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나 영화, 소설 등에서 자주 쓰이는 표현 중에 ‘정신이 육체를 지배한다’라는 표현이 있다.
실제로 몸은 아프지만 ‘아프지 않다’라는 생각을 함으로써 아픔을 느끼지 않는다는 것. 실제로 일반적인 삶을 살아온 사람들에게는 쉽게 할 수 있는 경험은 아니다.
이종구(53) 씨는 평범한 가정의 가장이었다. 어느 집에나 있는 직장인 아버지, 남편처럼 평범함이 일상이었던 사람이다.
갑자기 찾아온 뇌경색은 그를 병실 침대에 누워있게 만들었다. 청천벽력과도 같은 일에 가족들은 힘들어했고 주변의 걱정은 더해갔다.
병실에 누워 치료와 재활에 최선을 다했던 종구 씨. 의지가 강해서였을까? 종구 씨는 완치는 아니지만 서서히 회복되어갔고 지금은 평범했던 예전의 일상으로 돌아갔다.
“어찌보면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만약 아이들이 학생일 때 제가 쓰러졌다면 가정이 무너졌을 것인데, 아들, 딸이 성인이고 직장인이어서 집사람과 저도 안심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죽음 혹은 장애와 직결되어있는 뇌경색을 앓고도 ‘아이들이 다 자라고 난 지금 아파서 다행이다’라는 긍정적인 종구 씨. 예전처럼 보통의 생활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의 긍정적인 마음은 병마와 싸워 이기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큰 병을 이기는 가장 좋은 치료법은 아마도 병마를 이겨내려는 의지일 것이다. 종구 씨는 의지가 강한 사람이다.
병을 이기기 위해 긍정적인 마음은 물론 본인의 몸도 건사하기 힘든 와중에서도 타인을 위해 몸을 움직이고 있다.
종구 씨는 각종 봉사단체의 활동, 무료급식, 스쿨존의 교통정리, 결식아동 돕기 등 여러 활동을 하고 있었다.
“1992년도에 지인과 함께 시작한 봉사를 계속 해오고 있습니다. 쓰러지고 나서 못했던 것을 채우려면 아직 멀었지요”
많이 나아졌다고는 해도 무리한 활동은 금해야 하는 종구 씨. 그는 자신이 움직일 수 있는 이유가 바로 ‘봉사’라고 한다.
자신을 위해서가 아닌 타인을 위해 움직일 때 행복하다며 그 행복감이 자신의 에너지로서 병과 싸울 수 있는 힘이 된다고 한다.
“하고 싶은 일을 했을 때 나오는 기쁨과 행복감이 저를 움직이는 원동력입니다. 가족들도 걱정은 하지만 오히려 이일을 하지 않고 집안에만 있는 저를 보여주는 것이 가족들을 더 힘들게 하는 것일 것 같습니다” “아프고 힘들었기 때문에 오히려 예전보다 더 열심히 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몇 년 전 유행처럼 번진 ‘행복해서 웃는 것이 아니다. 웃어서 행복한 것이다’라는 말처럼 이종구 씨는 ‘봉사를 해서 행복한 사람’이다.