서 목월 시비공원을 조성해 시비를 개막한다.
또 6월 5일, 목월 생가에서는 기념 시 낭송과 가곡 축제가 있다. 9월 중에는 한국예총 경주미협에서 목월시에서 얻은 영감을 바탕으로 지역 작가들이 작품을 제작, 전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